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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으로 보아야 하는 것 (2013. 3. 2 새벽기도회 설교)


요한복음 10장 22~42절


22    예루살렘에 수전절이 이르니 때는 겨울이라 

23    예수께서 성전 안 솔로몬 행각에서 거니시니 

24    유대인들이 에워싸고 이르되 당신이 언제까지나 우리 마음을 의혹하게 하려 하나이까 그리스도이면 밝히 말씀하소서 하니 

25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희에게 말하였으되 믿지 아니하는도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행하는 일들이 나를 증거하는 것이거늘 

26    너희가 내 양이 아니므로 믿지 아니하는도다 

27    내 양은 내 음성을 들으며 나는 그들을 알며 그들은 나를 따르느니라 

28    내가 그들에게 영생을 주노니 영원히 멸망하지 아니할 것이요 또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을 자가 없느니라 

29    그들을 주신 내 아버지는 만물보다 크시매 아무도 아버지 손에서 빼앗을 수 없느니라 

30    나와 아버지는 하나이니라 하신대 

31    유대인들이 다시 돌을 들어 치려 하거늘 

32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여러 가지 선한 일로 너희에게 보였거늘 그 중에 어떤 일로 나를 돌로 치려 하느냐 

33    유대인들이 대답하되 선한 일로 말미암아 우리가 너를 돌로 치려는 것이 아니라 신성모독으로 인함이니 네가 사람이 되어 자칭 하나님이라 함이로라 

34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 율법에 기록된 바 내가 너희를 신이라 하였노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35    성경은 폐하지 못하나니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을 신이라 하셨거든 

36    하물며 아버지께서 거룩하게 하사 세상에 보내신 자가 나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하는 것으로 너희가 어찌 신성모독이라 하느냐 

37    만일 내가 내 아버지의 일을 행하지 아니하거든 나를 믿지 말려니와 

38    내가 행하거든 나를 믿지 아니할지라도 그 일은 믿으라 그러면 너희가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음을 깨달아 알리라 하시니 

39    그들이 다시 예수를 잡고자 하였으나 그 손에서 벗어나 나가시니라

40    다시 요단 강 저편 요한이 처음으로 세례 베풀던 곳에 가사 거기 거하시니 

41    많은 사람이 왔다가 말하되 요한은 아무 표적도 행하지 아니하였으나 요한이 이 사람을 가리켜 말한 것은 다 참이라 하더라 

42    그리하여 거기서 많은 사람이 예수를 믿으니라


얼마 전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있었던 일입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무언가 곰곰이 생각을 하면서 지하철을 타게 되었습니다. 타자마자 자리가 보여서 그 자리에 앉으려다가 그 옆에 바로 사람이 있길래 건너편 자리로 옮겨 갔습니다. 건너편 자리에는 자리가 텅 비었었기 때문입니다. 건너편 자리로 가서 원래 제가 앉으려던 자리 옆에 있는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아 참 잘생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갑자기 깜짝 놀라며 저를 쳐다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웃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저 사람이 나를 보고 왜 웃나 하고 다시 살펴보니, 그 사람은 제 친한 고향 친구였습니다. 그냥 친한 친구가 아니라 매우 친한 친구였습니다. 타고 자리를 잡고 그 친구의 얼굴을 보면서도 그 친구가 그 친구인지를 못알아본것입니다. 더군다나 그 친구는 2주전에도 만났습니다. 오히려 못알아본 제 자신이 신기하고 이해가 안됬습니다. 왜 못 알아보았을까 고민하던 끝에 이런 결론이 났습니다. 저는 무의식속에 그 친구가 그 시간에 그 지하철을 탔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제 믿음 속에 내가 보았던 그 사람이 내 친구일리 없다는 생각이 굳건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친구를 보아도 친구로 보지 못하고, 못 알아본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우리는 보는 것을 믿는다고 하지만, 우리는 사실 믿는 것을 볼 수도 있구나, 믿음이 보는 것을 앞설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히브리서 11장 1절에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1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성경은 우리가 보는 것에 앞서서 믿는 것이 실상이라, 오히려 보이지 않아도 믿음이 있다면 그것으로 증거가 되고 볼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거꾸로 말한다면 우리가 보고 있어도 믿음이 없다면 보이지 않는 것이요, 증거가 있어도 믿음이 없다면 그 증거는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증거가 된다는 뜻입니다.


