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사무엘하 19

1   어떤 사람이 요압에게 아뢰되 왕이 압살롬을 위하여 울며 슬퍼하시나이다 하니

2   왕이 아들을 위하여 슬퍼한다 함이 날에 백성들에게 들리매 날의 승리가 모든 백성에게 슬픔이 된지라

3   날에 백성들이 싸움에 쫓겨 부끄러워 도망함 같이 가만히 성읍으로 들어가니라

4   왕이 그의 얼굴을 가리고 소리로 부르되 아들 압살롬아 압살롬아 아들아 아들아 하니

5   요압이 집에 들어가서 왕께 말씀 드리되 왕께서 오늘 왕의 생명과 왕의 자녀의 생명과 처첩과 비빈들의 생명을 구원한 모든 부하들의 얼굴을 부끄럽게 하시니

6   이는 왕께서 미워하는 자는 사랑하시며 사랑하는 자는 미워하시고 오늘 지휘관들과 부하들을 멸시하심을 나타내심이라 오늘 내가 깨달으니 만일 압살롬이 살고 오늘 우리가 죽었더면 왕이 마땅히 여기실 뻔하였나이다

7   이제 일어나 나가 왕의 부하들의 마음을 위로하여 말씀하옵소서 내가 여호와를 두고 맹세하옵나니 왕이 만일 나가지 아니하시면 오늘 밤에 사람도 왕과 함께 머물지 아니할지라 그리하면 화가 왕이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당하신 모든 화보다 더욱 심하리이다 하니

8   왕이 일어나 성문에 앉으매 어떤 사람이 모든 백성에게 말하되 왕이 문에 앉아 계신다 하니 모든 백성이 앞으로 나아오니라 이스라엘은 이미 각기 장막으로 도망하였더라

 

1.      다윗은 깊은 슬픔에 빠졌습니다. 그의 아들 압살롬이 결국 죽었기 때문입니다. 압살롬이 죽었다는 소식은 다윗에게 죄책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다윗은 모든 일이 자기 자신의 죄악과 잘못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자신이 밧세바를 범한 , 암논을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한 , 압살롬을 품어주지 못한 , 압살롬과의 전쟁에 직접 나서지 않은 , 모든 순간 순간들이 다윗에게는 후회로 다가왔습니다. 다윗이 이처럼 슬퍼한다는 소식이 다윗의 백성들에게도 전해졌습니다. 다윗의 백성들은 전쟁에서 승리하였지만, 다윗이 이처럼 비통해한다는 소식을 듣고서 차마 기뻐할 없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모든 백성들도 함께 다윗의 아픔을 공감하며 슬퍼하게 되었습니다. 다윗의 군대들은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왔음에도, 승리를 기뻐하지 못하고 오히려 전쟁에서 패배한 군사들처럼 돌아왔습니다.

 

2.      사실, 압살롬과의 전쟁은 자체로 비극이었습니다. 나라가 둘로 쪼개져 이전에 백성이었던 이들이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일들을 했어야 했습니다. 왕과 왕의 아들의 다툼은 하나님 보시기에도 부끄러운 일이었고, 누구도 승리를 기뻐할 없는 비통한 일이었습니다. 압살롬을 죽이고, 전쟁에서 승리했어도 승리는 사실, 깊은 슬픔을 간직한 승리일 밖에 없었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해도, 그것을 마치 이방인과의 전쟁에서의 승리처럼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습니다.

 

3.      그러나 요압은 이러한 분위기를 견딜 없었습니다. 자신이 직접 군대를 데리고 나가 승리하였고, 반란군의 수괴였던 압살롬까지 죽이는 전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는 마땅히 백성이 전쟁의 승리를 기뻐하고, 자신의 전과를 칭송해주길 원하였습니다. 그러나 왕이 슬퍼함으로 인해 자신이 받아야 영광과 축하가 모두 사라진 분위기를 견딜 없었습니다. 그는 다윗왕이 아들 압살롬을 죽이지 말라는 명령을 완전히 무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당당하게 다윗왕을 책망하였습니다.

 

