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2022.09.11. 주일예배 설교. 고린도 전서 7장 17~14절)
고린도전서 7장
17 오직 주께서 각 사람에게 나눠 주신 대로 하나님이 각 사람을 부르신 그대로 행하라 내가 모든 교회에서 이와 같이 명하노라
18 할례자로서 부르심을 받은 자가 있느냐 무할례자가 되지 말며 무할례자로 부르심을 받은 자가 있느냐 할례를 받지 말라
19 할례 받는 것도 아무 것도 아니요 할례 받지 아니하는 것도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하나님의 계명을 지킬 따름이니라
20 각 사람은 부르심을 받은 그 부르심 그대로 지내라
21 네가 종으로 있을 때에 부르심을 받았느냐 염려하지 말라 그러나 네가 자유롭게 될 수 있거든 그것을 이용하라
22 주 안에서 부르심을 받은 자는 종이라도 주께 속한 자유인이요 또 그와 같이 자유인으로 있을 때에 부르심을 받은 자는 그리스도의 종이니라
23 너희는 값으로 사신 것이니 사람들의 종이 되지 말라
24 형제들아 너희는 각각 부르심을 받은 그대로 하나님과 함께 거하라
1. 성도 여러분, 여러분은 사람이 바뀌는 것을 믿으십니까? 제가 이십대이던 시절에 제 아버지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람은 철들고 나면 정말 안바뀌는 것 같다. 저의 아버지께도 사업을 하셨는데, 사람들을 오랜세월 많이 만나면서 그런 생각이 드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삼십대이던 시절에 아버지께서 말을 바꾸셨습니다. 사람의 천성은 유전자에 박혀있는 것 같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것 같다라고 하셨습니다. 정말정말 안바뀌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성도님들은 이러한 말에 동의하십니까?
2. 사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 말에 동의해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성경의 역사는 끊임없이 사람이 뒤바뀌는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믿던 사람들 죽이던 사울이 예수님 전하는 사도로 변한 역사, 무식하고 교만했던 시몬이 지극히 겸손함으로 교회와 주님을 섬긴 베드로로 변한 역사, 아버지와 형들 마저도 무시했던 요셉이 모든 이들을 포용한 요셉으로 변한 역사, 이 밖에도 성경 안에는 진실로 변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기독교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신앙고백서로 불리는 ‘고백록’이라는 책도, 그 저자인 아우구스티누스가 변화되는 과정을 쓴 이야기입니다. 기독교 신앙은 진실로 사람이 완전히 변하는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3. 그런데, 문제는 성경의 이야기나 기독교 역사의 이야기가 그렇다 할 지라도, 우리 주변의 사람들은 전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아니 주변 사람은 고사하고, 내 자신만 보더라도 정말 사람이 바뀌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성경의 이야기, 역사의 이야기는 너무 멀리 있고, 내 삶에서 부딛히는 사람들, 그리고 내 자신은 너무나 가깝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4. 사람이 변하는 데에는 두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마음이 변화해서 겉모습이 변화되는 것이요, 두번째는 겉 모습이 변화되서 마음을 바꾸는 것입니다.
5. 보통 사람들이 처음 시도해보는 것은 마음을 바꿔먹는 것입니다. 의지를 가지고 나를 바꿔보겠다는 시도를 합니다. 서점에 가서 자기계발서 코너에 가면 이처럼 마음을 바꿔 먹자는 이야기로 가득차 있습니다. ‘멘탈이 바뀌어야 인생이 바뀐다.; ‘통찰의 시간’ ‘나는 나를 바꾸기로 했다.’ ‘멘탈이 강해지는 연습’, 이런 책들이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책들이 계속 나오는 것은 그만큼 이것이 어렵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속담이 있는데, 정말 마음이 마음대로 되면 마음 쓸일이 없을 것입니다. 사람이 안바뀐다는 것은 결국 마음이 안바뀐다는 것을 뜻합니다.