오늘 예수님을 만났던 바리새인들은 이러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 25절, 26절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5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희에게 말하였으되 믿지 아니하는도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행하는 일들이 나를 증거하는 것이거늘 

26    너희가 내 양이 아니므로 믿지 아니하는도다 


그들은 예수님이 하신 놀라운 일들을 보고도 믿지 아니하였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죽은 자를 살려도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 곧 하나님이심을 믿지 아니하였습니다. 그들은 사실 믿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믿음이 있다면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존재인지를 알았을 것입니다. 믿음이 있다면 그들은 하나님을 알았을 것입니다. 보이는 것은 사실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믿음이 있다면 보이는 것이 없었어도 그들은 예수님이 하나님이 아들이었음을 깨달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 20장 29절에서 예수님은 도마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 하시니라. 결국은 보는 것과 보지 않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였습니다.


그들의 문제는 믿음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믿음이 없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 까요? 바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완전히 파탄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믿음은 단순히 내가 믿습니다. 믿습니다 외치는 맹목이 아닙니다. 믿음은 스스로 노력해서 얻는 종류가 아닙니다. 시크릿이라는 책이 한 때 유행하였습니다. 내가 진심으로 마음 속에서 믿기만 한다면 그 믿는 것이 다 이루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우리는 믿음을 그렇게 생각해서, 내가 성공할 줄을 믿습니다. 잘살 줄을 믿습니다. 높은 자리에 올라갈 줄 믿습니다 이렇게 외치곤 합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믿음이 그러한 종류의 믿음일까요? 믿음은 곧 하나님을 아는 것입니다. 믿음이란 하나님과 우리사이에 막혀서 더 이상 알지 못하고, 보지 못했던 그 담이 허물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믿음은 그래서 우리의 의지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믿음은 우리가 하나님과 소통하는 것입니다. 오늘 26절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내 양이 아니므로 믿지 아니하는 도다. 믿음이 없는 이유가 바로 내 양이 아니기 때문이다. 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선악과를 따먹은 이후,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넘어설 수 없는 담이 생긴 이후, 우리가 죄인이 된 이후 우리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어져 버렸습니다. 우리에게 믿음이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바리새인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우리가 나는 아니지요? 묻지만 우리는 모두 믿음 없는자인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예수님이 그들 가운데 오셨어도 그들은 그분이 하나님인지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들은 그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것을 믿음의 문제라 이해하지 못하고, 보이는 문제라 이해하여 계속 보일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보아도 보지 못했고, 스스로 그 믿음 없음에 갇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았습니다. 우리도 또한 유대인들과 똑같습니다. 우리의 신앙 속에서 기적을 보이십시오, 하나님이 어디있습니까? 내 삶에서 보여주십시오 기도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보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믿음 없음에서 비롯되었음을 알지 못하고 오늘도 우리는 표적을 구하곤 합니다.


예수님은 그 믿음 없음을 회복시키시고자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표적을 구하는 그들에게 믿음의 회복을 십자가에게 허락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십자가를 통해 우리에게 다시 다가오시고, 용서하시고, 회복시키셨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에게 무엇을 보아야 하는 지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부활을 통해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 없음으로 예수님을 죽였지만, 그 죽음을 통해 하나은 사람들의 믿음을 회복하시고 살리셨습니다. 사도들은 그때서야 예수님이 하나님 되심을 온전히 깨달았습니다. 성령님의 감동 안에서 십자가를 바라볼때에야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심을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비로소 참 믿음이 생겼습니다.


우리도 이처럼 믿음을 회복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바라봐야 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하신 놀라운 구원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것이 모든 것의 시작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다시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행하신 놀라운 일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풍성한 교제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그 예수님을 바라보는 하루가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