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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은 온유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항상 하나님과 부모님의 말씀에 순종하였고, 분쟁과 다툼이 있을 때마다 그 분쟁을 피하고 오히려 자신이 손해보고 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아브라함이 자신을 제물로 바치려 할 때에도 저항하지 않았고, 블레셋 사람들이 자신의 우물을 빼앗았을 때에도 그들과 싸우기보다는 조용히 새로운 우물을 팠습니다. 그는 다투기를 싫어하였고 위험에 빠지는 길을 꺼려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모습은 ‘온유함’이라고만 보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는 성품은 오히려 우유부단하고 두려움과 겁이 많았으며 외골수적인 면모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아내를 맞이하는 문제에 있어서 조금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40세가 되기까지 아내를 구하지 않았으며, 아버지가 먼 고향땅에서 리브가를 데려오자 수동적으로 그 아내를 맞이합니다. 이삭은 생명의 원천이자 전 가족의 목숨이 달린 우물을 계속 빼앗겨도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아니하였습니다. 자신의 아내 리브가의 미모가 뛰어나 자신에게 위협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자신의 아내를 누이라고 속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야곱과 에서가 사이가 나빠져 장자권의 문제로 큰 갈등을 겪게 되는 와중에도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하였습니다. 이삭은 자신의 유약한 모습에서 콤플렉스를 느꼈는지 에서만을 편애하였고, 정작 결정적인 순간에는 고집에 따라 에서에게 저주에 가까운 축복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삭은 치열한 족장사회에서 한 족장을 이끌고 나가기에는 부족한 모습이 많았으며, 오히려 문제를 가중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삭의 모습에서 우리는 놀랍게도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의 모습에서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 곧 예수님의 온유함을 볼 수 있는 이유는 이삭에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약속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삭에게 말씀하시며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복을 주고 이 땅을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라, 내가 네 아버지 아브라함에게 맹세한 것을 이루어 네 자손을 하늘의 별과같이 번성하게 할 것이라,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받을 것이라 약속하셨습니다. 이삭은 유약하였고, 겁이 많았으며, 분쟁과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철저히 수동적으로 대처하였지만, 하나님의 약속의 은총은 그의 성품을 그저 연약함이 아닌 온유함이 될 수 있도록 바꾸어 주었습니다. 온유함이란 하나님의 사랑과 생명, 그리고 주권을 믿기 때문에, 우리가 다른 이들에게 우리 스스로의 힘과 권력을 쓰지 않고 오히려 사랑과 포용으로 감싸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언약과 하나님의 승리가 오히려 그의 약점이었던 그의 성품을 통해 자기 비움과 내려놓음을 이루어지게 하였고, 그를 온유한 자라 칭함 받을수 있도록 은총을 주셨습니다. 이삭의 모습은 이제 예수 그리스도의 온유함을 나타내게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철저히 수동적이고 순종적인 모습으로,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양과 같이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그는 실로 연약하고 유약한 모습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죽음은 하나님 가운데 있는 죽음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생명이 예수님 안에 이미 가득 차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온유함으로 모든 이들의 죄를 품고 십자가의 길을 가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이삭의 연약함을 통해 일 하셨듯,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놀라운 부활 생명을 선포하셨습니다. 이삭을 통해 오늘 우리는 우리의 연약함을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연약함마저도 하나님의 귀한 일에 사용됨을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 안에서 우리의 연약함은 온유함이  되고 은혜의 통로가 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