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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길 (2021.02.21. 주일예배 설교. 마태복음 16장 21~28절)

마태복음 16장
21   이 때로부터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가 예루살렘에 올라가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제삼일에 살아나야 할 것을 제자들에게 비로소 나타내시니
22   베드로가 예수를 붙들고 항변하여 이르되 주여 그리 마옵소서 이 일이 결코 7)주께 미치지 아니하리이다
23   예수께서 돌이키시며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사탄아 내 뒤로 물러 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 하시고
24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25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
26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
27   인자가 아버지의 영광으로 그 천사들과 함께 오리니 그 때에 각 사람이 행한 대로 갚으리라
28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여기 서 있는 사람 중에 죽기 전에 인자가 그 왕권을 가지고 오는 것을 볼 자들도 있느니라

교회에는 교회력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예수님의 오심과 죽으심, 부활을 계속해서 기억하고, 되새기며 묵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달력입니다. 매주 예배를 시작할 때, 예배의 부름을 하는 데, 그때 교회력으로 오늘이 무슨 주일인지를 선포합니다. 예수님을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 예수님의 오심을 선포하는 성탄절, 예수님의 세례를 기억하는 주현절, 그리고 예수님의 고난을 기억하는 사순절,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억하는 종려주일,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묵상하는 고난 주간,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하는 부활절, 이와같은 절기를 지키면서, 매주 매주 우리 예수님을 우리의 삶 속에서 기억하고 묵상하는 것이 교회의 전통입니다.

지난 주 수요일부터 교회는 사순절 기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순이라는 것은 우리말로 열흘을 뜻하는 것이니, 사순이라는 말은 40을 뜻하는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부활절에서 거슬러 올라가 6번의 주일을 제외한 40일 동안의 기간동안 예수님의 고난을 기억하는 기간이 사순절입니다. 이 시기동안 교회는 삶의 오락을 절제하고, 금식을 하며 주님을 묵상하고, 구제와 선행을 하는 삶을 살며 예수님의 고난을 기억해 왔습니다. 우리도 사순절 기간 동안 예수님의 고난을 기억하며, 조금 더 예수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기 위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길 소망합니다.

오늘 말씀을 준비하며, 놀랍게도 이러한 사순절의 절기에 맞추어 말씀이 예비된 듯한 말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말씀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당신의 고난과 죽음을 예언하신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마태복음 말씀은 총 28장으로 되어 있는데, 오늘 말씀이 일종의 반환점과 같은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능력의 말씀과 놀라운 기적을 선포하시며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신 내용이 전반부의 내용이라면, 예수님께서 고난과 수난의 길로 걸어가시며 하나님 나라를 완성하신 것이 후반부의 내용인데 그 반환점을 도는 말씀이 오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 21절 말씀을 함께 봉독하겠습니다.

21   이 때로부터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가 예루살렘에 올라가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제삼일에 살아나야 할 것을 제자들에게 비로소 나타내시니

이 때로부터, 오늘 말씀은 이때로부터 라는 말씀으로 시작됩니다. 이때는 우리가 지난주에 함께 나누었던 말씀이 선포된 때를 뜻합니다. 바로 베드로가 예수님께 주는 그리스도시도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라고 고백했던 때를 의미합니다. 이 고백이 선포되었을 때에, 그리고 우리 예수님께서 그 고백 위에서 교회를 세우겠다고 선포하신 그 때에 예수님께서는 오늘 말씀, 곧 고난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말씀이었습니다. 우리가 지난 주에 함께 나누었던 말씀을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요, 하나님의 아들이라 고백하는 것은 어떠한 의미가 있었던 말씀이었습니까? 그것은 예수님께서 그저 우리와 같은 사람이 아니라, 그저 능력과 지혜를 가진 사람 정도가 아니라, 이 세상 가운데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실 메시아시요, 나아가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이라는 뜻을 담은 고백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주님은 우리를 용서하시는 분이시오,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관계를 온전히 회복시키는 분이시오, 온 세상을 다스리시고 구원하실 분이시라는 고백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악의 권세와 죽음을 이기시고, 생명을 회복시키시며, 하나님의 영원한 영광을 이 땅에 선포하시는 분이십니다. 바로 그 고백을 하는 이들이 그리스도인이요, 그 그리스도인의 모임이 곧 교회라 선포하셨습니다.

