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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은 지혜로운 왕으로 유명합니다. 그러나 솔로몬의 지혜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이해하려는 시도는 부족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솔로몬의 지혜가 부귀와 영화를 가져다 주는 재능으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솔로몬이 비록 크게 국가를 번영시켰다 하더라도, 솔로몬의 지혜를 이러한 처세나 경영의 능력으로만 이해해서는 안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솔로몬의 지혜는 그러한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에게 지혜와 총명을 주시며 앞으로도 이후로도 이러한 지혜를 가진 자가 없을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그의 지혜가 세속적인 차원의 지혜라 한다면, 훨씬 부강하고 번영한 나라를 만들었던 수많은 제국의 황제들 앞에서 솔로몬의 지혜가 최고라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솔로몬의 지혜는 그가 처한 상황과, 하나님께서 이전의 왕들과 어떠한 관계를 맺으셨는지를 살펴보면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솔로몬은 다윗왕의 첫째 아들이 아니었습니다. 또 가장 많은 백성들의 지지를 받는 왕도 아니었습니다. 용모가 준수하지도 않았습니다. 심지어 그는 다윗왕이 범죄하여 만난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의 아들이었습니다. 심지어 다윗왕이 죽을 때에 나이도 어렸습니다. 솔로몬은 정통성도 부족하였고, 실력이나 상황을 살펴볼 때 여러 가지 면에서 참 불리하였습니다. 실제로 형제 중 준수하고 능력이 좋았던 아도니야는 반란을 일으키기도 하였습니다. 뛰어난 장수 요압과 제사장 아비아달은 반란군에 속하였지요. 선지자 나단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다윗왕이 적극적으로 밀어주지 않았다면 솔로몬은 왕이 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솔로몬은 왕이 되었습니다. 만일 그가 일반적인 왕이었다면 군사력을 키우고, 대중들의 인기를 끌 수 있는 정책을 실시하였을 것입니다. 그것을 통해 왕권을 강화하여 나갔을 것입니다. 그러나 솔로몬은 왕이 된 후에 기드온에 가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습니다. 그는 사울을 통해서, 그리고 아버지 다윗을 통해서 왕의 권위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하나님 앞에서 겸손한 사람이었습니다. 솔로몬은 하나님께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요, 자신은 하나님 앞에서 작은 아이에 불과하다는 고백을 할 수 있었습니다. 솔로몬은 자신이 왕으로서 바르게 재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나님의 지혜가 필요함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듣는 마음을 주실 것을 간청하였습니다.

  

사울왕은 자신이 하나님의 일을 대신하려 하였을 때 실패하였습니다. 다윗왕도 자신의 욕망이 하나님의 뜻을 넘어섰을 때 범죄하고 말았습니다. 다만 다윗왕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내려놓고 회개하였고 그 결과 용서받을 수 있었습니다. 왕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하나님 앞에서 겸손히 그 뜻을 행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자리에서 하나님을 대신하여 백성들을 다스릴 때에 온전히 자신을 내려놓고 하나남의 말씀을 들어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하는 것이 바로 왕의 역할이었습니다. 솔로몬은 이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솔로몬에게 있어서 지혜는 듣는 마음이었습니다. 곧,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백성들의 삶을 듣는 것이 지혜였습니다. 솔로몬은 자신이 이러한 기도를 드렸을 때 이미 지혜로운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것을 마음에 들어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뜻에 온전히 합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듣는 마음을 구한 솔로몬에게 구하지 않은 부귀와 영광도 허락하셨습니다. 이러한 듣는 마음이 있다면 국가에 번영과 정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솔로몬은 그러나 말년에 이 듣는 마음을 잃어버려 우상숭배를 용인하고 말았습니다. 나라는 번영하였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 범죄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의 아들 르호보암도 장로들의 말을 듣지 않아 나라의 분열을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듣는 예수님께서 참된 지혜를 보여주셨습니다. 듣는 마음이 곧 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