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요한복음 12:20-26 (2016.02.26. 아침묵상)

category 묵상/요한복음 2016. 2. 26. 18:29

<말씀>

요한복음 12장

20    명절에 예배하러 올라온 사람 중에 헬라인 몇이 있는데 

21    그들이 갈릴리 벳새다 사람 빌립에게 가서 청하여 이르되 선생이여 우리가 예수를 뵈옵고자 하나이다 하니 

22    빌립이 안드레에게 가서 말하고 안드레와 빌립이 예수께 가서 여쭈니 

23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인자가 영광을 얻을 때가 왔도다 

24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25    자기의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4)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전하리라 

26    사람이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르라 나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자도 거기 있으리니 사람이 나를 섬기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귀히 여기시리라 

27    지금 내 마음이 괴로우니 무슨 말을 하리요 아버지여 나를 구원하여 이 때를 면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러나 내가 이를 위하여 이 때에 왔나이다 


<나눔>

1. 기독교 진리의 핵심은 ‘역설’입니다.


2. 역설이란 겉으로 보기에는 명백히 모순되고 부조리하지만, 그 속에 진실을 담고 있는 것을 뜻합니다.


3. 표면적으로 보면 살고자 하는 사람이 살게 되고, 죽고자 하는 사람은 죽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4.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와 정반대의 말씀을 하심으로 진짜 현실을 우리에게 가르쳐주셨습니다.


5. 예수님께서는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죽을 것이요, 자기의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리라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자기의 생명만을 아끼는 사람은 결국 살았으나 죽은 삶을 사는 것이요, 자기의 생명을 기꺼이 내어주는 삶을 사는 사람은 설사 죽는다 하더라도 영원한 삶을 산다는 것입니다.


6. 그리스도인의 놀라움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됩니다. 로마시대의 모진 박해와 고난 속에서도 심지어 순교 속에서도 그리스도인들은 영생을 바라보는 삶을 포기하지 않고 견뎌냈습니다.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을 기꺼이 내어주며 다른 이들을 위해 헌신하고 나누는 삶을 삶을 살았습니다. 사랑을 위해 죽기를 마다하지 않았고, 섬김을 위해 모든 시간을 내어 놓았습니다. 참된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이 뚜렷하게 보고 있는 영생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는 삶을 살았습니다.


7.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삶으로 그리스도인들을 초대합니다. 


8. 예수님께서는 먼저 자신이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그 길의 모범이 되셨고, 부활하심으로 그 길이 옳음을 증명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죽으심으로 많은 사람을 살리는 첫 열매가 된 것입니다.


9. 오늘 우리는 이 말씀 앞에서 예수님의 부르심에 진지하게 응답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역설을 믿음으로 받아들여 합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그 부르심을 진정한 현실로 받아들이고 십자가의 길, 자기 죽음의 길로 기꺼이 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참 기쁨, 참 감사의 삶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10. 세상은 여전히 우리에게 ‘현실적’이라는 명분으로 ‘표면적’인 삶을 강요합니다. 더 살기위해 더 많이 갖고, 더 높이 올라가고, 더 유명하지고, 더 강해지라고 설득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진정한 현실’을 위해 ‘역설적’인 삶으로 우리를 초청합니다. 진정한 삶은 더 죽는 것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어느 길로 가야할까요?


11. 오늘은 찬양 대신 윤동주의 <십자가>라는 시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