이 놀라운 선포가 이루어진 이 때에, 우리 주님은 자신의 고난과 죽음과 부활을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제 자기가 예루살렘에 올라가서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 즉 당대의 종교지도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그러고 난 뒤에 삼일 이 지난 뒤에 다시 살아나야 할 것을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지난 주에 함께 나눈 그 말씀, 곧 그리스도이자 하나님의 아들이 걸어가야 할 길이 바로 십자가의 길이요, 고난과 죽음의 길이라는 것을 주님께서 보여 주시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드러내시고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는 다른 무엇이 아닌,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통해서, 그리고 부활을 통해서 이 땅 가운데 드러나고 완성된다는 사실을 제자들에게 선포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 지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아직도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지를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이러한 선포에 이와 같이 응답하였습니다.

22   베드로가 예수를 붙들고 항변하여 이르되 주여 그리 마옵소서 이 일이 결코 주께 미치지 아니하리이다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베드로는 예수님을 붙들고 말하였습니다. "주님, 안됩니다. 절대로 이런 일이 주님께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죽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베드로는 무엇보다 예수님을 인간적으로 좋아하고 사랑했습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예수님께서 고난을 당하고 죽는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예수님께서 이러한 이야기를 하자 기겁을 한 것입니다.

또한 베드로는 하나님 나라에 대해 당시 유대인들이 생각했던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하나님 나라는 다윗이 다스렸던 이스라엘 왕국이었습니다. 저 이방인들이 다스리고 있는 예루살렘을 해방하고, 성전을 재건하고, 하나님의 백성들을 다시 모아서 이스라엘 왕국을 회복하는 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의 회복이었습니다. 베드로와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셔서 하나님이 주신 능력으로 이 일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올라가셔서 고난을 받고 죽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심지어 제자들은 이후에 몇 차례나 예수님께서 자신의 고난을 이야기하셨지만, 그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지 않았고, 믿지도 않았습니다.

베드로는 이러한 생각들이 있었기에 예수님께 강하게 항변하였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엄히 꾸짖으신 것입니다. 23절 말씀입니다.

23   예수께서 돌이키시며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사탄아 내 뒤로 물러 가라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 하시고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라고 선포하셨습니다. 충격적인 말씀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이어서 이와같이 선포하셨습니다. 너는 나를 넘어지게 하는 자로다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 방금전에 베드로를 칭찬하시고, 베드로를 높여주셨던 그 예수님이 맞는가 할 정도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엄히 꾸짖으셨습니다. 정말 충격적인 말씀이었습니다.

우리 예수님께서 왜 이렇게 세게 말씀하셨을까요? 우리 주님은 앞선 고백, 주는 그리스도시오,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고백이 오해되고, 잘못 사용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함이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이 땅 가운데 오셔서 하시는 일은 우리가 생각하는 영광, 우리가 생각하는 위대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적인 명예와 권세를 얻고, 많은 부를 얻는 일,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세상적인 복을 주시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그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면 그것을 주시는 분이시지만, 우리가 그것 만으로 예수님을 생각하는 것을 엄히 경계하십니다. 오히려 그것 만을 주님의 일이라 생각하는 것은 사탄의 일이요, 주님의 일을 거스르는 일이라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주님이 하시는 일은 그러한 차원을 넘어서는 일이었습니다. 그것은 모든 이에게 모든 이들의 죄를 용서하는 일, 이 세상 가운데 진정한 하나님의 의를 드러내는 일, 하나님의 사랑으로 모든 이들을 주님께로 인도하는 일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일로 부르심을 받았고, 그 일은 오직 십자가를 통해 이루어지는 일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선 베드로를 엄히 꾸짖으심으로 그 가르침을 전하고자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어지는 말씀을 통해 당신의 그리스도 되심과 하나님 나라의 원리에 대하여 가르치셨습니다. 24~26절 말씀을 봉독하겠습니다.

