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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의 마지막 인사 (2020.07.03. 금요기도회 설교)

에베소서 6

21 나의 사정 곧 내가 무엇을 하는지 너희에게도 알리려 하노니 사랑을 받은 형제요 주 안에서 진실한 일꾼인 두기고가 모든 일을 너희에게 알리리라

22 우리 사정을 알리고 또 너희 마음을 위로하기 위하여 내가 특별히 그를 너희에게 보내었노라

23 아버지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평안과 믿음을 겸한 사랑이 형제들에게 있을지어다

24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변함 없이 사랑하는 모든 자에게 은혜가 있을지어다

 

오늘 말씀은 에베소서의 마지막 말씀입니다. 바울 사도가 에베소 교회의 성도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입니다. 이 인사 속에는 에베소 교회를 향한 바울의 사적인 감정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 마음을 통해 그리스도인으로서 함께 나누는 마음과 그 가운데 임하는 하나님의 은혜를 함께 나누길 바랍니다.

 

사도행전 말씀을 살펴보면 바울은 에베소에서 23개월 이상을 머물렀습니다. 특별히 두란노 서원에서 에베소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관하여, 하나님 나라에 관하여 깊이 가르쳤습니다. 단순히 말씀만 가르친 것이 아니라 전인격적인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사도행전 2018절부터 35절까지의 말씀을 보면 바울과 에베소 교회 성도들이 어떻게 시간을 함께 보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 말씀은 바울이 이제 에베소 교회의 장로들과 헤어질 때에 마지막 유언처럼 남긴 고백입니다. 조금 길지만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새번역입니다.

 

18 장로들이 오니, 바울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은, 내가 아시아에 발을 들여놓은 첫날부터, 여러분과 함께 그 모든 시간을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잘 아십니다.

19 나는 겸손과 많은 눈물로, 주님을 섬겼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나는 또, 유대 사람들의 음모로 내게 덮친 온갖 시련을 겪었습니다.

20 나는 또한 유익한 것이면 빼놓지 않고 여러분에게 전하고, 공중 앞에서나 각 집에서 여러분을 가르쳤습니다.

21 나는 유대 사람에게나 그리스 사람에게나 똑같이,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올 것과 우리 주 예수를 믿을 것을, 엄숙히 증언하였습니다.

22 보십시오. 이제 나는 성령에 매여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입니다. 거기서 무슨 일이 내게 닥칠지, 나는 모릅니다.

23 다만 내가 아는 것은, 성령이 내게 일러주시는 것뿐인데, 어느 도시에서든지, 투옥과 환난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24 그러나 내가 나의 달려갈 길을 다 달리고,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다하기만 하면, 나는 내 목숨이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

25 나는 여러분 가운데로 들어가서, 그 나라를 선포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나는 여러분 모두가 내 얼굴을 다시는 보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26 그러므로 나는 오늘 여러분에게 엄숙하게 증언합니다. 여러분 가운데서 누가 구원을 받지 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내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습니다.

27 그것은, 내가 주저하지 않고 여러분들에게 하나님의 모든 경륜을 전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28 여러분은 자기 자신을 잘 살피고 양 떼를 잘 보살피십시오. 성령이 여러분을 양 떼 가운데에 감독으로 세우셔서, 하나님께서 자기 아들의 피로 사신 교회를 돌보게 하셨습니다.

29 내가 떠난 뒤에, 사나운 이리들이 여러분 가운데로 들어와서, 양 떼를 마구 해하리라는 것을 나는 압니다.

30 바로 여러분 가운데서도, 제자들을 이탈시켜서 자기를 따르게 하려고, 어그러진 것을 말하는 사람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31 그러므로 여러분은 깨어 있어서, 내가 삼 년 동안 밤낮 쉬지 않고 각 사람을 눈물로 훈계하던 것을 기억하십시오.

32 나는 이제 하나님과 그의 은혜로운 말씀에 여러분을 맡깁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여러분을 튼튼히 세울 수 있고, 거룩하게 된 모든 사람들 가운데서 여러분으로 하여금 유업을 차지하게 할 수 있습니다.

33 나는 누구의 은이나 금이나 옷을 탐낸 일이 없습니다.

34 여러분이 아는 대로, 나는 나와 내 일행에게 필요한 것을 내 손으로 일해서 마련하였습니다.

35 나는 모든 일에서 여러분에게 본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힘써 일해서 약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리고 주 예수께서 친히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복이 있다' 하신 말씀을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

 

바울은 복음을 전하다 많은 시련을 겪었습니다. 당장 에베소에서도 그가 복음을 전하자 우상을 만들던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켜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바울의 복음을 반대했던 유대인들, 또 유일신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헬라인들, 그 밖에도 많은 사람들의 핍박과 비난을 감내하면서 복음을 전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바울을 포기하지 않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나, 아니면 집집마다 찾아다니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바울은 자신이 3년 동안이나 밤낮 쉬지 않고 눈물로 훈계하였다 고백하고 있습니다. 은이나 금이나 옷을 탐내지 않고, 스스로 돈을 벌면서 에베소 교회 성도들을 섬겼습니다. 진실로 사랑과 복음으로 끈끈하게 매인 관계입니다. (이 말씀을 보면서 저도 우리 성도님들과 이렇게 복음과 사랑으로 끈끈하게 깊이 매인 소중한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 기도했습니다.)

