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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7:1~13 (2018.02.01. 아침묵상 QT)

category 묵상/마가복음 2018. 2. 18. 13:55

​<말씀>

마가복음 7장

1 바리새인들과 또 서기관 중 몇이 예루살렘에서 와서 예수께 모여들었다가

2 그의 제자 중 몇 사람이 부정한 손 곧 씻지 아니한 손으로 떡 먹는 것을 보았더라

3 (바리새인들과 모든 유대인들은 장로들의 전통을 지키어 손을 잘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아니하며

4 또 시장에서 돌아와서도 물을 뿌리지 않고서는 먹지 아니하며 그 외에도 여러 가지를 지키어 오는 것이 있으니 잔과 주발과 놋그릇을 씻음이러라)

5 이에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예수께 묻되 어찌하여 당신의 제자들은 장로들의 전통을 준행하지 아니하고 부정한 손으로 떡을 먹나이까

6 이르시되 이사야가 너희 외식하는 자에 대하여 잘 예언하였도다 기록하였으되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7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 하였느니라

8 너희가 하나님의 계명은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느니라

9 또 이르시되 너희가 너희 전통을 지키려고 하나님의 계명을 잘 저버리는도다

10 모세는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고 또 아버지나 어머니를 모욕하는 자는 죽임을 당하리라 하였거늘

11 너희는 이르되 사람이 아버지에게나 어머니에게나 말하기를 내가 드려 유익하게 할 것이 고르반 곧 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고 하기만 하면 그만이라 하고

12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다시 아무 것도 하여 드리기를 허락하지 아니하여

13 너희가 전한 전통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하며 또 이같은 일을 많이 행하느니라 하시고


<나눔>

1. 형식은 내용을 담는 좋은 그릇입니다. 우리는 좋은 형식, 전통, 예법을 통해 좋은 정신을 담아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손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것을 통해 다른 이를 공경하는 뜻을 전할 수 있고, 올바른 옷차림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기도 합니다.


2. 그러나 형식이 그 정신을 잃을 때, 그 형식은 되려 우리의 마음을 가두는 감옥이 되어 버립니다. 당시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율법을 있는 그대로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들은 형식주의, 율법주의, 문자주의, 원칙주의를 신봉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적혀 있는 대로 토씨하다 바꾸지 않고 그대로 지키고 준수하고 따라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형식을 너무도 중요하게 생각한 나머지 마음 없는 형식이 가져다주는 문제점들을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3. 오늘 말씀에 나온 사건은 음식을 먹기 전 손 씻는 문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모든 것을 거룩한 것과 부정한 것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거룩하고 정결한 것을 추구했습니다. 유대인들은 이러한 추구를 심화하여 음식을 먹기 전 종교적 정결함을 유지하기 위해 손을 반드시 씻어야 하는 전통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절대적인 규칙으로 지키기 시작했습니다.


4.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사람이 만들어낸 전통을 지키는 것보다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알고 그 뜻에 합한 삶을 사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떡을 먹을때마다 강박적으로 손을 씻는 것과 하나님의 사랑을 아는 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보여주시고자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더 이상 음식을 먹기 전에 종교적 의미로 손을 씻지 않았습니다.


5.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자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정결하지 못할뿐더러 죄를 짓고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미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형식에 함정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정작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에는 아무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고, 손 씻는 문제에만 집중하여 예수님을 정죄하고 비난하는 데에만 급급했으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자신들은 거룩한 이로서 거룩한 일을 잘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6. 예수님은 이들을 굉장히 직접적이고 강력하게 꾸짖으셨습니다. 이들이 얼마나 기만적이고 가식적이며 어리석게 하나님을 따르고 있는가를 폭로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들이 형식의 감옥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하나님을 만나고 그 사랑을 누리기를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7. 예수님께서는 이사야의 말씀을 통해 직접적으로 핵심을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입술(형식)으로는 하나님을 공경하되, 마음으로는 하나님과 멀다. (하나님과 관계가 없는) 사람의 계명으로 하나님을 헛되이 섬긴다고 일갈하십니다. 스스로 열심히 지키고 있지만 하나님과 관계도 없고 마음이 담겨있지도 않다면 그것은 헛된 것임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이들의 열심과 노력은 그저 인간적인 만족을 위한 우상숭배에 불과합니다.


8. 예수님께서는 더 나아가 이들의 본심을 폭로하십니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때때로 형식을 자신의 숨은 욕망과 죄를 감추는 도구로 사용했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마땅히 도와야할 부모에게 도움을 주고 싶지 않아서 하나님을 섬긴다는 명분을 이용했습니다. 종교적 형식과 고백이 자신의 진짜 본 모습(마음)을 감추는 도구가 된 것입니다. 하나님을 모욕하고 이용한 것입니다.


9. 형식과 율법에 집착하는 태도는 우리로 하여금 진짜 중요한 본질 곧 마음(사랑)을 놓치게 합니다. 그리고 그 본질을 잊고 있으면서도 깨닫지 못하게 합니다. 본질을 잃은 형식과 율법은 견고한 우상(잣대)이 되어서 이웃과의 관계를 파괴합니다. 궁극적으로는 형식을 이용하여 본질을 은폐하고 왜곡합니다. 성실한 신앙생활의 모습, 깊이 회개하고 사랑한다는 고백조차도 때때로 우리 자신을 위해 다른 이들을 속이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10. 우리는 이러한 형식주의, 율법주의, 문자주의를 엄히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는 늘 눈에 보이지 않는 것보다 눈에 보이는 것에 주목하고, 귀에 들리지 않는 것보다 들리는 것에 귀를 기울이며, 만져지지 않는 것보다 만져지고 느껴지는 것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늘 우리는 형식을 붙잡고 마음을 잃는 함정에 빠지고 맙니다. 아무리 아름답고 그럴싸해 보여도 진실로 하나님을 향한 사랑, 이웃을 향한 사랑이 담겨있지 않는 형식은 우상입니다. 이 우상은 십자가 앞에서만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 우상을 직면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소망합니다.


11. https://www.youtube.com/watch?v=hSyhjE8WXhk (홀로, 가사가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