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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2011. 1. 30. 설교)

category 주일 설교 2011. 2. 2. 01:21

창세기 1장

10    야곱이 브엘세바에서 떠나 하란으로 향하여 가더니 
11    한 곳에 이르러는 해가 진지라 거기서 유숙하려고 그 곳의 한 돌을 가져다가 베개로 삼고 거기 누워 자더니 
12    꿈에 본즉 사닥다리가 땅 위에 서 있는데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았고 또 본즉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 위에서 오르락내리락 하고 
13    또 본즉 여호와께서 그 위에 서서 이르시되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네가 누워 있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14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이 되어 네가 서쪽과 동쪽과 북쪽과 남쪽으로 퍼져나갈지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15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16    야곱이 잠이 깨어 이르되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17    이에 두려워하여 이르되 두렵도다 이 곳이여 이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집이요 이는 하늘의 문이로다 하고 
18    야곱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베개로 삼았던 돌을 가져다가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19    그 곳 이름을 1)벧엘이라 하였더라 이 성의 옛 이름은 루스더라 

20    야곱이 서원하여 이르되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셔서 내가 가는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고 먹을 떡과 입을 옷을 주시어 
21    내가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오면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요 
22    내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집이 될 것이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내가 반드시 하나님께 드리겠나이다 하였더라


자, 모두들 잠시 눈을 감아봅시다. 이제, 여러분은 군대를 입대한 그 날 밤 모든 것이 새로웠던 그 날 밤으로 돌아가 있습니다. 이제 그때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기억을 떠올려 봅니다. 그 때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뭐. 여러 가지 생각이 있겠지만, 앞으로 훈련소 생활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을 테고, 훈련 내용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을 테고, 두고 온 여자 친구에 대한 걱정도 있었을 테고, 자대는 어디로 가게 될 지, 보직은 무엇을 받을지, 어떤 선, 후임들, 어떤 간부들을 만나게 될지 궁금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가끔 특이한 사람은 설레기도 했을 테지만, 대부분은 설레는 마음 보단 불안해하고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내가 지금껏 가져왔던 나를 지켜주었던 것들, 어떤 사람들은 돈일수도 있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친구들일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학벌일수도 있고, 지식일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소녀떼들 일 수도 있는, 그러한 것들을 모두 내려놓은 채 아무것도 없는 나, 홀홀 단신의 나 혼자서 그 모든 것들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을 힘들게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내가 앞으로 적지 않은 시간 겪게 될 일을 전혀, (어떻게 해결할지는 고사하고,) 무슨 일을 겪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여러분을 더욱 힘들게 했을 것입니다.

 

자, 여기 본문에 나오는 야곱이란 사람도 딱 그 심정이었을것입니다. 이삭이란 사람이 쌍둥이 아들들을 두었는데 첫째 이름은 ‘에서’고 둘째가 바로 이 ‘야곱’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아들의 특징이 완전히 정반대였습니다. 딱 같은 소속사이지만 가수 2PM 컨셉이랑 2AM 컨셉 비교하면 비슷합니다. 에서는 싸움도 잘하고, 힘도 세고, 몸에 털도 많고, 사냥 좋아하고 남자답고 이런 사람이라면, 야곱은 말 잘하고, 영악하고, 몸도 털 없고, 요리 좋아하고 이런 사람이었습니다. 당연히, 아버지 입장에선 강인한 에서가 맘에 들고, 어머니 입장에선 부드러운 야곱이 맘에 들었겠지요. 그 때는 큰아들이 다 물려받는 시대라서 당연히 첫째인 에서가 아버지의 적통을 이어 받는 게 당연하였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아버지 이삭도 에서에게 축복을 해주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이삭이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눈이 어두웠다는 것이었습니다. 야곱은 이 점을 이용했습니다. 형 에서가 축복을 위한 대접음식을 사냥하러 간 사이 털 분장을 하고, 아버지의 축복을 대신 받아버렸습니다. 일종의 가로챔이었습니다. 에서의 입장에선 이 야곱을 살려둘 수 없었습니다. 야곱은 이를 피해 아내를 얻는 다는 명분으로 홀홀 단신 외삼촌 집으로 도망을 갑니다. 그 도망을 가던 길에 일어난 일이 오늘 본문입니다. 야곱은 살해의 위협으로부터 도망치고 있었습니다. 급하게 가는 길이라 물론 가진 돈도 함께하는 동료도 없었습니다. 길도 험한 광야 길이었습니다. 지금의 이스라엘에서 이라크 정도 걸리는 먼 거리였죠. 야곱에게 있어서 이 목적지는 어딘지도 잘 모르는 처음 가는 동네였습니다. 극심한 불안감과 두려움, 걱정이 하루하루 온 몸을 휘감고 있었을 것입니다. 처음 우리가 군대를 온 그 순간이나 자대 배치를 앞둔 순간 혹은 군대 안에서 발생했던 여러분 각자만이 알고 있는 긴박했던 그 순간과 비슷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군대를 처음 들어온 순간이나 야곱이 도망쳐 나온 순간처럼 극명하고 확실하게 불안하고 두렵고 떨리는 순간들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사실 매순간 이런 감정들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군대를 전역하고, 2년 아시아 각지를 거의 무일푼으로 배낭여행 한 적이 있습니다. 배낭여행을 하면서 배운 가장 큰 점은, 삶이 곧 여행이라는 것 이었습니다. 여행이 의미가 있는 것은 우리가 느끼는 삶의 느낌들을 좀 더 짧은 시간에 농축해서 강렬하게 느끼게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실제의 삶은 그것이 긴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나타납니다. 삶 속에서 우리는 매순간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간단히 우리의 삶을 살펴보겠습니다. (주먹) 아주 유명한 장난이 있습니다. 이게 이등병, 이게 일병, 이게 상병, 이게 병장, 이게 바로 너한테 남은 군생활이다. 이렇게 놀리곤 했습니다. 요즘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등병만 막막한 게 아닙니다. 웬만큼 군생활을 한 일병, 상병은 오히려 많은 걸 알기 때문에 매 군 생활 동안 발생하는 일들에 대해서 매순간 고민하고 걱정하게 됩니다. 혹한기를 비롯한 훈련은 어떻게 진행될지, 여기 간부님들도 계시지만 새로운 소대장, 중대장은 어떤 사람이 올지 고민하게 됩니다. 병장이 되면 이 팍팍한 세상 나가서 어떻게 먹고 살아야 될지, 그리고 사실 전역하게 되면 사회생활을 하게 되고 또 하루 하루 자기 인생에 대해 걱정하고 고민하게 됩니다. 아 어쩌면 좋을 까, 이런 불안감과 두려움과 걱정은, 잊고싶고 극복하고 싶지만 우리에게 운명처럼 계속해서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자.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봅시다. 성경에서 야곱에겐 어떤 일이 일어났습니까? (12절-15절) 꿈에 하나님이 짠 나타나셨습니다. 아. 부럽습니다. 하나님이 꿈에서라도 우리에게 이렇게 짠 나타나주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자 일단 꿈 내용을 살펴봅시다. 사다리가 하늘에서 땅에까지 이어지고, 하나님의 사자가 오르락 내리락 했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13절부터 15절까지 인데, 핵심은 15절 인 것 같습니다. 제가 다시 읽겠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야곱에게 나타난 하나님 말씀의 핵심은 하나님께서 너와 끝까지 함께 하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먼저 야곱에게 나타나셔서,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라고 일종의 선언을 하신것입니다. 야곱에게는 사실 역사적이고 엄청난 사건이 일어난 것입니다.

