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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하 3장
31   다윗이 요압과 및 자기와 함께 있는 모든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옷을 찢고 굵은 베를 띠고 아브넬 앞에서 애도하라 하니라 다윗 왕이 상여를 따라가
32   아브넬을 헤브론에 장사하고 아브넬의 무덤에서 왕이 소리를 높여 울고 백성도 다 우니라
33   왕이 아브넬을 위하여 애가를 지어 이르되 아브넬의 죽음이 어찌하여 미련한 자의 죽음 같은고
34   네 손이 결박되지 아니하였고 네 발이 차꼬에 채이지 아니하였거늘 불의한 자식의 앞에 엎드러짐 같이 네가 엎드러졌도다 하매 온 백성이 다시 그를 슬퍼하여 우니라
35   석양에 뭇 백성이 나아와 다윗에게 음식을 권하니 다윗이 맹세하여 이르되 만일 내가 해 지기 전에 떡이나 다른 모든 것을 맛보면 하나님이 내게 벌 위에 벌을 내리심이 마땅하니라 하매
36   온 백성이 보고 기뻐하며 왕이 무슨 일을 하든지 무리가 다 기뻐하므로
37   이 날에야 온 백성과 온 이스라엘이 넬의 아들 아브넬을 죽인 것이 왕이 한 것이 아닌 줄을 아니라
38   왕이 그의 신복에게 이르되 오늘 이스라엘의 지도자요 큰 인물이 죽은 것을 알지 못하느냐
39   내가 기름 부음을 받은 왕이 되었으나 오늘 약하여서 스루야의 아들인 이 사람들을 제어하기가 너무 어려우니 여호와는 악행한 자에게 그 악한 대로 갚으실지로다 하니라

1. 사울왕이 죽은 뒤, 사무엘을 통해 기름부음을 받은 다윗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에 예기치 않은 문제가 하나가 발생했습니다. 사울의 사촌이자 장군이었던 아브넬이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을 새로운 왕으로 세운 것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나라는 둘로 갈리게 되었고, 유다지파를 제외한 나머지 지파들은 자연스럽게 이스보셋을 따르게 되었습니다.

2. 이 분열은 곧 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동족간에 벌어진 전쟁은 잔인하게 치러졌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죽고 말았습니다. 다윗에게 있어서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였습니다.

3. 그런데 한가지 변수가 일어났습니다. 이스보셋과 아브넬이 갈등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울의 후궁을 범했던 아브넬을 이스보셋이 비난하면서 둘 사이는 크게 틀어져 버렸습니다. 두 왕의 전쟁 또한 점점 더 다윗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기에, 아브넬은 이스보셋을 배신하기로 결심했습니다.

4. 다윗은 아브넬의 전갈을 받고, 자기의 옛 아내이자 사울의 딸이었던 미갈을 다시 아내로 돌려받는 조건으로 그의 제안을 수락하였습니다. 사실 다윗에게도 나라의 통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기에, 아브넬의 제안을 매우 소중한 기회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훗날 나라가 통일 되었을 때 정통성 문제를 생각해서 미갈과 다시 결혼하게 해줄 것만을 요구한 것입니다.

5. 아브넬은 자기쪽에 있는 이스라엘의 장로들과 베냐민 지파 사람들을 설득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동의를 얻어 다윗을 찾아갔습니다. 다윗은 그를 성대히 환영해 주었습니다. 이제 그 둘의 약속은 거의 이루어질 것처럼 보였습니다.

6. 그런데 이 일은 다윗의 장군이었던 요압이 망쳐버렸습니다. 요압에게 있어 아브넬은 동생 아사헬을 죽인 철천지 원수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다윗 또한 심정적으로는 아브넬을 좋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가 나라를 분열시킨 장본인이요, 배신과 탐욕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통일을 위해 이러한 마음을 꾹 누르고 끝까지 아브넬을 귀하게 대접하였습니다. 그러나 요압은 이러한 대의에는 관심이 없었고, 분노와 미움에만 집중하였습니다. 요압은 아브넬을 다시 불러들여 칼로 찔러 죽여버렸습니다.

7. 이 일은 매우 중대한 사건이었습니다. 지금껏 만들어 놓은 협상이 무너질 뿐 아니라, 나라의 분단이 완전히 고착화 되어버릴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양측의 전쟁은 더욱 감정적으로 치달을 것이 뻔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다윗의 리더십은 큰 손상을 입을뿐더러 궁극적으로는 주변 국가들이 계속해서 이스라엘 민족을 노리는 상황 속에서 민족 전체가 망할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8. 다윗은 이 상황을 온 마음을 다해 수습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윗은 요압을 비롯하여 자기와 함께 있는 온 백성에게 명령하였습니다. "백성은 옷을 찢고, 허리에 굵은 베 옷을 두른 뒤에, 아브넬의 상여 앞에서 걸어가면서 애도하여라." 그리고 다윗 왕도 몸소 상여를 뒤따라갔습니다. 모든 백성이 아브넬을 헤브론에 장사지내니, 다윗 왕이 아브넬의 무덤 앞에서 목을 놓아 울었고, 온 백성도 울었습다. 다윗은 아브넬을 위해 조가를 지어 그 슬픔을 표현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리고, 해가 지기 전까지 모든 음식을 그치고 자신의 슬픔을 표현하였습니다. 

9. 이 모든 일은 베냐민 지파와 아브넬을 따르던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다윗은 심지어 자기의 왕권이 약해 요압을 통제하지 못했다고 자책하는 고백까지 하였습니다.  다윗은 이 일이 자기와는 조금도 상관이 없는 일이며, 오히려 나는 아브넬을 이처럼 아끼고 귀하게 여겼다는 것은 온 천하에 드러낸 것입니다. 다윗은 이 모든 것을 통해 나라가 더 이상 분열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10. 다윗이 아브넬과 더불어 밀약을 맺고, 하나님께 묻지도 않고 자기 모략와 정치적 술수로 모든 일을 처리하려고 했던 것은 큰 실수였습니다. 그러나 다윗의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진정으로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는 이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다윗의 동기를 귀하게 여기셨습니다. 그리고 그의 마음을 헤아리시사, 그의 실수가 더 이상 그를 흔들지 않도록 인도하셨습니다. 우리는 항상 주님의 뜻을 구하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동시에 우리가 우리의 이웃을 진실로 사랑하기를 원하십니다. 그 둘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웃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아갈 때, 주님은 그것을 귀히 여기시고, 그 마음을 통해 주님의 뜻을 이루어 가실 것입니다. 이것을 기억하고 모든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 사랑하고 이웃 사랑하는 우리 모두가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