 

말씀은 바울이 이와 같이 이야기를 전한 뒤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기도를 올려드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모두 크게 울면서, 바울의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습니다. 에베소 장로들은 다시 볼 수 없다고 말한 바울의 말 때문에 크게 마음 아파하며 그를 배까지 전송하였습니다.

 

이렇게 헤어진 후에, 바울이 에베소 교회에 보낸 편지가 바로 오늘 말씀 에베소서입니다. 바울은 이들과 헤어진 후에 체포되어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훗날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에서 보낸 편지입니다. 바울은 이 편지를 통해 에베소 성도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무엇인지,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예수님의 몸된 교회가 되어 서로가 하나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온 마음을 담아 편지로 보낸 것입니다. 바울은 이 편지를 통해 놀라운 주님의 사랑을 진실된 마음으로 전했습니다. 그렇게 전한 편지 에베소서는 모든 교회를 위한 가장 값진 보물이 되었습니다. 사랑의 마음이 담긴 목회가 결국 성도를 살리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바울이 끝 인사를 전하는 것이 오늘 말씀입니다. 다같이 21, 22절을 봉독하겠습니다.

 

21 나의 사정 곧 내가 무엇을 하는지 너희에게도 알리려 하노니 사랑을 받은 형제요 주 안에서 진실한 일꾼인 두기고가 모든 일을 너희에게 알리리라

22 우리 사정을 알리고 또 너희 마음을 위로하기 위하여 내가 특별히 그를 너희에게 보내었노라

 

바울은 모든 이야기를 마친 뒤에 덧붙여 오늘 말씀을 전합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는 지금 감옥에 갇혀 있어서, 저 대신에 제가 사랑하는 형제이며, 주님 안에서 진실한 일꾼인 두기고를 대신 보냅니다. 그가 저의 모든 사정을 전해줄 것입니다. 제가 무슨 일을 하는 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저의 형편은 어떠한지를 전해줄 것입니다. 또 제 사정을 알릴 뿐 아니라 여러분들을 위로하고자 두기고를 보냅니다. 제 마음과 뜻을 그가 잘 전해줄 것입니다. 두기고를 통해 힘을 얻으십시오.

 

바울은 자신이 직접 가지 못하는 상황을 전하는 것과 동시에 그를 대신하여 사람을 보내어 그의 사정과 형편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에베소 교회 성도들을 위로한 것입니다. 비록 바울은 타향의 감옥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바울의 마음은 늘 에베소 교회와 함께하고 있었고, 늘 에베소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늘 에베소 교회를 사랑하고 섬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에서 멈춘 것이 아니라 편지를 써서 에베소교회 성도들을 권면하고, 사람을 통해 사정을 전하고 위로를 전한 것입니다. 바울은 감옥에서도 에베소 교회를 위해 목회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바울의 마음을 우리도 서로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바울이 이처럼 최선을 다한 것은 에베소 교회 성도들을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동시에 성도를 가장 사랑하는 방법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온전히 전하는 것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그렇기 때문에 성도들과 끊임없이 목회의 끈을 놓지 않았고, 그 핵심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바울의 마음이 저에게, 그리고 우리 새벽교회 모든 성도님들에게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 또한 만남과 나눔 속에서 자연스럽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나누어야 합니다. 내 곁에 있는 이웃을 깊이 사랑하고, 또 그와의 교제 안에서 예수님을 드러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나님의 우리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시는 지를 깨닫고 그 사랑 안에서 살아가는 자의 기쁨과 감사가 우리의 삶과 만남 속에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진실로 신뢰하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의 평안함과 담대함이 우리의 삶 속에 나타나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로서 함께 즐거워하고, 함께 슬퍼하는 삶의 교제가 있어야 합니다. 십자가와 부활을 아는 사람으로서 늘 자기를 내려놓고 상대방을 높이는 태도가 있어야 합니다. 늘 서로를 환영해주고, 늘 용서와 용납으로 감싸주고 품어주고, 서로의 삶의 상황을 살펴주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그것이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러한 삶 속에서 우리가 나누는 예수님의 이야기, 복음의 이야기, 간증의 이야기가 향기를 발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 이야기 많이 하고, 교회 이야기 많이 하고, 온갖 입바른 소리와 똑똑한 소리를 많이 해도 그 사람이 예수님께 물들어 있지 않으면, 오히려 그 수많은 말들은 반감을 사게 될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늘 하나님의 사랑,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 성령님의 감동케 하심에 늘 우리의 마음을 내어 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보면 바울 사도의 목회의 핵심 역시 사정을 전하고, 위로를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중요한 내용은 편지를 써서 전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두기고를 통해서 자기의 형편과 상황을 직접 말로 전하고, 또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에베소 교회 성도들을 위로하였습니다. 이러한 그리스도 안에서의 교제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또 그 사랑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전해지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입니다. 복음은 전인격적인 교제를 통해 스며드는 것입니다. 사랑의 나눔 속에서 하나님이 전해지는 것입니다. 바울은 에베소 교회에게 끝까지 그러한 사랑을 놓지 않았습니다.