24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25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
26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는 길, 곧 주님께서 가신 길을 따라 그리스도인이 되는 길은 오직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는 길 뿐이라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주님과 함께 죽고 주님과 함께 살아가는 삶입니다.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된다는 것은 내 삶의 주인이 하나님이 되는 것을 뜻합니다. 내 삶의 주인이 하나님이 된다는 것은 이제껏 내가 주인으로 모셔왔던 것들을 더 이상 주인으로 모시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베드로와 제자들은 유대 민족의 해방과 부흥이라는 꿈을 주인으로 모시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꿈 마저도 내려놓을 것을 요청하신 것입니다. 또한 베드로와 제자들은 예수님과 더불어 이름을 날리고 높은 자리에 오르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꿈도 내려놓으라 말씀하십니다.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아라, 오직 하나님의 부르심만을 들어라, 그리고 오직 예수님과 함께 걸어가라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 백성의 길이요, 예수님을 따르는 길이라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주님은 이 십자가의 길을 걸어감으로 주님을 얻는다면 모든 것들을 얻는 삶이 되지만, 주님을 떠나 헛된 것들을 추구하면 결국은 자기 목숨까지 잃는 삶이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것을 다 얻고도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한지를 물으시며, 근본적으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라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보이신 길은 우리의 근원을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이 길을 먼저 걸어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끝까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시며, 묵묵히 사랑의 길, 겸손의 길, 희생의 길로 걸어가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십자가에 자신을 내어주심으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선포하셨고, 십자가에서 피흘려 죽으심으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용서를 이루셨습니다. 우리 예수님께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으시고,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심으로 우리에게 진실로 생명을 얻는 길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놀라운 사랑과 용서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시며, 우리에게 주님만을 붙들고 살아가는 길로 초대하셨습니다. 

주님은 이 자기 십자가의 길로 걸어가는 길로 선택할 때 결국 승리하게 될 것임을 선포하셨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그 승리를 보증해주셨습니다. 27절, 28절 말씀입니다. 

27   인자가 아버지의 영광으로 그 천사들과 함께 오리니 그 때에 각 사람이 행한 대로 갚으리라
28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여기 서 있는 사람 중에 죽기 전에 인자가 그 왕권을 가지고 오는 것을 볼 자들도 있느니라

우리 주님은 이 세상이 끝나는 날에 다시 천사들과 함께 오셔서 모든 사람의 삶을 정산하시고 심판 하실 것입니다. 그때에 그 사람이 행한대로 갚으리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그 놀라운 주님의 왕권을 부활을 통해 미리 보게 될 사람도 있을 것임을 선포하셨습니다. 우리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영광을 추구하는 사람은 결국 심판 앞에 서게 될 것이요, 예수님을 따라 십자가의 길을 따르는 사람은 부활의 영광 구원의 영광을 얻게 될 것임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말씀을 정리하겠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영광의 길을 걷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 영광은 우리가 생각하는 길과 다릅니다. 세상 사람들은 성공과 성취, 번영으로 이 영광이 이루어진다 고백합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오직 십자가의 길로 이 영광이 이루어진다 선포하십니다. 그 십자가의 길은 오직 하나님의 사랑에 순종하여 걸어가는 길이요, 섬김과 희생, 자기 비움과 죽음으로 걸어가는 길입니다. 우리 예수님께서는 그 길을 우리에게 먼저 보이셨습니다. 

오늘 말씀 앞에서 우리는 우리의 마음의 중심에 무엇을 둘것인지를 결단해야 할 것입니다. 세상 영광과 자랑을 내 삶의 중심으로 두는 것은 그리스도의 길이 아닙니다. 우리 주님은 그러한 것을 위한 그리스도, 그러한 것을 위한 하나님의 아들이 아닙니다. 우리 주님은 오직 하나님의 사랑을 위해 이땅에 오셨습니다. 그것을 우리의 마음에 중심으로 두는 것, 그리고 그것을 위해 나의 모든 우상과 욕망을 십자가에 내어 드리는 것,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길입니다. 이 놀라운 그리스도의 길을 갈 때, 주님은 가장 아름다운 영광을 우리에게 보이실 것입니다. 이 길 함께 걸어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