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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선물 (2020.04.10. 금요기도회 설교)

에베소서 4장
7   우리 각 사람에게 그리스도의 선물의 분량대로 은혜를 주셨나니
8   그러므로 이르기를 그가 위로 올라가실 때에 사로잡혔던 자들을 사로잡으시고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셨다 하였도다
9   올라가셨다 하였은즉 땅 아래 낮은 곳으로 내리셨던 것이 아니면 무엇이냐
10   내리셨던 그가 곧 모든 하늘 위에 오르신 자니 이는 만물을 충만하게 하려 하심이라
11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
12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
13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
14   이는 우리가 이제부터 어린 아이가 되지 아니하여 사람의 속임수와 간사한 유혹에 빠져 온갖 교훈의 풍조에 밀려 요동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
15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지라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
16   그에게서 온 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받음으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

오늘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수치와 모욕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성금요일입니다. 평소에도 십자가를 묵상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그 안에 담겨진 놀라운 사랑을 묵상해야 하지만, 오늘밤은 더욱 깊이 주님을 묵상하는 시간 되시길 축복합니다. 

7절 말씀을 봉독하겠습니다.

7   우리 각 사람에게 그리스도의 선물의 분량대로 은혜를 주셨나니

오늘 말씀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선물의 분량대로 은혜를 주셨다는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들에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은총을 알맞게 나누어주셨다는 뜻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각각의 개성에 따라 창조하시고, 각각 상황과 형편에 맞추어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우리의 눈으로 보기에 저 사람이 더 복을 받은 것 같고, 나는 복에서 멀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각각 가장 좋고 귀한 것으로 우리에게 은혜를 주신다는 것을 신뢰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그러한 신뢰를 가질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 말씀을 함께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생명, 우리의 몸, 자녀를 포함한 가족들, 일터, 교회 공동체, 맑은 공기와 삶의 일용할 양식들, 이처럼 수많은 선물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가장 귀하고 값진 선물은 다름 아닌 예수님 그 분 자신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십자가의 죽으심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자기 목숨을 기꺼이 내어주신 사건, 주님께서는 그 십자가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것입니다.

우리의 모습과 형편을 바라보면 우리는 감사하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주변과 비추어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면 사실은 감사보다 불평과 원망이 나오기 더 쉽습니다. 주님 저 사람은 5달란트를 받았는데, 저는 왜 1달란트 입니까, 주님 저 사람은 좋은 부모를 만나 많은 지원을 받고 저렇게 행복하게 잘사는 데, 저는 왜 이렇게 어렵게 살아가야 합니까? 주님 저 사람은 저렇게 예쁜 외모와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서 승승장구 하는데 왜 저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으셨습니까? 주님 저 사람은 저렇게 건강하고 평안한데, 왜 저는 늘 아프고 삶이 위태롭습니까? 이러한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우리의 삶은 늘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늘 상대적으로 힘들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상대적으로 살펴보면 감사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의 시선을 우리 자신이나 우리 주변에만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길게 보면 우리는 이러한 마음의 어려움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의 상황을 생각하는 것보다 너 길게 생각하면 소망을 가지고 감사할 수 있습니다. 내 세대만 생각하는 것보다 나의 다음 세대를 생각하면 더 소망을 가지고 감사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생만 생각하는 것보다 죽음 이후, 곧 영원을 생각하면 우리는 더 큰 소망을 바라보게 됩니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15장 19절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19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다만 이 세상의 삶뿐이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이리라

