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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상 21장
10   그 날에 다윗이 사울을 두려워하여 일어나 도망하여 가드 왕 아기스에게로 가니
11   아기스의 신하들이 아기스에게 말하되 이는 그 땅의 왕 다윗이 아니니이까 무리가 춤추며 이 사람의 일을 노래하여 이르되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로다 하지 아니하였나이까 한지라
12   다윗이 이 말을 그의 마음에 두고 가드 왕 아기스를 심히 두려워하여
13   그들 앞에서 그의 행동을 변하여 미친 체하고 대문짝에 그적거리며 침을 수염에 흘리매
14   아기스가 그의 신하에게 이르되 너희도 보거니와 이 사람이 미치광이로다 어찌하여 그를 내게로 데려왔느냐
15   내게 미치광이가 부족하여서 너희가 이 자를 데려다가 내 앞에서 미친 짓을 하게 하느냐 이 자가 어찌 내 집에 들어오겠느냐 하니라

1. 다윗은 제사장 아히멜렉에게서 얻은 거룩한 빵으로 겨우 요기를 때우고, 자신이 물리쳤던 블레셋 사람 골리앗의 칼을 받아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이하멜렉 제사장의 성전에 계속 머물러 있다가는 언제 다시 사울이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다윗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또 어디론가 떠나야만 했습니다.

2. 그때 다윗의 생각에 떠오른 것은 블레셋의 가드왕이었습니다. 사울이 차마 생각하지 못한 곳으로 도망치면 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레셋은 다윗과 한평생 싸워온 원수요, 수많은 블레셋 사람들이 다윗의 손의 죽었기에 그 누구도 다윗이 블레셋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론 이렇게 블레셋에게 위협적인 다윗이었기에, 만일 다윗이 블레셋에 투항하면 자기의 목숨은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그렇게 다윗은 블레셋 가드의 왕 아기스를 찾아갔습니다.

3. 그런데 상황은 다윗이 생각한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똑똑한 아기스의 신하들이 이 기회를 타서 다윗을 죽여야만 후환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 것입니다. 아기스의 신하들은 아기스에게 건의했습니다. “이 사람이 이스라엘의 왕 다윗이 아닙니까? 사람들이 춤추며 다윗의 업적을 찬양했습니다.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로다. 이 사람을 살려두면 반드시 후환이 있을 것입니다.”

4. 다윗은 이 소식을 듣고 아기스왕을 크게 두려워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윗은 블레셋에서 안전을 보장받기는 커녕 오히려 죽을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다윗은 어떻게 해서든 이 위기를 빠져 나가야만 했습니다. 다윗이 선택한 방법은 놀랍게도 미친척이었습니다. 다윗은 그들 앞에서 미친 사람처럼 행동하여 성문 문짝 위에 아무렇게나 글자를 긁적거리기도 하고, 수염에 침을 질질 흘리기도 하였습니다. 그것은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일이었지만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5. 역사를 보면 이러한 허허실실 전략은 계속해서 있었습니다. 삼국지의 유비도 조조의 경계를 벗어나기 위해 천둥번개 소리에 벌벌 떨며 탁자 밑으로 숨었습니다. 초한지의 대장군 한신도 동네 불량배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서 지나갔습니다. 조선시대 대원군도 세도정치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부랑자처럼 다녀 상갓집 개라는 소리를 들으며 자기 목숨을 부지하여야 했습니다. 모두 때를 기다리며 수치와 부끄러움을 견뎌낸 것입니다.

6. 다윗이 미친 사람처럼 다니자 아기스가 다윗을 경멸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윗에 대한 두려움과 경계심이 사라지고, 오히려 하찮게 여기고 귀찮게 여기게 된 것입니다. 아기스는 호통쳤습니다. “이 사람이 미치광이구다 어찌하여 그를 내게로 데려왔느냐 내게 미치광이가 부족하여서 너희가 이 자를 데려다가 내 앞에서 미친 짓을 하게 하느냐 이 자가 어찌 내 집에 들어오겠느냐 하니라” 아기스는 다윗을 쫓아내었고, 다윗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습니다.

7. 다윗은 그저 평안하게 살아가던 목동이었습니다. 아버지와 형들과 더불어 살며 양을 치는 소소한 삶을 살아가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늘 하나님과 동행하며 행복한 삶을 살았고, 하나님은 사자와 곰으로부터 그를 지켜주었습니다. 다윗에게 어떤 욕심과 야망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어느날 갑자기 사무엘이 찾아오더니 하나님께 기름부음을 받은 것입니다. 새로운 왕으로 세움을 받은 것입니다. 

8. 그런데 그때부터 다윗에게 고난이 닥쳐오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블레셋 사람 골리앗을 무찌르고 블레셋을 물리치자 명성과 더불어 시샘을 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저 시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차례 창에 맞아 죽을 뻔했고, 자객들에게 끌려가 죽을 뻔했습니다. 그는 아내를 잃어야 했고, 친구를 잃어야 했습니다. 가족들은 만날 수도 없었고, 결국 홀로 블레셋까지 도망와야 했습니다. 거기에서 멈춘 것이 아니라 다윗은 적 앞에서 미친척을 하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쳐야 했습니다. 왕으로 기름 부음 받은 뒤 가장 비참한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9.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왜 이러한 시련과 어려움을 허락하셨을까요? 1차적으로 이 고난은 사울의 죄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그의 시기와 질투, 분노가 다윗을 비참한 지경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일을 다윗에게 허락하신 것은 그 일이 다윗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윗을 크게 세우는 일이 될 수 있음을 믿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0. 가장 비참한 심정에 빠진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기대마저 내려놓게 됩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선명하게 발견하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시고 인도하시고 책임지시는 하나님입니다. 결국 나의 운명이 생과 사를 넘어서 언제 어디에서나 주님의 사랑 가운데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 그는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사람 다윗에게 이 놀라운 하나님을 향한 신뢰를 선물로 주신 것입니다. 오늘 우리도 이러한 다윗의 삶을 통해, 우리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주님은 우리의 인생을 끝까지 책임지실 것입니다.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은 절대 끊어지지 않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인생 하나 하나를 합력하여 선을 이루실 것입니다. 우리 귀한 성도님들이 이 믿음 붙잡고 오늘도 승리하는 귀한 역사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