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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은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과 가장 닮아있는 사람입니다. 야곱은 처음부터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누구보다 복 받기를 갈망하였고, 성취하기를 갈망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태어났을 때부터 형의 뒤꿈치를 잡고 태어날 만큼 경쟁심이 강하였고, 호시탐탐 형의 장자권을 빼앗기 위해 노리고 있을 만큼 집요하였습니다. 마치 오늘날 경쟁 사회 속에서 성취하고 성공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애쓰는 우리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는 형 에서가 가장 절박했던 순간을 활용하여 장자권을 얻어오는데 성공했습니다. 또 아버지 이삭의 약점과 어머니의 편애를 이용하여 축복을 받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주시는 복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몰랐다는 것입니다. 그는 아버지를 통해 내려진 그 하나님의 복을 곧 재산이요, 후손이요, 번영이라고만 생각하였습니다. 그는 형의 것을 빼앗고, 아버지를 속이고,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하나님의 복을 얻기만 하면 모든 일이 저절로 형통할 것이라 생각한 것입니다. 그의 행동에는 하나님조차 자신에게 복을 주시는 도구라고 생각했음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먼 훗날 하나님을 전쟁의 신, 풍요의 신 정도로 생각했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가 하나님을 복을 주시는 자판기정도로 생각하는 것처럼, 그는 하나님을 이용하려고만 하였습니다. 그는 하나님과 관계를 맺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지도 않았습니다. 철저히 자기중심적이었던 그는 다만 복을 바랐고, 욕심을 추구할 뿐이었습니다.

  

야곱은 그러나 자신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험난한 인생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떠난 아담과 하와가, 또 가인과 아벨이 그랬듯이 그의 삶은 분쟁 속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복의 도구로만 생각하고, 형제와 가족을 자신의 유익을 위해 이용하려고만 했던 야곱은 결국 모두를 잃고 먼 길로 도망칠 수 밖 에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절망 가운데 빠진 야곱을 만나주셨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하나님의 복이 무엇인지를 한평생을 통해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이용하려고 하였으나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 이삭과 한 신실한 언약을 그에게도 허락하셨고, 하나님께서는 나아가 큰 사랑으로 그의 삶에 개입하여 하나님의 은총의 비밀을 보여주셨습니다. 야곱은 광야에서 외로움과 단절 속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아무것이 없어도 그곳에 하나님이 있다면 그곳은 거룩한 땅, 복된 곳임을 보여주셨습니다. 돌맹이 밖에 없던 벧엘은 하나님의 집이 되었습니다. 그는 삼촌 라반의 속임수에 당해 20년을 고된 노역을 하였습니다. 그 고통의 순간, 그 절망의 순간 속에서 하나님은 신실하게 일하셔서 두 아내와 11명의 아들을 허락하셨고, 수 많은 가축들을 허락하셨습니다. 고통가운데에서 하나님의 생명 되심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형 에서와의 만남을 앞두고 두려워 떠는 야곱에게 또한 다가오셔서 친히 씨름하시고, 그에게 하나님을 넘어뜨릴 수 있는 영광을 허락하셨습니다. 절망의 순간에 하나님을 만나게 하시고, 하나님과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허락하신 것입니다. 그의 고통은 또한 이어져 아들 요셉을 잃고 절망 속에 빠졌으나, 결국 그의 아들을 총리로 세워 모든 이들의 생명을 살리게 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야곱은 자신의 생각, 자신의 욕망,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살아갔던 사람이었고, 또 하나님마저 자신을 위해 활용하려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의 전 인생 속에 깊이 관여하셔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가르쳐주시고, 하나님의 복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진정한 그의 복이었습니다. 경쟁사회와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삶 속에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깨달음입니다. 하나님을 우리의 도구로 이용하려 했던 마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대신 우리가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 그 자체가 가장 큰 복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예수님처럼 우리는 우리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께 순종함으로 놀라운 영광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야곱에게 그 길을 허락하셨던 것처럼, 오늘 우리도 그 길을 보여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