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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하 14장
12   여인이 이르되 청하건대 당신의 여종을 용납하여 한 말씀을 내 주 왕께 여쭙게 하옵소서 하니 그가 이르되 말하라 하니라
13   여인이 이르되 그러면 어찌하여 왕께서 하나님의 백성에게 대하여 이같은 생각을 하셨나이까 이 말씀을 하심으로 왕께서 죄 있는 사람 같이 되심은 그 내쫓긴 자를 왕께서 집으로 돌아오게 하지 아니하심이니이다
14   우리는 필경 죽으리니 땅에 쏟아진 물을 다시 담지 못함 같을 것이오나 하나님은 생명을 빼앗지 아니하시고 방책을 베푸사 내쫓긴 자가 하나님께 버린 자가 되지 아니하게 하시나이다
15   이제 내가 와서 내 주 왕께 이 말씀을 여쭙는 것은 백성들이 나를 두렵게 하므로 당신의 여종이 스스로 말하기를 내가 왕께 여쭈오면 혹시 종이 청하는 것을 왕께서 시행하실 것이라
16   왕께서 들으시고 나와 내 아들을 함께 하나님의 기업에서 끊을 자의 손으로부터 주의 종을 구원하시리라 함이니이다
17   당신의 여종이 또 스스로 말하기를 내 주 왕의 말씀이 나의 위로가 되기를 원한다 하였사오니 이는 내 주 왕께서 하나님의 사자 같이 선과 악을 분간하심이니이다 원하건대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왕과 같이 계시옵소서
18   왕이 그 여인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바라노니 내가 네게 묻는 것을 내게 숨기지 말라 여인이 이르되 내 주 왕은 말씀하옵소서
19   왕이 이르되 이 모든 일에 요압이 너와 함께 하였느냐 하니 여인이 대답하여 이르되 내 주 왕의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옵나니 내 주 왕의 말씀을 좌로나 우로나 옮길 자가 없으리이다 왕의 종 요압이 내게 명령하였고 그가 이 모든 말을 왕의 여종의 입에 넣어 주었사오니
20   이는 왕의 종 요압이 이 일의 형편을 바꾸려 하여 이렇게 함이니이다 내 주 왕의 지혜는 하나님의 사자의 지혜와 같아서 땅에 있는 일을 다 아시나이다 하니라
21   왕이 요압에게 이르되 내가 이 일을 허락하였으니 가서 청년 압살롬을 데려오라 하니라
22   요압이 땅에 엎드려 절하고 왕을 위하여 복을 빌고 요압이 이르되 내 주 왕이여 종의 구함을 왕이 허락하시니 종이 왕 앞에서 은혜 입은 줄을 오늘 아나이다 하고
23   요압이 일어나 그술로 가서 압살롬을 데리고 예루살렘으로 오니
24   왕이 이르되 그를 그의 집으로 물러가게 하여 내 얼굴을 볼 수 없게 하라 하매 압살롬이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왕의 얼굴을 보지 못하니라

1. 압살롬은 자신의 여동생 다말을 범하고, 그녀를 책임지기는커녕 오히려 문전박대하고 쫓아내어 모욕까지 준 암논을 그냥 둘 수 없었습니다. 압살롬은 2년을 기다린 끝에 복수할 기회를 얻었고, 양털 깎는 잔치를 열어 다른 형제들 앞에서 암논을 죽여버렸습니다. 사실 이러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다윗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했지만, 그는 사실상 이러한 일을 방치하였고, 결국 형제 사이에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비극이 벌어지게 된 것입니다.

2. 압살롬은 암논을 죽이고 난 뒤에 더 이상 이스라엘에 머물러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외할아버지였던 그술왕 달매에게로 도망가 피신하였습니다. 다윗은 암논의 죽음에 크게 슬퍼하였고, 압살롬에게 크게 분노하였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잘못은 되돌아보지 않았고, 이 모든 문제를 감정적으로 대응하였습니다. 그렇게 3여년이 흘러서야, 다윗은 조금씩 그 감정을 누그러뜨리기 시작하였습니다.

3.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다윗의 장군이었던 요압이었습니다. 요압은 이러한 상황이 나라 전체에 안좋은 영향을 가져온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못마땅했던 요압은 이 문제를 해결할 계책을 생각해내었습니다. 요압은 지혜로운 드고아 여인을 한명 데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다윗을 설득할 이야기를 지어, 그녀에게 그대로 전하도록 하였습니다.

4. 그녀는 요압이 가르쳐준대로 다윗에게 이야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저에겐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둘이 싸우다 한 아들이 다른 아들을 죽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형제를 죽인 아들을 내놓으라, 그는 죄를 지었으니 죽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아들마저 죽으면 저는 자식이 한명도 남지 않습니다. 왕이여 도와주십시오. 다윗은 이 이야기를 들은 뒤, 관용을 베풀어 이 아들을 살려주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다윗은 걱정하는 여인에게 걱정하지 말 것을 신신당부 하였습니다.

5. 다윗의 확답을 들은 뒤, 이제, 이 여인은 자신의 속내를 이야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드고아 여인이 다윗에게 전한 이야기는 사실, 다윗의 이야기였습니다. 다윗의 두 아들, 곧 암논과 압살롬에 관한 이야기인 것입니다. 암논이 죽었다고 해서 압살롬까지 버리면, 결국 두 아들을 모두 잃은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려는 이야기였습니다. 드고아 여인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다윗은 관용을 베풀었습니다. 그것이 옳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요압은 드고아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 이처럼 다른 사람의 문제를 바라본 것처럼, 자신의 문제도 똑같이 바라볼 것을 요청한 것입니다. 이제, 자비와 관용을 베풀어 압살롬을 살려주라 요청한 것입니다.