6. 그래서 사람들이 다음으로 시도하는 겉은 겉 모습을 바꿔서 마음을 붙드는 것입니다. 이것은 첫번째 시도보다는 조금 더 쉽습니다. 수많은 예절, 매너, 규칙, 법도 등이 이러한 사람의 속성을 잘 이해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혜가 생기고 경륜이 생기면, 먼저 겉 모습을 다스리려는 노력을 훨씬 더 많이 하게 됩니다. 겉 모습을 다스려 마음까지도 지켜내는 것입니다.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누르고 겉모습, 곧 삶의 자세를 절제하고 통제하고 다스리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 옷을 잘 바꿔 입듯, 상황과 목적에 따라 자신을 잘 변화시키는 모습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철들었다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7. 그런데, 이것에는 늘 한계가 있습니다. 겉모습의 변화가 우리의 속 마음을 온전히 바꾸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겉모습을 통해 속마음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겉 모습만 그럴 듯하게 꾸며내는 것입니다, 얼굴이 웃음으로서 마음까지 웃어져야 하는데, 얼굴만 웃고 마음을 우는 모습이 되는 것입니다. 마치 가면을 쓰는 것처럼,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예의와 공손을 배워 다른 사람을 섬기는 마음을 갖고자 한 것인데, 겉으로만 공손할 뿐 실제로는 상대를 귀히 여기는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그저 형식적인 사람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겉은 그럴싸한 사람이 되는데, 마음은 여전히 옛 모습 그대로 가득차 있고, 때때로 바닥이 드러나게 될 때 옛 모습은 튀어나오게 되곤 하는 것입니다.
8. 이처럼 변화되지 못하는 존재가 바로 우리들인 것입니다. 바울은 로마서 7장에서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를 비참하다고 고백하면서, 자신은 선을 행하려고 하지만, 늘 원하지 않는 악을 행하게 된다고 고백하였습니다. 얼마나 사람이 변화할 수 없는 지를 고백하는 것입니다.
9. 제가 좋아하는 찬양이 있습니다.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낮에 해처럼 밤엔 달처럼 그렇게 살 순 없을까 욕심도 없이 어둔 세상 비추어 온전히 남을 위해 살 듯이 나의 일생에 꿈이 있다면 이땅에 빛과 소금되어 가난한 영혼 지친 영혼을 주님께 인도하고픈데 나의 욕심이 나의 못난 자아가 언제나 커다란 짐되어 나를 짓눌러 맘을 곤고케하니 예수여 나를 도와 주소서
예수님처럼 바울처럼 그렇게 살순 없을까 남을 위하여 당신들의 온몸을 온전히 버리셨던 것처럼 주의 사랑은 베푸는 사랑 값없이 그저 주는 사랑 그러나 나는 주는 것보다 받는 것 더욱 좋아하니 나의 입술은 주님 닮은 듯하나 내 맘은 아직도 추하여 받을 사랑만 계수 하고 있으니 예수여 나를 도와 주소서
10. 이 찬양의 가사처럼, 정말 주님 뜻대로 살고 싶은데 변하지 못하는 모습이 우리의 참 모습인 것입니다.
11. 참으로 우리의 마음은 묘합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켜 주시고 새롭게 하길 원하는 마음이 있지만 동시에 내 마음과 내 주장을 바꾸고 싶지 않는 마음이 동시에 있습니다. 사랑하고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동시에 저 사람을 계속 미워하고 싶은 마음이 함께 있습니다. 나누고 베풀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동시에 움켜쥐고 싶은 마음이 함께 있습니다. 변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또 그러기 싫은 마음이 함께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단단한 문으로 닫혀 있어서, 매번 주님을 맞아들이길 망설이는 것이 우리들입니다.
