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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언은 지혜의 말씀을 모아놓은 일종의 묵상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아이에게, 선생님이 제자에게 마땅히 해야 할 바를 가르치고, 삶을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가르쳐주는 말씀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잠언집은 오늘날의 처세술이나 자기계발서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책들과 잠언이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잠언은 그 지혜가 궁극적으로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는 점입니다. 잠언은 지혜가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아는 것임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시고,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이의 아름다운 관계를 창조하셨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질서 안에서 사랑과 생명을 나누는 관계였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타락이후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판단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나님을 모르고, 이웃을 모르며, 자연을 포함한 모든 피조세계를 모르는 삶을 살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랑도 파괴하고 생명도 파괴하는 삶을 살게 된 것입니다. 

  

사람의 죄는 선한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파괴하였습니다. 사람은 어떠한 일에서든지 더 이상 온전히 선한 결과를 이루어 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아무리 정보가 많고 지식이 많아도 그것을 온전히 선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곧 지혜가 파괴된 것입니다. 오늘날 수많은 지식이 넘쳐나도 근본적으로 선한 세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이러한 지혜가 사라진 결과입니다. 사람들은 지식을 통해 욕망을 채우고, 지식을 통해 자신의 힘을 키워나갑니다. 지식을 통해 강한 무기를 만들어 전쟁을 일으키고, 지식을 통해 남의 것들을 더욱 교묘하게 빼앗아 갑니다. 지식을 통해 더 많은 자연을 파괴하고, 지식을 통해 하나님을 더욱 대적합니다. 지혜가 없는 사람들에게 지식은 오히려 더욱 큰 악의 도구가 되고 말았습니다.

  

잠언은 이러한 근본적인 삶의 방식의 전환을 우리에게 요구합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사람과 자연과의 관계에 있어서 비틀어진 관계의 회복을 요구합니다. 무엇보다 사람과 하나님과의 관계의 회복을 요구합니다. 잠언은 궁극적인 지혜는 곧 자기중심성을 내려놓고 하나님 중심성을 회복하는 것임을 말씀합니다. 잠언은 이 지혜가 사람을 살리고, 사람이 하나님께서 원하신 창조의 원래 뜻에 맞게 살아갈 수 있게 할 수 있음을 선포합니다. 지혜 있는 사람은 하나님의 알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며, 하나님의 뜻에 따라 모든 삶과 관계를 회복합니다. 우리는 지혜를 통해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식을 알고,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알게 됩니다.

  

지혜는 이제 예수 그리스도가 되었습니다. 잠언 1:20에 나타난 ‘지혜가 부른다’는 표현은 이제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를 부른다는 표현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분의 삶을 통해서, 십자가의 고난과 부활의 영광을 통해서 지혜가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지혜는 하나님의 사랑에 반응하여 온전히 자신을 내려놓음으로서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안에서 참된 사랑과 생명이 회복되고 하나님, 이웃, 자연과의 관계가 온전히 회복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 온전한 지혜가 되셨습니다. 

  

우리가 지혜를 얻는 다는 것은 이렇게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말씀을 통해서, 예수님을 통해서 하나님을 온전히 아는 것을 의미합니다. 곧 하나님 나라를 사는 것입니다. 이 지혜가 우리 안에 온전히 충만해질 때 우리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