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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깊은 어둠이 있었습니다. 눈물과 아픔, 탄식과 죽음만이 남아있는 어둠이었습니다. 어떠한 방식으로도 그 어둠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람들은 허우적대었습니다. 그러나 허우적대면 허우적댈수록 어둠의 깊이는 늪과 같이 더욱 깊어졌습니다. 모세의 삶도 그와 같았습니다. 모세는 젊은 시절 자신의 힘으로 어둠을 이겨내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던 그의 치기어린 노력은 살인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습니다. 그는 자기모순에 빠져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이집트 사람들도, 이스라엘 사람들도, 그리고 모세도 아무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과의 단절에서 오는 고통은 오로지 하나님만이 해결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래서 모세를 부르셨습니다. 모세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을 부르셨습니다. 나아가 이스라엘 백성을 통해서 이집트 백성과 온 세상의 백성을 부르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둠을 폭로하셨습니다. 어둠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어도 어둠에 익숙해져 어둠이 어둠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둠의 실체를 보여주셨습니다. 파라오에게는 자신의 강퍅함을 직면하게 하셨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깊은 어둠 가운데에서, 악한 삶을 살아왔는지를 볼 수 있게 하셨습니다. 이집트 백성에게는 자신들이 믿고 있는 우상들의 거짓됨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우상이 얼마나 큰 허상인가를 바라보게 하셨습니다. 우상을 섬기는 과정 속에 드러난 자신들의 악함과 폭력성을 직면하게 하셨습니다. 자신들이 믿고 있는 그 거짓된 믿음이 자신들을 얼마나 해치고 있는지를 보게 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무엇을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깨닫게 하셨습니다. 어둠 속에서 어둠에 익숙해져 노예근성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직면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온전한 생명의 보호와 구원이 무엇으로부터 비롯되는지를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과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모세에게는 하나님 그 존재 자체를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님 그 존재자체를 만나고 경험하는 것을 허락하셨습니다. 어둠을 물리치는 빛이 어둠 가운데 은총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그들 가운데 일하시는 모습을 경험하였습니다. 출애굽은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의 역사였습니다. 출애굽을 통해 어둠 가운데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이 어떠한 분인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구원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진정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지를 출애굽 사건을 통해서 깨닫게 하셨습니다. 모든 우상을 내려놓고 하나님만을 바라볼 수 있도록 그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출애굽의 사건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건을 예표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길을 가심으로서 자신을 온전히 내려 놓고 모든 삶을 하나님의 뜻에 내어 맡기는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유월절 어린양의 대속의 제물에 자신을 내어 맡김으로 죽음과 죄 가운데 있는 우리들에게 빛이 되어 주셨습니다. 우리의 우상과 악의 권세를 무너뜨림으로서 하나님의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빛이 어두움을 이겨낸 놀라운 길을 예수님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통해 보여주셨습니다. 모든 인류에게 보여주신 하나님의 빛이 되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가야할 길이 곧 출애굽의 길이요, 예수 그리스도의 길입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어둠을 직면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어두움은 오로지 한 빛, 예수 그리스도만이 이겨낼 수 있음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헤메임을 내려놓고, 예수님을 믿고 나아갈 때 우리는 어둠의 노예가 아닌 하나님의 자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