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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의 고백, 우리의 고백 (2021.02.14. 주일예배 설교. 마태복음 16:13~20)

마태복음 16장
13   예수께서 빌립보 가이사랴 지방에 이르러 제자들에게 물어 이르시되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 하느냐
14   이르되 더러는 세례 요한, 더러는 엘리야, 어떤 이는 예레미야나 선지자 중의 하나라 하나이다
15   이르시되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16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17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
18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19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하시고
20   이에 제자들에게 경고하사 자기가 그리스도인 것을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 하시니라

예전에는 없었던 말이었는데, 비교적 최근에 생긴 단어 중에 ‘썸’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일종의 신조어인데, 남자와 여자가 서로 공식적으로 사귀기 전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알아가는 단계를 설명하는 단어입니다. 콩글리시에서 비롯된 말인데, 나 저 사람이랑 ‘something’이 있어 라는 말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요즈음엔 또 다른 말로 이러한 관계를 규정하기도 하는데, ‘삼귀다’ 라는 말도 있습니다. 일종의 말장난인데, ‘사귀다’에서 하나 모자라다고 해서 ‘삼귀다’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서로 알아가는 단계, 서로에게 끌리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사귀는 것은 아닌 단계의 관계는 조금 설레이기도 하고, 또 불안하기도 한 그런 단계입니다. 이와같은 단계에서 서로 발전하기 위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어떤 사이야? 너에게 나는 어떤 의미야? 나는 너에게 존재야? 이러한 질문들을 서로에게 하는 것입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좀 더 관계를 확실히 하고자 이러한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은 이러한 상황을 연상케 하는 질문으로 시작됩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을 함께 많은 일들을 경험했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기적을 경험하였고, 예수님과 함께 먹고 자고, 동고동락 하면서 함께 꿈을 나누었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한다고 느낄 때 즈음, 우리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질문을 던지신 것입니다. 13절 말씀입니다.

13   예수께서 빌립보 가이사랴 지방에 이르러 제자들에게 물어 이르시되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 하느냐

예수님께서는 조심스럽게 제자들에게 물으셨습니다. 사람들이 인자를 누구라 하느냐? 인자는 사람의 아들이란 뜻인데, 우리 예수님께서 자기를 표현하실 때 쓰시던 말씀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무엇이라 부르느냐 물으신 것입니다.

이에 제자들이 대답했습니다. 14절 말씀입니다.

14   이르되 더러는 세례 요한, 더러는 엘리야, 어떤 이는 예레미야나 선지자 중의 하나라 하나이다

어떤 사람들은 세례 요환과 같은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또 어떤 사람은 엘리야나 예레미야와 같은 사람, 또는 선지자 중의 하나라고 부릅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가지고,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사람으로 예수님을 생각합니다 대답하였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조금 더 진지하게 물으셨습니다. 15절 말씀입니다.

15   이르시되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그렇다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 생각하느냐? 나의 사역의 시작부터 함께 하였던 너희, 내 모든 가르침을 들었던 너희, 내 모든 기적을 함께 경험했던 너희, 나와 동고동락하며 나의 모든 모습을 함께 살펴보았던 너희는 나를 누구라 생각하느냐?

제자들이 대답하였습니다. 16절 말씀입니다.

16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이 대답은 놀라운 대답이었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듣고자 하신 정확한 대답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님은 이 응답에 이와같이 말씀하셨습니다. 17절 말씀입니다.

17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

예수님께서는 대답하셨습니다. 바요나 시몬아, 바요나는 요나의 아들이란 뜻입니다. 요나의 아들 시몬아, 네가 복이 있다. 네가 방금 고백한 그 고백을 네게 알게 하신 이는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네 아버지이다. 그 고백은 오직 하나님께서 주시는 고백이다. 선포하셨습니다. 

우리가 우리 예수님을 그리스도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 고백하는 것은 오직 하나님이 주시는 믿음으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예수님께서는 선포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주님을 그리스도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 고백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이 역시 우리 주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이해와 함께 이해해야 하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수차례에 걸쳐, 하나님 나라에 대한 말씀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우리 주님은 사역을 시작하며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라고 선포하셨습니다. 우리 주님의 가르침은 천국, 곧 하나님 나라의 가르침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다스림의 회복된 나라입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주인으로 모셨던 삶에서, 하나님을 주님으로 모시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의 회복입니다. 내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을 기억하고, 늘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 그것이 하나님 나라의 회복입니다. 죄악을 따라갔던 삶에서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을 따르는 삶으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 하나님 나라의 회복입니다.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살아가던 삶에서 하나님을 굳게 신뢰하고 평안한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의 삶입니다.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 가운데에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경험하고, 하나님의 주시는 새 힘을 누리며, 무엇보다 죽음을 넘어서 부활의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는 것, 그것이 하나님 나라입니다. 우리 예수님은 우리에게 오셔서 이제껏 하나님 없는 삶으로부터 돌이켜 하나님께로 향한 삶으로 초대하신 것입니다.

그 일을 위해, 우리 주님은 이 땅에 오셨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일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에 내려오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직접 이 땅에 내려오신 분이 바로 우리 예수님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누구신가를 안다는 것은 곧, 하나님 나라가 우리 가운데 임하였다는 것을 아는 것을 의미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나라를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 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 주님은 나를 누구라 생각하느냐 물으신 것입니다.

