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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20:17-28 (2017.03.07. 아침묵상)

category 묵상/마태복음 2017. 3. 7. 18:23

<말씀>

마태복음 20장

17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려 하실 때에 열두 제자를 따로 데리시고 길에서 이르시되 

18    보라 우리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노니 인자가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넘겨지매 그들이 죽이기로 결의하고 

19    이방인들에게 넘겨 주어 그를 조롱하며 채찍질하며 십자가에 못 박게 할 것이나 제삼일에 살아나리라 

20    그 때에 세베대의 아들의 어머니가 그 아들들을 데리고 예수께 와서 절하며 무엇을 구하니 

21    예수께서 이르시되 무엇을 원하느냐 이르되 나의 이 두 아들을 주의 나라에서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주의 좌편에 앉게 명하소서 

22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도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그들이 말하되 할 수 있나이다 

23    이르시되 너희가 과연 내 잔을 마시려니와 내 좌우편에 앉는 것은 내가 주는 것이 아니라 내 아버지께서 누구를 위하여 예비하셨든지 그들이 얻을 것이니라 

24    열 제자가 듣고 그 두 형제에 대하여 분히 여기거늘 

25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다가 이르시되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그들을 임의로 주관하고 그 고관들이 그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26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아야 하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27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28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나눔>

1. 예수님께서는 18-20절에서 자신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 제자들에게 예고하셨습니다. “우리가 예루살렘에 이제 올라가게 되면, 그곳에서 나는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붙잡히게 될 것이다. 그들은 나를 죽이기로 결심하고 로마 권력에 나를 넘길 것이다. 로마인들은 나를 조롱하고 채찍질하고 십자가에게 못박아 처형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죽은 지 삼 일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2. 예수님의 예고는 매우 중대한 것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예고가 얼마나 중요한지 무려 네 번이나 말씀하셨고, 오늘 말씀은 세 번째 예고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예수님의 죽음을 준비하기를 원하셨고, 나아가 부활을 소망하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이러한 예수님의 예고를 전혀 귀담아듣지 않았을뿐더러 사실은 이해하지도 못하였습니다. 제자들의 이후 행적들이 이러한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3. 사실 그들은 들떠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사실을 확신했습니다. 메시아의 뜻은 기름부음을 받은 자입니다. 왕이나 예언자, 제사장 등 하나님이 세우신 사람에게 붙여지는 칭호였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기적들을 보면서 이 분을 하나님께서 세우신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랐고, 제자들은 이제 예수님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 하나님이 보내신 최종적인 목표를 이루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4. 제자들이 생각한 최종적인 목표는 로마 제국을 무너뜨리고 다윗 왕국을 부활 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예루살렘은 바벨론에 의해 파괴된 이후, 페르시아, 헬라, 로마에 이어지기까지  이방에 의해 계속적으로 지배를 받으며 박해와 억압을 받아왔습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께서 언젠가 새로운 지도자를 보내서 이 무너진 나라를 다시 세울것이라 믿었습니다. 제자들 역시 그러한 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말에 권세가 있고, 말씀을 회복시키고, 사람을 치료하고, 자연을 통제하실 수 있으셨습니다. 제자들은 이를 보면서 이 분이야말로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사람, 모세와 여호수아, 다윗, 엘리야와 엘리사와 같은 사람이라 믿게 된 것입니다.


5. 그러던 중 예수님께서 주로 사역하시던 유대의 북쪽 갈릴리에서 떠나 수도인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겠다 말씀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이제 때가 이르렀고, 예수님은 왕이 되실 것이며, 자신들은 새로운 왕국의 개국공신이 되리라 확신했습니다. 제자들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을 영광의 길, 성공의 길, 입신양명의 길로 믿었습니다. 그들은 아마도 흥분에 휩싸였을 것입니다. 


6. 제자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십자가 죽음, 부활을 아무리 이야기하셔도 듣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누가 더 높은 자리에 오를까에만 집중하고 싸우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그들의 어머니까지 와서 예수님께 자기 아들들을 예수님의 좌, 우에 앉혀달라고 부탁하고, 그 모습을 본 다른 제자들은 분을 내는 추태를 보인 것입니다.


7. 이러한 모습은 예수님을 우리의 욕망과 성공, 안정과 번영의 도구로만 바라보는 오늘날의 모습과 참으로 흡사합니다. 예수님의 능력과 이름으로 더 높은 자리에 오르려 하고, 더 많은 성공을 쟁취하려고 하고, 더 화려하고 아름다운 자가 되려고 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모습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사실은 자기 영광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8. 예수님께서는 25-28절의 말씀을 통해, 복음의 핵심 원리, 하나님 나라의 원리를 가르치셨습니다. 이는 예수님이 걸어가시며 몸소 보여주신 것입니다. 세상의 방식은 권력을 통해 사람들을 강압적으로 지배하고, 높은 자리에서 낮은 자리에 있는 이들을 누르며 세도를 부립니다. 이것을 영광스러운 것이라 생각하고, 위대한 것이라 찬양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그러한 방식을 거부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낮은 곳에서 섬기는 사람을 위대한 사람이라 고백하는 사람이요, 노예와 같이 다른 이들을 위해 사는 사람들이 으뜸이 되는 사람이라 고백하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질서를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는 섬기기 위함이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주기 위함이었습니다. 


9.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기존 세상의 질서 속에서 더 강한 자가 되어서 살아남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존 세상의 질서를 사랑으로 뒤집는 사람입니다. 그리스도인이 고백하는 영광이란 기존의 질서 속에서 높은 자리에 올라감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이 고백하는 영광은 기존의 질서에 노예가 되지 않고, 오히려 사랑의 힘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모든 이가 앞서나가려고 할 때 오히려 뒤처진이들을 챙기기 위해 뒤돌아가고, 모든 이들이 높아지려 할 때 오히려 낮은 곳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돕기 위해 스스로 내려가며, 모든 이들이 승리와 성공을 추구할 때 오히려 자신을 내려놓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드러내는 이들이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존재 그 자체로 놀라움과 경이가 되는 것입니다. 세상은 그리스도인들의 성공을 통해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섬김과 사랑으로 하나님을 고백하게 됩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이 놀라운 그리스도인의 길을 다시금 따라가길 소망합니다.


10. https://www.youtube.com/watch?v=gxpp7pAMPX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