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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도문(2) (2020.05.17. 주일예배설교)

마태복음 6장
11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12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13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14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면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시려니와
15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

오늘 말씀은 지난 주 말씀에 이어 주기도문 두 번째 말씀입니다. 기도는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친밀한 교제이며, 깊은 대화입니다. 좋은 기도는 진실된 우리의 마음과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온전히 담겨있습니다. 우리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가장 좋은 기도를 가르쳐주셨습니다. 누구보다 친밀하게 하나님과 교제했던 사람으로서, 또한 우리에게 다가오신 하나님으로서 우리에게 기도의 핵심을 가르쳐주신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 금과옥조 같은 기도를 마음에 품고, 머리에 외우고, 한평생 곱씹으며 하나님과 더욱 친밀한 관계로 나아갑니다. 우리의 믿음의 선배들도 그러했고, 우리 또한 그렇게 신앙의 길을 걸어갑니다. 오늘 말씀이 그러한 길에 도움이 되는 선포가 되길 소망합니다.

지난 주 말씀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이 벽에 다다랐을 때,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을 때, 간절함과 탄식으로 올려드리는 것이 바로 기도라는 것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마치 고아와 같이 살던 우리가 아, 우리에겐 하늘에 아버지가 계시지 깨달았을 때 외치는 부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그것이 우리의 기도임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그 하나님 아버지께, 하나님 이 세상의 방법과 내 자신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습니다. 이제껏 내가 붙잡았던 모든 우상을 내려놓습니다. 세상의 헛된 것을 하나님처럼 생각해왔던 마음을 내려놓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나를 창조하신 분이시오, 나를 구원하신 분이시오, 나의 참 소망이십니다. 이러한 고백이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에 담겨져 있다고 나누었습니다.

또한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기도 안에는 우리의 삶의 문제와 이 땅의 모든 문제가 하나님의 구원하심과 역사하심 안에서 온전히 해결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음을 나누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운데 일하여 주실 것을 간절히 요청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와 생명이 온전히 회복되기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나라가 임하길 원하는 기도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을 간절히 찾는 기도에 이어져서 고백되어진 기도가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말씀입니다. 다같이 11~13절 말씀을 봉독하겠습니다.

11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12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13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이 세상 속에서 삶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우리는 하나님을 찾게 됨을 지난 기도문을 나누며 선포하였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가 하나님을 찾은 뒤에 다시 기도하는 것은 그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의 구체적인 자리까지 함께 해달라는 우리의 고백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6장 33절 말씀에서 이렇게 우리에게 선포하셨습니다.

33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예수님께서는 주기도문을 통해 이러한 우리의 믿음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기도문으로 고백되어지는 지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주기도문을 통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여러분의 삶의 수많은 문제들이 있습니까? 그 모든 문제들에 앞서 하나님 아버지를 찾으십시오. 하나님께서는 그 어떤 문제보다 하나님 아버지를 더 먼저 붙잡기를 원하십니다. 먼저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십시오. 모든 우상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고백하십시오. 하나님을 먼저 사랑하십시오. 하나님 그 분 자체를 먼저 사모하십시오. 그리고 그러한 하나님을 향한 신실한 믿음 속에서 여러분의 삶의 모든 부분에 하나님을 초대하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일상에 무관심한 분이 아니십니다. 문제는 우선순위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충분히 신뢰한다면 우리는 이제 우리의 삶의 구체적인 문제들을 주님께 간구해야 합니다. 오히려 우리의 일상의 문제를 하나님께 올려드리고 기도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은 그것을 더욱 슬퍼하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 관계의 문제, 우리 내면의 상처와 죄악의 문제, 삶의 모든 문제를 하나님께 간구하길 원하십니다. 이 모든 피조세계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삶의 문제 하나하나를 결코 소홀히 여기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문제와 함께 하시고, 우리의 기도를 통해 응답하시고 일하시길 원하십니다. 그렇기에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이러한 문제를 위해 계속 기도하기를 원하십니다. 
 
오늘 11절 말씀은 우리의 삶의 문제들 속에서 가장 핵심적이면서 중요한 문제, 곧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간구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이 고백을 통해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기도해야하는 지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첫째는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기도는 매우 중요한 기도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위한 첫 기도로 우리의 양식을 위해 기도할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의식주의 문제에 깊은 관심이 있으십니다. (우리가 의식주의 문제에만 빠지는 것을 경계하실 뿐) 우리가 의식주의 문제를 늘 주님께 간구하는 것을 원하십니다. 우리의 삶의 문제들이 있다면 우리는 간절히 주님께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우리의 양식’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나홀로 잘먹고 잘사는 기도를 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함께 잘 먹고 사는 것을 위해 기도해야할 것입니다. 우리의 양식이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에 의해 우리 앞에 놓였다는 것, 그리고 지금도 하루 먹을 양식이 없어 고통당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주님께서 우리에게 먹을 것을 주신 것은 함께 나누며 살라는 뜻이라는 것을 양식을 먹는 매 순간마다 기억하기를 원하십니다. 우리는 나의 양식이 아니라 우리의 양식을 위해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는 ‘일용할 양식’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살 때에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먹을 것을 하늘에서 내려 주셨습니다. 그 때 하늘에서 내려온 음식을 만나라고 불렀는 데 하나님께서는 딱 1일치만 내려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루 하루의 삶을 책임져주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가르쳐주고 싶어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하루 먹을 양식을 간구하라 가르쳐주신 것은 양식을 위한 기도를 할 때마다 우리의 생명과 우리의 삶이 하나님 손에 달려있음을 꼭 기억하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주님이 우리를 먹이시고 입히시고 책임지십니다.