베드로는 이에 대한 응답으로 ‘주님은 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주님은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리스도’는 기름 부음을 받은 자라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그리스어인 그리스도는, 히브리어 ‘메시아’를 그대로 번역한 단어였습니다. 메시아도 기름 부음을 받은자라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베드로는 주님은 기름 부음을 받은 사람입니다. 주님은 메시아입니다라고 고백한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사람을 세울 때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제사장과 왕, 그리고 선지자를 세울 때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재자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제사장은 제사를 드림으로 이스라엘 백성들과 하나님 사이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일을 하였습니다. 왕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통치함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인도하였습니다. 선지자는 하나님의 뜻을 직접 선포함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나님께로 돌아오게하였습니다. 기름부음을 받은 자라는 것은 곧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분이라는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단어 역시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아들’이라는 뜻은 사람의 아버지와 아들과는 조금 다른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누가복음 1장 35절 말씀입니다.

35   천사가 대답하여 이르되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어지리라

말씀은 태어나는 아이를 ‘거룩한 이’라 표현하고 있습니다. 거룩한 이는 곧 하나님을 칭하는 단어입니다. 우리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존재입니다. 하나님과 온전하고도 완전한 관계를 가진 분이십니다. 완전한 하나님의 능력으로 죄악과 마귀와 죽음을 이기시고 승리하신 분이십니다. 하나님의 권세로 온 세상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고 구원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러한 점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 고백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요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한다는 것은 예수님이 이 땅 가운데 선포하신 하나님의 나라를 온전히 이해했다는 뜻이요, 그 하나님의 나라가 예수님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것을 분명히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예수님은 그 분의 십자가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그분의 사랑으로 우리와 하나님 사이의 관계를 회복시키시며, 우리 가운데 하나님의 통치를 다시 선포하시는 분이십니다. 베드로의 고백은 이 놀라운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실, 베드로는 이 고백의 참 의미를 온전히 알고 이 고백을 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었습니다. 베드로는 당시 유대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생각을 바탕으로 이 고백을 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메시아, 곧 기름 부음 받은 자의 역할을 ‘이스라엘 왕국의 회복’이라 생각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이스라엘 왕국’으로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시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아들을 ‘이스라엘을 위해 하나님께서 세우신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베드로는 이러한 당시 생각에 따라 예수님을 ‘이스라엘 왕국을 회복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보내신 사람’이라 생각한 것입니다. 그 생각으로 주님은 그리스도요,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선포한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베드로의 생각이 바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베드로와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부활하신 후에 이 고백의 참의미를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던 제자들은 그리스도가 그저 ‘이스라엘 왕국의 회복’을 위한 메시아가 아니라 ‘온 세상에 하나님 나라의 회복’을 위한 메시아였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고백이 그저 하나님이 보내신 사람을 뜻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그분 자신이었음을 뜻하는 고백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 베드로의 고백이 진정한 고백이 된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를 미리 바라보시고, 이 베드로의 고백을 미리 칭찬하셨습니다. 18절, 19절 말씀입니다.

18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19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하시고
20   이에 제자들에게 경고하사 자기가 그리스도인 것을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 하시니라

주님은 예수님을 그리스도라 고백하는 그 고백, 그리고 주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 고백하는 그 고백을 교회의 토대로 세우셨습니다. 그리고 그 고백 가운데 담겨있는 참 의미, 곧 예수님을 통한 하나님 나라의 회복을 교회의 중심으로 세우셨습니다. 주님은 시몬에게 베드로라는 이름을 주셨습니다. 그 믿음의 고백을 반석으로 만들라는 주님의 뜻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반석위에서 교회를 세우라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그리스도이십니다. 왕이요, 제사장이요, 선지자이십니다. 주님은 그분의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우리에게 분명히 보이셨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아들을 내어주실 만큼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그 사랑과 은혜로 통치하십니다. 모든 악한 권세와 죄악이 더 이상 우리를 다스리지 못할 것입니다. 예수님 안에서 우리의 절망과 슬픔, 죽음이 사라질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 안에서 온전히 이루어질 것입니다. 주님은 이 놀라운 고백, 우리 주님이 그리스도요,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고백위에 교회가 세워질 때,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할 것이라 선포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고백에 천국, 곧 하나님 나라의 열쇠가 있다 선포하셨습니다. 우리가 이 땅 가운데에서 이 고백을 가지고 살아갈 때, 하늘의 권세, 곧 하나님의 권세로 살아갈 수 있음을 선포하셨습니다.

주님은 끝으로 이 모든 일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 이후에 온전히 드러날 것임을 아셨기에, 그때까지는 아무에게도 이 비밀을 말하지 말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말씀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우리 교회에는 죄를 이길 수 있는 힘과 죽음을 이기는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는 모든 악한 권세를 이기는 힘과 온전한 삶을 세우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 힘과 능력은 다름 아닌 우리 주님을 향한 고백 위에 있습니다. 

주님이 우리의 그리스도이십니다. 주님이 곧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주님이 악한 권세와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부활의 능력과 생명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주님이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새롭게 하셨습니다. 주님이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영원히 회복시켜 주시고, 주님이 우리를 영원히 다스리십니다. 주님이 우리의 인생 모든 것을 책임져주시고, 주님이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십니다. 주님이 우리의 삶을 통하여 일하시고, 주님이 우리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이 땅 가운데 드러내십니다. 주님이 우리를 빛과 소금으로 세우셨고, 주님이 우리를 주님의 제자로 이 땅 가운데 파송하셨습니다. 

이러한 놀라운 고백으로 우리 교회가, 우리 모든 성도님 한분 한분이 이 세상 가운데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고 드러내는 귀한 역사가 일어나게 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