그렇기에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주셨는가? 묻는 질문에 가장 먼저 그분의 십자가를 생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의 형편과 상황 속에서 주님께서 주신 것들을 생각할 때에도 우리는 깊은 감사를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을 통한 감사는 언제나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는 늘 부족한 것이 많고, 우리보다 더 가진 사람은 훨씬 더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주신 가장 귀한 것, 그 십자가 죽음을 생각하면, 그 감사는 한계가 없는 감사, 묵상하면 묵상할수록 더욱 값진 감사, 우리의 심령을 온전히 흔드는 감사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말씀에 나타난 대로 ‘각 사람에게 그리스도의 선물의 분량대로 은혜를 주셨나니’라는 것은 어떤 뜻일까요? 각 사람마다 그 사람에게 맞게 은혜를 주신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요?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가 각 사람의 형편과 상황에 따라, 믿음의 색깔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고, 풍성하게 받아들여진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은 십자가의 은혜를 어떻게 받아들이시나요? 십자가를 떠올릴 때 늘 사랑이 갈망했던 사람은 그 온전한 사랑을 먼저 떠올립니다. 늘 죄책감에 사로잡혀 살아갔던 사람들은 용서와 용납, 대신 갚아주심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아파하는 사람,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부활 생명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삶 속에서 해결되지 않는 깊은 고통 가운데 살아가는 사람은 주님의 고통을 떠올립니다. 늘 홀로 외로운 삶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십자가를 통해 끝까지 함께하심을 떠올립니다. 슬픔 속에서 애통해하는 사람은 주님의 애통함이 떠오릅니다. 하나님께서 아무런 응답을 주시지 않아 답답해하는 사람은 십자가에서의 하나님의 침묵을 떠올립니다.  하나님의 뜻 가운데 살아가기로 결단한 사람은 주님의 인내와 순종을 떠오릅니다. 우리의 삶의 형편과 모양은 다양하지만,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십자가의 은혜는 각 사람의 모양대로 가장 놀라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주님의 선물이 십자가였음을 깊이 묵상한다면, 우리의 삶은 전혀 새롭게 해석될 것입니다. 말씀은 그렇기에 이렇게 각각 선물의 분량대로 은혜를 주셨다 선포하는 것입니다.

8~10절 말씀을 봉독하겠습니다.

8   그러므로 이르기를 그가 위로 올라가실 때에 사로잡혔던 자들을 사로잡으시고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셨다 하였도다
9   올라가셨다 하였은즉 땅 아래 낮은 곳으로 내리셨던 것이 아니면 무엇이냐
10   내리셨던 그가 곧 모든 하늘 위에 오르신 자니 이는 만물을 충만하게 하려 하심이라

8~10절 말씀은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이 곧 예수 그리스도 이심을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8절 말씀은 시편 68편 18절의 말씀을 인용한 말씀입니다. 바울은 이 말씀을 예수님을 예언한 말씀으로 해석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셨을 때에 원수되었던 자들, 악한 권세, 죄의 권세, 죽음의 권세를 사로잡으시고,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는 선물을 주셨다는 뜻입니다. 곧 우리를 무너뜨렸던 모든 죄악을 물리치시고, 은혜의 선물을 주셨다는 것입니다. 곧 십자가의 은혜, 부활의 은혜, 구원의 은혜를 각 사람에게 맞게 선물로 주신 것입니다. 

9절 말씀은 성육신, 곧 하나님께서 인간의 몸으로 오신 분이 우리 예수님이심을 선포합니다. 예수님께서 하늘로 승천하셨다는 것은 곧 그분이 하늘로부터 이 땅에 내려오신 분이심을 보여줍니다. 주님께서는 본래 하나님이셨는데,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 가운데 사람의 몸으로 오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그분 자신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내신 선물입니다.

10절 말씀은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 이제 승천하셔서 모든 세상의 왕이 되시고 구원받은 그분의 백성과 더불어 다스리시고 계심을 선포합니다. 주님께서는 이 땅에 하나님의 뜻이 온전히 이루어질 때까지 일하실 것입니다. 그 분의 통치 아래서 우리에게 임한 십자가의 은혜 가운데 우리의 삶도 가장 아름다운 모습, 가장 온전한 모습으로 완성되어 갈 것입니다. 

바울은 우리 모두에게 주님께서 각 사람에 따라 선물을 주셨는데, 그 선물은 곧 예수 그리스도요, 그 십자가에 담긴 놀라운 은혜요, 각 상황과 형편에 따라 맞추어 주신 주님의 선물임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계속해서 11~14절 말씀을 다같이 봉독하겠습니다.

11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
12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
13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
14   이는 우리가 이제부터 어린 아이가 되지 아니하여 사람의 속임수와 간사한 유혹에 빠져 온갖 교훈의 풍조에 밀려 요동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

11~14절 말씀은 이제 우리가 십자가의 은혜 아래서, 예수님과 더불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우리에게 말씀합니다. 

주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우리 각 사람에게 놀라운 은혜를 주실 뿐 아니라, 그 십자가 은혜를 교회 공동체와 모든 삶을 통해 나누기를 원하십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근본적인 선물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우리 각 사람의 삶의 모습에 따라 여러 모양으로 은혜가 될 뿐 아니라, 우리 각 사람의 성품과 능력에 맞추어 여러 모양으로 사역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우리의 내면을 바꾸시고, 우리의 삶의 모습도 바꾸시는 것입니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입니다.  