이처럼 일용할 양식을 위해 기도하라 말씀하신 뒤 12절 말씀에서는 용서에 관하여 기도를 가르쳐주셨습니다. 우리의 먹고사는 문제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함축적으로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14절, 15절 말씀과도 연결되어 이어집니다. 14절, 15절 말씀을 함께 봉독하겠습니다.

14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면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시려니와
15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

우리는 우리의 생존이 하나님께 달려 있는 것처럼, 또한 우리의 관계도 하나님께 달려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어린 시절 역사 만화를 참 좋아했는데 인상적인 장면이 하나 기억에 남습니다. 두 농부가 물줄기를 놓고 싸우는 것이었습니다. 모내기 철. 가뭄이 들어서 물이 꼭 필요한데 자기 논에 물을 먼저 대겠다고 서로 싸우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멱살을 잡고 옥신각신 하는 중에 하늘에서 단비가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두 농부는 주먹을 쥐었던 손을 펴서 하늘을 가리켰습니다. 그들은 금새 화해를 하고 서로를 돕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메마른 우리의 감정, 상처받은 우리의 마음으로 인해 서로가 다투고 있을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은혜의 단비, 용서의 빗줄기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용서하셨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우리가 주님께 사랑으로 빚진자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우리는 비로소 다른 사람들을 품고 사랑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이 생깁니다. 주님께서 우리 마음 가운데 감동과 은혜를 주실 때에 우리는 이웃을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늘 주님께 우리의 마음을 만져주시고, 우리가 더욱 사랑할 수 있도록 결단하게 해달라는 요청을 드려야 할 것입니다.

오늘 말씀은 우리가 우리의 이웃의 잘못을 용서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잘못을 용서해주실 것이라 선포합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이웃을 용서하는 것이 용서 받은 자의 의무임을 우리에게 선포하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늘 용서할 수 있도록, 사랑할 수 있도록 주님께 계속해서 간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용서와 사랑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를 용서하신 그 은혜를 다시금 깊이 깨닫고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기도로 시험에 들지 않고, 악에게서 구원을 얻게 해달라고 간구하는 기도를 우리에게 가르쳐주셨습니다. 우리의 삶에 있어 먹고사는 문제, 관계의 문제와 함께 우리를 흔드는 것은 우리를 쓰러뜨리려 하는 것은 세상의 악으로부터 오는 고난과 역경, 그리고 삶의 시험과 유혹들에서 오는 문제들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의 마음을 흔들고, 우리의 믿음을 흔들고, 우리의 삶을 흔들어버립니다. 주님께서는 이러한 시험과 악의 권세가 우리를 흔들지 못하도록 간구할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주셨습니다. 

성경은 우리가 사시는 세상이 ‘이미’와 ‘아직’ 사이에 놓여있는 세상이라 가르칩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시고, 모든 악한 권세를 물리치고 승리하셨습니다. 그러나 아직 온 땅에 곳곳에 하나님의 나라가 완전히 완성되지는 못하였고,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때에 그 나라가 완성될 것입니다. 이것을 비유하자면 전쟁에서는 승리했지만, 아직 패잔병들이 남아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대장되신 예수님과 함께 이 세상 가운데에서 복음을 선포하고, 세상의 모든 악한 권세와 싸우며, 담대하게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선포하며 나아가는 존재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동시에 연약한 존재들이기에 세상의 유혹과 시험이 몰려올 때면 마음이 흔들리고, 삶이 무너질때가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것을 아시고 우리에게 계속해서 기도를 통해 하나님을 붙잡고 살아갈 것을 요청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통해 일하시며, 우리 가운데 일어나는 모든 영적 전쟁을 승리로 이끌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정리하겠습니다. 기도는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가 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합니다. 우리 아버지, 하나님을 붙잡고 살아감을 다시금 깨우치게 합니다. 기도는 그 자체로 우리에게 믿음을 주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또한 기도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우리가 기도할 때 주님께서는 일하십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 삶 가운데 임하게 됩니다. 우리의 모든 삶이 주님 손에 맡겨지게 됩니다. 우리의 관계가 회복되고, 우리를 유혹하고, 또 힘들게 했던 모든 악한 권세가 무너집니다. 우리 하나님께서는 기도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시고, 우리로 하여금 더욱 주님을 신뢰하게 합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신 주님의 기도를 기억하면서 우리가 더욱 기도합시다. 기도의 힘을 함께 느끼고, 기도를 통해 서로를 세워주며, 기도를 통해 주님을 더욱 알아갑시다. 금요기도회, 아침묵상, 주일예배와 같은 기도의 자리를 더욱 사모하고, 또 개인적으로도 기도하는 시간을 만듭시다. 할 수 있는 대로 시시때때로 주님께 기도합시다. 이처럼 기도 가운데 놀라운 주님의 복과 은총이 우리에게 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