그리고 주님을 붙들고 변화를 결단했다 하더라도, 매번 다시 미끄러지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12. 이렇게 변화를 하려다가 실패를 하게 될 때, 또는 변화는 하고 싶지 않은데 그럴듯한 모습을 보이고 싶을 때 우리가 눈을 돌리는 길이 있습니다. 바로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을 바꾸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에서 고린도교회의 성도들은 이러한 함정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할례를 받으려 하였습니다. 어떤 사람은 믿지 않는 이방인 출신의 아내를 버리려 하였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신분을 바꾸려 하였습니다. 이러한 것으로 자신의 신앙을 증명하고, 이러한 것으로 성도들의 인정을 받으려 한 것입니다.
13. 그러나 바울은 이러한 것들이 우리를 진정으로 바꾸지 못한다는 것을 선포하였습니다. 그러한 것들은 때때로 중요할 수 있지만,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치고자 하였습니다. 성도가 변화되기 위해 정말로 중요한 것은 오직 단 하나 뿐입니다. 그것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거하시는 것 뿐입니다.
14. 예전에 아마겟돈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커다란 운석이 지구로 날라오고 있어서 곧 모두가 멸망하게 될 것이라는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사실, 과학적으로 보면 조금 허무맹랑한 영화이긴 하였습니다. 그런데, 운석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이야기를 하는데 한 과학자가 이러한 제안을 하였습니다. 돌에 핵미사일을 쏘면 겉만 부서질 뿐입니다. 그런데 깊이 파서 속에서 터트린다면, 완전히 부서져 버릴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보면서 우리들도 이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마음 속 가장 깊은 곳에서 우리 예수님이 폭발을 일으키셔야 우리는 완전히 새로워질 수 있는 것입니다.
15. 우리는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먼저 우리 주님을 진지하게 믿겠다는 결단을 해야 합니다. 예수를 믿는 것이 그저 내 삶의 일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속 깊은 곳으로 주님을 초대하고, 주님을 내 삶의 주님으로 모시는 일이라는 것을 진지하게 받아 들여야 합니다. 나를 창조하시고, 나를 가장 사랑하시고, 나를 가장 잘 아시는 그 분을 믿고 따르는 일에 진지하게 모든 것을 걸어야 합니다.
16. 둘째로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진지하게 들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는다는 그 말씀,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라는 그 말씀, 우리의 죄를 위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는 그 말씀, 하나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주셨고,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으며, 영생을 얻게 되었다는 그 말씀, 이와 같은 복음의 말씀을 진지하게 들어야 합니다. 동시에 이 말씀들이 내 안에서 살아있는 말씀이 되도록, 믿겨지는 말씀이 되도록, 성령님을 구하여야 할 것입니다.
17. 셋째로 주님이 말씀하신대로 우리의 삶을 결단하며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삶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가장 귀한 것을 소중히 여기며, 주님의 뜻대로 사랑하며 살기를 결단해야 할 것입니다. 이 일들을 위해 주님 바라보며 기도하고, 이 일들을 위해 작은 일에서도 실천하며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18. 이 모든 것들을 통해 우리는 우리 예수님께서 우리의 참된 주님이 되도록 그 자리를 내어 드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일을 위해 집중하며, 동시에 이 일을 위해 늘 간구하고 의지햐 할 것입니다.
19. 그렇게 우리의 마음 속 가장 깊은 자리를 주님께 내어 드린다면, 주님은 우리를 바꾸실 것입니다. 예전의 어그러진 나는 점점 죽어질 것이요, 주님이 새롭게 빚으신 새로운 나는 점점 더 살아나게 될 것입니다. 죄악과 헛된 길들을 찾아가며 멸망해가던 나는 점점 사라질 것이요, 주님의 영광과 은혜를 따르는 새로운 나는 점점 피어날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은 주님의 생명과 사랑을 드러내는 인생이 될 것요, 우리가 가는 곳마다 참된 주님의 복이 들어설 것입니다. 어떠한 상황과 형편에서든지 우리는 주님의 거룩함을 드러내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노사인보드) 이러한 놀라운 삶으로 변화되는 우리 모두가 되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