 

다시 우리에게 돌아와 봅시다. 우리에게는 그럼 어떤 사건이 일어났습니까? 다시 여러분에게 물어보겠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에게는 제가 아까 그토록 강조했던 불안하고 막막하고 앞이 보이지 않고, 끝도 없는 안개 속과 같은 인생 속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났습니까? (일어나긴 무슨 일이 일어나 내 인생 막막한 것은 그대로구만,, 이렇게 생각하고 계시고 있을 것입니다. 자 우리에게는 이런 엄청난 사건이 정말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정말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야곱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성경의 이야기는 야곱을 넘어 요셉, 모세, 여호수아, 사사들, 다윗, 솔로몬,, 쭉쭉 이어집니다. 하나님이 야곱에게 하셨던 것처럼 계속해서 각 사람들을 만나주시고 인도해주셨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한다는 것, 그것이 곧 사랑이었고, 그 사랑은 이런 사람들을 통해 점점 더 나타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하나님이 아예 사람의 모습으로 내려와서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그 함께하심과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그것이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사건과 부활이었습니다. 마태복음 1장 23절은 예수님을 임마누엘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예수그리스도를 안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곧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심을 믿는 것입니다. 그 함께하심, 그 사랑이 우리를 구원하였다라는 것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야곱에겐 꿈을 통해 말씀하셨지만, 우리에겐 현실의 사건, 너무나 똑똑히 우리가 성경을 통해서 보는 사건, 그리고 그것을 보고 함께한 사람들의 입술과 사랑과 헌신으로 이어져 온 교회를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자 이제 성경을 봅니다. 이것은 더 이상 이 속의 인물들이 하나님을 만난 기적적인 사건에서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이것은 곧 하나님이 이렇게 나와 함께 하심을 말씀하고 있는것입니다. 자 이제 교회를 보고 목사님을 봅니다. 이것은 더 이상 오늘 내가 단순히 만나는 사람이 아니라 예수를 똑똑히 본 사람들로부터 지금까지 우리에게 피와 땀과 눈물로 전해져 내려온 하나님의 함께하심의 결정체입니다. 자 그리고 나, 내 마음, 그리고 그 깊은 곳에 있는 내 영혼을 느껴봅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오늘 예배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마음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로 하였고 구주로 영접하였고, 구원받았음을 믿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 기적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미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시고 있음을 고백하고 있음이며, 내 안에 결정적 사건이 이미 일어난 것입니다. 성령님께서 여러분과 이미 함께하시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봅니다. 야곱의 심정, 사실 나와 여러분의 심정일 것입니다. 앞이 막막하기는 피차 마찬가지 일 것 입니다. 사실, 누구나 그렇습니다. 만일 하나님이 없다면 이 한치 앞도 구분하기 힘든 세상, 그리고 누구나 죽는 이 세상 두려움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긴 인생 여행길, 한편으로는 너무나 짧은 인생길 하나님께서는 먼저 우리에게 선언하셨습니다.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 동행하겠다라고, 그리고 그 약속을 예수그리스도, 곧 십자가의 죽음으로 똑똑히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는 이미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그 동행을 우리 삶속에서 믿고 확인할 뿐입니다. 그 동행의 삶을 보는 것이 곧 신앙입니다. 야곱은 고백합니다.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예배를 드리고 평생 그것을 믿고 살았습니다. 지금 여기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입대하는 순간부터 전역하는 그 순간까지, 나아가서는 태어나서 죽음까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하나님 나라에서 영생의 그날까지. 힘들 때나 슬플 때나 아플 때나 기쁠 때나 울고 싶을 때나 행복할 때나....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기도하시겠습니다.) 하나님, 우리와 함께 계심을 우리가 이제 깨달았습니다. 당신이 우리와 함께 계심을 예수그리스도를 통해 그리고 주의 교회를 통해 깨달았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우리가 매 순간 그것을 기억하며, 아버지의 함께하심을 보며 살아가게 하여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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