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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에 올라가는 노래 (2015.11.08. 대학부 집회 설교)


시편 127편


솔로몬의 시 곧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


1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 

2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 

3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4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의 화살 같으니 

5    이것이 그의 화살통에 가득한 자는 복되도다 그들이 성문에서 그들의 원수와 담판할 때에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리로다


인생을 살다보면 참 우리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한 학기 열심히 공부했는데 정작 시험 보는 날 너무 컨디션이 안 좋아서 시험을 망칠 때가 있고, 한 학기 포기 했는데 정작 시험은 딱 내가 아는 것 하나 있는 데 그거 나와서 점수를 잘 받을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연애가 안될 때가 있는가 하면, 그저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는데 결혼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정말 살다보면 아무리 애를 써도 안되는 게 있고,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도 잘 될 때가 있습니다. 


요즘은 금수저다 흙수저다 해서 결국 인생이란, 노력보단 집안 뽑기 운인가 하는 자조도 많습니다. 정말 살면 살수록 우리의 노력보다는 운이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될 바에야 그냥 속이라도 편하게 살자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열정만을 강조하는 세상에 짜증이 치밀어 오를 때도 있습니다. 


오늘 말씀은 그런 생각에 벽돌 하나를 얹어주는 말씀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집을 세워주시지 아니하시면, 내가 아무리 집을 세우려고 노력해봐야 소용없다. 하나님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내가 아무리 지켜봤자 소용없다는 말씀입니다. 심지어 자식마저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이니 결국 우리는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이 하나님 손에 달려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우리는 이 말씀이 당연히 이렇다고 해서 노력하지 말라는 소리는 아닐꺼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열심히 노력하되 동시에 겸손한 마음, 하나님께 구하는 마음을 가져서 최선을 다한 뒤에 하나님의 이루어주시길 기다려라 하는 말씀으로 우리는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속담으로 비유하자면 ‘진인사 대천명’ 정도로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결국 최종 결정권자가 하나님이라면 결국 우리의 노력의 어떤 의미인가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시지 않으신다면 그간 우리가 했던 수많은 노력들은 다 물거품이 되고 마는 데 그 피해보상은 누가 해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입니다. 노력하면 노력한대로 결과가 나와야 의미가 있는 것이지 하나님께서 다 결정해버리신다면 우리 인생은 말 그래도 복권 긁기와 뭐가 다른지 의문이 드는 것입니다. 차라리 이렇게 불확실한 미래에 내 인생을 걸 바에야 믿음 없이 그냥 사는 것이 더 나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잘 살펴보면 오히려 하나님 없이도 노력 열심히 해서 성공하고 인생이 풀리는 사람도 많습니다. 거꾸로 열심히 신앙생활 하고 삶에서 노력하는데 우리 눈에 볼 때 삶이 전혀 풀리지 않는 사람도 많기 때문입니다. 정직하게 본다면 하나님 잘 믿어도 우리가 보기에 집이 세워지지 않고, 성이 무너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그것이 팩트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이 자기를 버렸다고 생각해서 낙심하고 교회를 떠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있는 여러분들도 계속해서 실패한다면, 계속해서 무너진다면 반드시 하나님께서 나에게 어쩌면 이럴 수 있어 하고 분노하게 될 것입니다. 


이 말씀은 그래서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이 말씀은 성전에 올라가며 부르던 찬송이었습니다. 단순히 우리의 가정이나 직장에서의 성공을 고백하기 위한 찬양이 아니었습니다. 이 말씀은 바로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입니다. 성전에 오르며 이 시편으로 찬양하던 솔로몬과 그 솔로몬의 시를 불렀던 유대인들은 자연스럽게 이 찬양의 뜻을 떠올렸습니다. 집, 우리 하나님의 집, 곧 성전을 세우시는 이는 하나님이십니다. 성, 우리 하나님의 성, 곧 예루살렘을 지키시는 이도 하나님이십니다. 자녀, 곧 믿음의 자녀를 통해 악한 원수와 싸우시는 이 또한 하나님이십니다. 고백한 것입니다.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허락하시는 이가 곧 하나님이시라는 고백이었습니다. 이 찬양시는 하나님 나라의 성격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하나님을 알아간다는 것은 결국 하나님의 사랑에 달려 있습니다. 하나님을 알아간다는 것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달려있습니다. 우리 자신이 하나님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교만해집니다. 내가 이렇게 해서 하나님을 알았어, 내가 저렇게 해서 하나님을 알았어.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하나님을 알게 된 것은 우리의 노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때문임을 우리에게 알려주시고자 하신 것입니다. 우리 마음 속에 참 예루살렘, 참 성전을 세우게 하고, 우리로 하여금 참된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는 것은 모두 주님께 달려있습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는 다시금 예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예수님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사랑을 확실하게 보여준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또 예수님이야 말로 우리를 그분의 자녀로 받아들여주신 확실한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말미암아 네 마음 속에 내가 나의 집을 세웠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너를 하나님 나라의 들어올 수 있도록 허락하였고, 그 누구도 너의 구원을 빼앗아갈 수 있도록 지켜주겠다. 예수님을 통해 너는 이제 온전한 나의 자녀가 되었다 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늘 말씀은 예수님을 통해 확증된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우리 인생의 성공을 위한 말씀으로 보면, 이 말씀은 변덕쟁이 하나님의 편애가 담긴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을 하나님 나라를 위한 말씀으로 보면, 이 말씀 너머에 예수님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예수님을 통해 오늘 말씀을 확증으로 덮어주신 하나님의 사랑이 보입니다. 우리 오늘 이제 이렇게 고백할 까 합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보내주셔서 우리 안에 하나님의 영광의 집을 세워주시고, 하나님의 구원의 성을 지켜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 말씀해주셨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아닌 것을 위해서 아무리 애를쓰며 찾아도 결국 우리는 하나님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말씀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하나님 나라의 사랑을 깨닫게 하여 주셨고, 이제 그 안에서 평안함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말씀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의 화살 같으니 이것이 그의 화살통에 가득한 자는 복되도다 그들이 성문에서 그들의 원수와 담판할 때에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리로다. 이제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해 우리 모두를 하나님의 자녀 삼아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자녀된 우리를 통하여 하나님을 아는 놀라운 복을 이땅에 보여주셨습니다. 세상의 원수된 것, 악한 것들을 우리를 통해 무너뜨리게 하시고,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이 고백이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