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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5:13-16 (2017.01.11. 아침묵상)

category 묵상/마태복음 2017. 1. 11. 19:55

<말씀>

마태복음 5장

13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14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15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16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나눔>

1. 이 예화는 전 경북대 총장 박찬석 교수의 이야기입니다. 이 예화는 오늘 말씀의 정신이 잘 담겨져 있습니다. 


2. 나의 고향은 경남 산청이다. 지금도 비교적 가난한곳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가정형편도 안되고 머리도 안되는 나를 대구로 유학을 보내어 나는 대구중학을 다녔는데 공부가 하기 싫었다. 1학년 8반, 석차는 68/68, 꼴찌를 했다. 부끄러운 성적표를 가지고 고향에 가는 어린 마음에도 그 성적을 내밀 자신이 없었다. 당신이 교육을 받지 못한 한을 자식을 통해 풀고자 했는데, 꼴찌라니...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소작농을 하면서도 아들을 중학교에 보낼 생각을 한 아버지를 떠올리면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잉크로 기록된 성적표를 1/68로 고쳐 아버지께 보여드렸다. 아버지는 보통학교도 다니지 않았으므로 내가 1등으로 고친 성적표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대구로 유학한 아들이 집으로 왔으니 친지들이 몰려와 "찬석이는 공부를 잘 했더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앞으로 봐야제.. 이번에는 어쩌다 1등을 했는가 배.."했다. "명순(아버지)이는 자식 하나는 잘 뒀어.  1등을 했으면 책거리(격려의 잔치)를 해야제" 했다. 당시 우리집은 동네에서 가장 가난한 살림이었다. 이튿날 강에서 멱을 감고 돌아오니, 아버지는 한 마리뿐인 돼지를 잡아 동네 사람들을 모아 놓고 잔치를 하고 있었다. 그 돼지는 우리집 재산목록 1호였다.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부지..." 하고 불렀지만 다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달려 나갔다. 그 뒤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겁이 난 나는 강으로 가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물 속에서 숨을 안 쉬고 버티기도 했고 주먹으로 내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다. 충격적인 그 사건 이후 나는 달라졌다. 항상 그 일이 머리에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7년 후 나는 대학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나의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그러니까 내 나이 45세가 되던 어느 날, 부모님 앞에 33년 전의 일을 사과하기 위해 "어무이.., 저 중학교 1학년 때 1등은 요..." 하고 말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옆에서 담배를 피우시던 아버지께서 "알고 있었다. 그만 해라. 민우(손자)가 듣는다."고 하셨다. 자식의 위조한 성적을 알고도, 재산목록 1호인 돼지를 잡아 잔치를 하신 부모님 마음을, 박사이고 교수이고 대학 총장인 나는, 아직도 감히 알 수가 없다.  


3. 오늘 말씀은 ‘산상수훈’의 ‘빛과 소금’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소금이다. 빛이다 선포하십니다. 


4. 이러한 선언에는 예수님의 놀라운 사랑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실 우리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정확하게 아실 것입니다. 우리가 온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우리 자신들보다 더 분명히 아실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자격과 능력과 성품과는 상관없이 먼저 소금과 빛이라 선언하신 것입니다. 이 안에는 우리를 품어주시고, 용납하여주시고, 나아가 세워주시고 믿어주시는 예수님의 놀라운 사랑이 있습니다.


5.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하나님의 사랑에 깊이 반응하는 사람들입니다. 빛과 소금이 될 때까지 애쓰는 것이 아니라 빛과 소금이라 칭해주셨기에 그 믿음과 사랑에 반응해서 빛처럼 소금처럼 살아가는 것입니다.


6. 우리가 이 세상의 어둠 가운데 빛을 드러내는 삶을 살 때, 이 세상의 부패한 곳에서 소금과 같이 맛을 내는 삶을 살 때 세상은 놀랄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 이들은 자신의 이익보다 사랑과 정의를 추구하는 가? 무엇 때문에 이들은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하는 삶을 사는가? 무엇 때문에 이들은 이렇게 아름답고 놀라운 삶을 사는가? 이들의 근원은 무엇인가? 


7. 하나님은 우리의 자랑이나 능력, 우리의 지식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인간적인 것’들은 하나님을 알지 못해도 우리안에 얼마든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간적인 것’을 거스르는 ‘자기 희생적인 사랑’은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깨달은 이들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은 그 사랑을 통해 우리가 보고 있고 듣고 있는 것, 곧 하나님께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입니다.  


8. 오늘 하루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며, 다시금 예수님의 사랑을 깊이 붙잡고, 우리가 만나는 그 사람 앞에서 빛과 소금의 모습을 드러내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