 

우리 새벽교회 성도분들도 서로가 서로에게 이러한 존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우리 성도분들게 그러한 일을 감당하는 목회자가 되길 소망합니다. 우리 성도님들도 서로에게 그러한 존재들이 되어주길 소망합니다. 서로서로의 사정을 알리고, 또 들어주는 사이가 됩시다. 특히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헤아려주고, 품어주고, 사랑해주고, 기다려주는 사이가 됩시다. 위로가 필요할 때 위로해주고,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주고, 서로를 위해 기도해주는 사이가 됩시다. 제가 요즘 쉬는 시간에 보는 영상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두번 올라오는 영상인데, 십분정도 되는 영상입니다. 그 영상이 뭐냐하면 생태 연못을 만드는 영상입니다. 그런데 연못을 만드는 게 참 신기합니다. 깊은 곳에서 얕은 곳까지 다 필요합니다. 물에사는 풀, 이끼, 죽은 통나무, 물벼룩, 작은 새우, 다슬기, 올챙이, 금붕어, 잉어, 심지어 미꾸라지까지 이런 것들이 다 필요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연못을 깨끗하게 만들어주고,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연못을 만들어 줍니다. 우리 교회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 새벽교회라는 연못에 불필요한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가 모두에게 꼭 필요한 사람입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얽혀져 갈 때 우리 공동체는 더욱 아름다운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이제 바울 사도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온 마음을 담아 에베소 교회에 끝 인사를 합니다. 23, 24절 말씀입니다.

 

23 아버지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평안과 믿음을 겸한 사랑이 형제들에게 있을지어다

24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변함 없이 사랑하는 모든 자에게 은혜가 있을지어다

 

마지막으로 남기는 말에는 늘 핵심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담겨져 있습니다. 바울은 끝으로 에베소 교회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 전합니다. 우리 아버지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평안이 있기를 빕니다. 또 믿음과 더불어 사랑을 베풀어주시길 빕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는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큰 선물은 평안입니다. 우리의 인생에는 여러 상황이 닥쳐옵니다. 때때로 우리를 두려움과 불안의 자리로 밀어붙이기도 하고, 분노와 미움과 짜증이 솟아 오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람에게 하나님께서는 평안을 주십니다. 기도하고, 다시 하나님께 주목할 때 우리에게 그 상황을 이겨내는 마음의 평화를 주십니다. 한평생 그 평안 속에 살아가길 기도하는 것입니다.

 

또한 바울은 에베소 성도들을 위해 믿음과 더불어 오는 사랑을 위해 기도합니다. 예수님 믿는 사람에게 깨닫게 하시는 하나님의 선물은 사랑입니다. 특별히 십자가의 은혜를 깊이 깨달은 사람이 알게 되는 것은 사랑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하나님의 사랑을 더욱 깊이 아는 것, 더욱 깊이 느끼는 것, 더욱 깊이 누리는 것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바울 사도는 에베소 교회 성도들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사랑을 더욱 풍성하게 누리길 기도합니다. 이것은 우리 교회 성도들에게도 저에게도 동일하게 필요한 기도입니다.

 

끝으로 바울 사도는 에베소 교회 모든 성도들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변함없이 사랑하길, 그 사랑으로 말미암아 은혜를 누리길 위해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깨달은 사람, 하나님을 깊이 믿는 사람, 그 신앙이 굳건해진 사람은 예수님을 사랑하되 변함없이 사랑하는 사람이 됩니다. 이제 믿음이 흔들리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자기가 수고하고 애쓴 에베소 교회와 그 성도들이 이제 흔들리지 않는 신앙을 가지게 되길 소망했습니다. 그 흔들리지 않는 사랑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길 기도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바울이 소망했던 것처럼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갖게 되길 소망합니다.

 

오늘 말씀을 마무리합니다. 바울은 마지막 인사를 통해 성도의 교제와 성도의 신앙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성도의 교제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하신 것처럼, 삶을 나누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교제입니다. 성도의 신앙은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과 믿음 안에서의 사랑을 누리며 변함없이 주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신앙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사랑을 우리 안에서 누려지고,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놀라운 일들이 우리교회에 늘 충만하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