말씀은 선포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가 여러분에게 임하였을 때, 여러분은 여러 모양으로 주님의 도구가 됩니다. 어떤 사람은 사도가 되고, 어떤 사람은 선지자가 됩니다.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가 되고, 어떤 사람은 목사, 어떤 사람은 교사가 됩니다. 주님께서 십자가를 통해 주신 놀랍고 풍성한 은혜가 우리 각 사람의 모습에 따라 여러 모양으로 섬김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모양으로 주님은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워나가십니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우리가 이러한 일들을 감당할 때에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리스도의 모습대로 닮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일들을 통해 모두가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을 믿는 일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를 믿는 것과 그 십자가의 은혜가 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나를 통해 어떻게 주님께서 교회를 세워나가시는 지를 깨달아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온전한 사람이 되고, 그것을 통해 그리스도가 우리 안에 충만해지시는 경지에까지 다다르게 됩니다. 우리 안에 계신 예수님, 예수님 안에 있는 우리, 그리하여 온전한 연합에 이르게 되었다 말씀드렸는데, 그것이 우리의 모습과 우리 삶의 모습에 어떻게 드러나게 되는지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결국 예수님처럼 되어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될 때 우리는 신앙의 어린 아이의 모습을 벗어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의 속임수와 간사한 유혹에 빠지지 않게 될 것입니다. 세상의 가치관에 따른 교훈의 흐름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15절, 16절 말씀을 봉독하겠습니다.

15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지라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
16   그에게서 온 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받음으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

오늘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 안에서, 구원의 진리를 알고, 모든 일을 통해서 예수님에게까지 자랄 것을 선포합니다. 예수님 안에 있는 우리의 머리, 우리의 주인, 우리의 주관자는 예수님이시니 예수님께서 그 일을 이루어 가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일은 우리 각 사람 개개인이 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머리로 하여 연결된 우리 모든 교회 구성원들이 함께 이루어가는 일입니다. 십자가의 은혜로 각각 경험한 우리, 십자가의 은혜 가운데 각각 새로운 사명을 받은 우리가 사랑으로 한 몸이 되어,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교회로 세워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 도움을 주고 받고, 서로 사랑으로 연결되고 결합되며, 각자 능력과 성품에 따라 주어진 소명을 감당하고, 다함께 믿음의 성장과 성숙일 이루고, 예수님 안에서 세워지는 것입니다.

오늘의 말씀을 정리하겠습니다. 

1.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선물을 주셨습니다.
2. 그 선물은 각각 다른 선물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하나의 선물입니다. 
3. 주님이 주신 선물은 예수 그리스도, 그 분 자신입니다. 그분의 십자가요, 그분의 부활입니다.
4. 이 선물은 각자에 따라 다양하게 다가옵니다. - 사랑, 용서, 위로, 소망, 순종, 결단, 용기 - 우리가 예수님께 주목할 때, 성령님께서는 놀라운 은혜로 예수님이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가 되는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5. 이 선물은 우리를 감동케 하고 감격케 합니다. 이 선물을 우리를 회복시키고 치유합니다. 이 선물은 우리 삶에 소망을 줍니다. 
6. 또한 이 선물은 주님의 뜻을 따르게 합니다. 주님의 선물을 홀로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나누고 싶게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가운데 오셨을 때, 우리는 예수님의 부르심과 각자의 능력과 성품에 따라 선물을 전하는 사람이 됩니다.
7. 예수님을 통해 회복된 사람, 나아가 예수님을 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교회를 이룹니다. 교 회 안에서 우리는 성장합니다. 점점 더 예수님을 닮아갑니다. 또한 교회도 성장합니다. 교회도 하나님의 나라를 드러냅니다. 이 모든 것을 통해 사랑이 충만해집니다.
8. 다시, 오늘 우리가 주목할 것은 예수 그리스도, 그 십자가 사랑, 그리고 그 사랑으로 부름 받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 내 곁에 있는 성도들입니다. 그것이 나를 변화시키고, 우리를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기도합시다.

1. 주님의 십자가가 나의 영혼을 변화시키게 하소서.
2. 예수 그리스도의 부르심 안에서 주의 일들을 감당하게 하소서
3. 우리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로 모든 성도를 사랑으로 살리고, 이 땅을 변화시키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