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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14:1~11 (2018.03.16. 아침묵상 QT)

category 묵상/마가복음 2018. 8. 9. 17:32

<말씀>

마가복음 14장

1    이틀이 지나면 유월절과 무교절이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예수를 흉계로 잡아 죽일 방도를 구하며 

2    이르되 민란이 날까 하노니 명절에는 하지 말자 하더라

3    예수께서 베다니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서 식사하실 때에 한 여자가 매우 값진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옥합을 가지고 와서 그 옥합을 깨뜨려 예수의 머리에 부으니 

4    어떤 사람들이 화를 내어 서로 말하되 어찌하여 이 향유를 허비하는가 

5    이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 이상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겠도다 하며 그 여자를 책망하는지라 

6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만 두라 너희가 어찌하여 그를 괴롭게 하느냐 그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 

7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으니 아무 때라도 원하는 대로 도울 수 있거니와 나는 너희와 항상 함께 있지 아니하리라 

8    그는 힘을 다하여 내 몸에 향유를 부어 내 장례를 미리 준비하였느니라 

9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자가 행한 일도 말하여 그를 기억하리라 하시니라

10    열둘 중의 하나인 가룟 유다가 예수를 넘겨 주려고 대제사장들에게 가매 

11    그들이 듣고 기뻐하여 돈을 주기로 약속하니 유다가 예수를 어떻게 넘겨 줄까 하고 그 기회를 찾더라


<나눔>

1. 에수님께서는 당대 종교 체제를 비판하고, 종교지도자들을 비판했습니다. 자신들의 종교적 권위가 흔들리고, 자신들의 신앙에 위협을 느끼자 이들은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심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종교 지도자들은 조용히 예수님을 죽일 방도를 모색했습니다. 바야흐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밤이었습니다.


2.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바로 옆 마을) 베다니에 사는 나병환자의 집에게 거하시며 식사하시던 중에 한 여인이 방문했습니다. 이 여인의 정체는 여러 설이 있지만 누구인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이 여인이 예수님께 놀라운 행동을 하였습니다.


3. 자신이 준비한 매우 비싼 향유(향기나는 기름)를 예수님의 머리에 부었습니다. 예수님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기름이 흘렀고, 온 방은 향유의 향으로 가득했을 것입니다. 여인은 이러한 행위를 통해 예수님을 향한 자신의 깊은 사랑을 고백했습니다.


4. 사람들은 매우 놀랐습니다. 이 기름이 ‘나드’라는 풀의 줄기와 뿌리에서 추출한 매우 비싼 향유였기 때문입니다. 300데나리온은 보통 노동자가 300일을 꼬박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었습니다. 오늘날 가치로 환원해도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향유였습니다. 이를 한 번에 머리에 붓는 것은 보통 사람이 보기에 매우 비합리적이고 충동적인 일이었습니다.


5. 가룟 유다는 이러한 여인의 모습을 보고 바로 비판했습니다. 제자들의 회계를 맡을 정도로 셈이 빨랐던 유다는 자신의 셈으로 여자를 정죄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돈이면 얼마나 많은 가난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줄 아는가? 너의 행동은 효율적이지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어리석은 행동에 불과하다. 가룟 유다는 눈앞에서 수천만원이 사라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6. 여인과 유다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요? 우리는 이 둘의 차이에서 초월과 합리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늘 합리적인 사고에 익숙합니다. 이 세상에서 우리의 뜻을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합리적 사고이기 때문입니다. 합리적 사고 안에서 우리는 부와 힘을 축적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서 무엇인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합리적인 사고와 틀이 가장 선하고 훌륭한 길이라는 것을 늘 강조합니다.


7. 그런데 이 여자는 그러한 합리적인 방식을 포기했습니다. 오히려 철저한 비효율과 비합리로 보이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자신의 전재산일수도 있는 향유를 예수님께 부어버린 것입니다. 그녀는 자신을 예수님께 던졌습니다. 우리는 이 여인의 선택에서 사랑이 무엇인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랑은 계산과 효율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때때로 극단적인 비효율과 낭비처럼 보이는 소모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사랑은 합리를 뚫고 넘어서는 초월의 영역입니다.


8. 가룟 유다는 이러한 사랑의 초월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합리와 효율이라는 벽 앞에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합리와 효율은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합리와 효율은 궁극적인 선을 추구하기 위한 한 방법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방법에 불과한 합리와 효율을 우상으로 삼아버립니다. 그리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야 하는 순간에도 합리와 효율의 덫에 걸리고 마는 것입니다.


9. 가룟 유다가 보기에 이 여인은 너무 비합리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깊은 속마음에선 예수께서 걸어가는 길 역시 너무 비효율적으로 보였습니다. 어서 무기를 모으고, 어서 사람들을 모으고, 어서 힘과 능력과 권세와 부를 모아 로마제국을 무너뜨려야 하는데, 예수님은 그저 사랑 타령이나 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를 견딜 수 없었던 유다는 결국 예수님을 팔아버리고 말았습니다.


10. 그러나 예수님은 이 여인과 같은 길을 걸으셨습니다. 가장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길, 가장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길을 걸으셨습니다. 바로 하나님이자 의인이던 그분이 죄인에 불과한 사람들을 위해 죽는 길을 걸으신 것입니다. 아무것도 계산하지 않고 자신의 생명을 기꺼이 내던졌습니다. 예수님은 사랑을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랑으로 모든 불의와 부정과 폭력과 죄악을 뚫고 넘어가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가장 약한 것처럼 보이는 사랑의 십자가 희생으로, 모든 세상의 권세를 이기시고 모든 효율과 능력의 우상들을 무너뜨리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인간의 생각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셨습니다. 


11. 예수님께서는 이 여인이 행한 일이 복음이 전파되는 곳마다 기억되리라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온전히 자신을 내던졌던 그녀의 사랑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핵심 정신임을 우리에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바울은 고백합니다. 미련해보이고 무능력해보이는 십자가가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다시금 사랑을 묵상하기를 소망합니다.


12. https://www.youtube.com/watch?v=GEvB4NBJEzk (나를 가르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