6. 드고아 여인은 다윗왕에게 오늘 14절 말씀을 통해 진심을 다해 요청하였습니다. “우리는 다 죽습니다. 땅에 쏟으면, 다시 담을 수 없는 물과 같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생명을 빼앗지 않으시고 방책을 베푸셔서 비록 내어쫓긴 자라 하더라도 어떻게 해서든지 하나님께 버림받은 자가 되지 않게 하십니다.” 그녀는 하나님의 관용과 은혜를 전하며, 다윗왕이 자신에게 관용을 베푼것도 이러한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일이었음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하나님의 뜻을 아들 압살롬에게도 적용시켜달라 요청하였습니다.

7. 이와같이 설득을 하니 다윗에겐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자신이 이미 드고아 여인에게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를 말했기 때문입니다. 자기의 일이라고 해서, 또 자신의 사적인 감정 때문에 그 선택을 부인할 수는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드고아 여인은 그 선택이 하나님의 뜻에도 합당한 일이라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다윗은 이제 자신이 말했던 데로 압살롬의 귀환을 허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8. 다윗은 드고아 여인의 이야기를 다 들은 후에, 이 계책을 세운 이가 요압인지를 물었습니다. 아마도 다윗은 이 정도의 대담한 계책은 요압 정도밖에 세울 사람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드고아 여인은 모든 상황을 솔직하게 대답하였고, 다윗은 이 이야기를 들은 뒤 요압을 직접 불렀습니다. 그리고 요압에게 압살롬을 데려올 것을 허락하였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끝끝내 예루살렘에 돌아온 압살롬을 직접 만나는 것은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자기가 내뱉은 말이 있었기 때문에 압살롬이 돌아올 것은 허락했지만 아직 감정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압살롬의 얼굴을 보는 것까지는 허락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9. 오늘 말씀에 나타난 다윗의 모습은 인간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윗은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하나님의 뜻인지를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이 그 길로 가는 것을 계속해서 막고 있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마음 속에 무엇이 하나님의 뜻에 옳은 것인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이 무엇인지를 이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마음이 틀어지고 우리 마음이 상했을때 그 길을 갈 수 없게 됨을 우리 자신에게도 똑같이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암논이 죄를 저질렀을 때 그 일을 공의롭게 처벌하지 못했습니다. 자기 아들인지라 이 일을 정의롭게 해결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는 압살롬이 살인을 저질렀을 때에도 사실상 이 일을 수습하지 못했습니다. 도망간 압살롬을 그저 수수방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압살롬을 용서하고 품어야 할 때도 그것을 결단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등 떠밀려서 자기가 내뱉은 말 때문에 그 일을 했습니다. 압살롬이 돌아오고 난 뒤에도, 용서하고 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마음으로 미워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요압의 계책과 드고아 여인의 지혜가 없었다면 다윗은 영영 이 일을 수습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다윗이 이렇게 자신의 일들을 그르친 데에는 자신의 마음을 지혜롭게 품고 행하고 다루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러한 우유부단한 태도는 훗날 더 큰 비극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다윗의 모습은 총명하고 결단력 있던 예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그 이유가 말씀에 잘 나타나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그가 하나님의 뜻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던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가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나님 앞에서 온전히 깨어있지 못할 때, 그의 이제까지의 경험과 앎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그 머리 속에 무엇이 옳은 지, 무엇이 하나님의 뜻인지 다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마음에 가로막혀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항상 겸손한 태도로 우리의 모습을 늘 성찰해야 합니다. 내가 얼마나 주님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지, 내 삶이 얼마나 주님 뜻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지, 내 심령이 얼마나 주님을 갈망하고 있는지, 주님과 깊은 교제를 하고 있는지를 늘 되돌아 보아야 합니다. 일어섰다 싶을 때 넘어질까 두려워해야 하고 잡았다 싶을 때 놓칠 수 있음을 늘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날마다 새롭게, 늘 새롭게 주님을 붙들고 살아가야 합니다. 이렇게 우리가 주님과 함께할 때에만 우리는 다윗과 같이 실수를 범하지 않고 온전히 설 수 있을 것입니다. 오직 주님과 친밀한 관계 속에서 주님과 깊이 교제할 때에만 우리는 우리의 신앙을 주님의 뜻에 합당하게 세워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10. 오늘 말씀을 기억하며 이와 같이 기도합시다.

 

하나님 아버지, 오늘도 새로운 말씀으로 우리를 새롭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하나님 오늘 말씀 속의 다윗을 통해 우리를 되돌아봅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요, 하나님께서 세우신 위대한 믿음의 왕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역시 믿음의 삶에 실패할 때가 있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정의와 공의를 따르지 못할 때가 있으며, 하나님의 뜻보다는 자신의 감정에 따라 갈 때가 있었음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그의 잘못이 더 큰 비극을 가져오게 되었음을 또한 보았습니다.

하나님, 우리가 다윗의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 자신의 모습을 먼저 살피는 지혜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우리의 마음을 붙잡고 있는 감정과 분노가 있다면 그것을 녹여주시고, 우리의 생각을 어지럽히는 죄악과 연약함이 있다면 주님의 거룩함과 능력으로 우리를 인도하여 주옵소서. 늘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을 붙들고 살아가게 하시고, 오직 성령 충만함 안에서 선한 길로 나아가게 하여 주옵소서. 우리가 날마다 주님과 동행함으로 우리의 삶 속에서 잘못된 고리가 있다면 끊어지게 하시고, 오히려 선하고 거룩한 역사가 우리 가운데 이루어지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오직 주님의 사랑과 용서와 평화가 넘치는 삶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