4.      이스라엘 백성들과 요압 장군이 들어왔을 , 다윗은 여전히 깊은 슬픔 속에 있었습니다. 다윗은 얼굴을 가리고 아들 압살롬아 압살롬아 아들아 아들아 외치며 슬픔을 되새기고 있었습니다. 다윗에게 있어서 그것은 자식을 번이나 잃은 슬픔의 탄식이요,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는 회개의 울음이었습니다. 다윗에게는 모든 시간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5.      그러나 요압은  성읍에 들어서자 마자 다윗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다윗에게 말하였습니다. “왕이시여, 모든 부하가 오늘 왕의 목숨을 건지고, 왕의 아들들과 딸들의 목숨도 건지고, 모든 왕비의 목숨과 후궁들의 목숨까지 건져 드렸습니다. 그런데 왕께서는 오히려 오늘 부하들을 부끄럽게 만드셨습니다. 왕께서는 어찌하여 왕을 반역한 무리들은 사랑하시고, 왕께 충성을 바친 부하들은 미워하시는 겁니까? 우리 지휘관들이나 부하들은 왕께는 있으나마나 사람들입니까? 왕께서는 오늘 왕의 본심을 드러내셨습니다. 차라리 오늘압살롬이 살고, 우리가 모두 죽었더라면, 왕께서는 기뻐하셨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시다면 이제라도 일어나 밖으로 나가셔서, 왕의 부하들을 위로의 말로 격려해 주십시오. 제가 주님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지만, 지금 왕께서 밖으로 나가지 않으시면, 오늘 밤에 사람도 곁에 남아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왕께서 젊은 시절부터 이제까지 당한 모든 환난보다도 무서운 환난을 당하실 것입니다."

 

6.      요압의 말은 사실상 협박에 가까운 말이었습니다. 당신이 왕이라면 당장 슬퍼하는 태도를 멈추고,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뻐하십시오. 당신이 지금 확실하게 선을 그어주지 않으면, 오히려 역풍를 맞을 것입니다. 어서 나의 전과를 인정하고 칭찬하십시오. 다윗을 압박하였습니다. 요압의 이러한 태도에 다윗은 모든 슬픔을 멈추어야 했습니다. 다윗은 성문 앞으로 나가 전쟁에서 돌아온 모든 군대를 격려하고, 축하하였습니다.

 

7.      요압의 이러한 태도는 사실, 어떤 측면에서는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요압은 다윗이 사사로운 감정으로 나라를 다스리지 않고, 공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압살롬이 개인적으로는 다윗의 아들이었지만, 공적으로는 나라의 반역자요, 왕의 후궁을 범한 중대한 범죄자였기 때문입니다. 왕이 자기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는 것은, 왕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군대들을 모욕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왕이라면 마땅히 자신의 마음을 억누르고, 모진 전투에서 돌아온 백성들을 위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8.      그러나 요압의 마음 속에는 다른 동기가 있었습니다. 그의 삶의 행적을 살펴보면, 그는 잔인하고 이기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에게는 왕의 슬픔 보다는 자신의 공적이 중요했습니다. 그는 왕의 간곡한 부탁을 완전히 무시하고, 압살롬을 충분히 잡아올 있는 상황에서도 압살롬을 바로 죽여버렸습니다. 오늘 말씀에서 그는 다윗에게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결국 내면에는 자기의 권세를 강화하고, 자기 자신을 높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위해 다윗을 압박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다윗을 존중하지도 않았고, 다윗의 슬픔에 공감하지도 않았으며, 모든 비극을 마음으로 품을 마음이 없었습니다. 요압은 훌륭한 명분으로 사실은 죄악을 저지르고 있었습니다.

 

9.      우리는 때때로, 요압처럼 우리의 욕망과 이기심을 그럴듯한 명분으로 포장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때때로 우리의 죄악을 덮기 위해 상대방을 오히려 비난하고 공격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교묘하게 우리 자신을 정당화하고 합리화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죄악은 우리 주님의 십자가 앞에서 드러납니다. 우리는 주님께서는 가장 그럴듯한 명분, 하나님을 위해, 성전을 위해, 율법을 위해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우리의 위선과 기만이 주님을 십자가에 매단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내면의 진실을 선포하는 십자가 앞에서 우리의 참된 모습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오늘 말씀 앞에서, 주님의 십자가 앞에서 우리 자신을 살펴보아야 것입니다. 나는 주님 앞에서, 이웃 앞에서 진실된 사람인가, 사랑의 사람인가, 그리고 우리는 언제나 그렇지 못하기에, 주님의 은혜를 간구하며 살아가야 것입니다.

 

10.  오늘 하루를 시작하며 이와 같이 기도합시다.

 

주님,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 자신을 비추어주시니 감사합니다.

주님, 우리는 때때로 그럴듯한 명분에 숨어서 우리의 욕심과 이기심을 드러낼 때가 있음을 고백합니다. 마치 주님을 사랑하는 것처럼, 마치 이웃을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실상의 나의 유익과 나의 권세를 위해 살아왔음을 고백합니다. 겉으로는 선한 모습으로 살지만, 안으로는 여전히 죄악된 모습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주님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의 모든 마음 속을 감찰하시고, 우리의 모든 내면을 살피시는 분이심을 고백합니다. 주님은 우리의 모든 연약함과 죄악을 속속들이 꿰뚫어 보시는 분이시며, 우리의 진짜 의도를 언제나 보시는 분이심을 고백합니다.

주님, 우리가 진실된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가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정직한 마음으로 주님을 사랑하게 하시고, 온전한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하게 하여 주옵소서. 순전한 사람으로 우리를 세워주시고, 참된 모습으로 주님의 뜻을 이루게 하여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