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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은 남유다가 멸망할 즈음 바벨론으로 끌려온 사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니엘은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와 도움으로 거대 제국에서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이례적인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의 세계를 통일한 페르시아 사람들에게 유대사람은 보잘 것 없는 변방의 이방인에 불과했습니다. 다니엘은 한 평생 소외된 민족, 열등한 민족, 멸망한 나라의 백성이라는 정체성 속에서 살아갔을 것입니다. 비록 가시적인 지위는 높아 보였을지라도 그는 당대의 주류 문화 속에서 늘 위협과 소외, 멸시, 경계를 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페르시아의 주류 관리들은 다니엘을 달가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우월의식과 경계심은 자연스럽게 그를 제거하려는 계획으로 드러났습니다. 다니엘의 정적들은 다니엘을 제거하는 데 있어, 다니엘이 자신의 고향에서부터 가져온 그의 신앙을 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들이 보기에 멸망한 왕국의 신을 믿는 다니엘의 신앙은 비루해보였을 것입니다. 페르시아의 찬란한 문화와 종교를 수용하지 않는 다니엘의 모습은 그들의 우월감과 교만함을 자극하였습니다. 자신들을 따르지 않는 사람, 자신들의 문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 자신들의 세계에 고개를 숙이지 않는 사람에 대한 주류사회의 폭력은 늘 있어왔습니다. 오랜 역사동안 사람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우상으로 만들고, 그 우상을 따르지 않는 사람을 억압하고 제거하는 일을 쉽게 저지르고 정당해 왔습니다. 그들은 다니엘의 자신들을 따르지 않는 모습을 거부하고 그를 제거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들은 황제를 자극하였습니다. 거대한 제국을 이끌어 가야하는 그의 책임감을 자극하였습니다. 제국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강한 힘의 집중이 필요합니다. 그 힘이 우상이 되어야 하고, 그 우상은 절대화되어야 합니다. 황제가 자기를 높이고, 자신을 신격화 하고, 자기를 숭배하도록 하는 것은 거대한 제국이 안정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관리들은 이점을 상기시키고, 이것이 모두의 안정을 위해서 꼭 지켜져야 할 것임을 강조하였습니다. 관리들은 페르시아와 메대의 법은 바뀔 수 없음을 강조하며 황제를 강요하였습니다.
  
다니엘은 이러한 관리들의 음모를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나님을 따르던 방식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생명의 근원이 제국의 번영에도, 안정에도, 힘에도 있지 않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니엘은 번영과 안정, 권세를 위해 사람을 거리낌 없이 죽이는 제국의 문화를 거부하고 오히려 자신의 생명을 비워서라도 하나님을 따르는 기도의 삶을 따르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가장 약한 사람을 들어서 가장 귀한 일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의 방법을 신뢰한 것입니다.
  
다니엘의 결심은 죽음의 길로 이어졌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방식은 다니엘을 살려둘 수 없었습니다. 다니엘은 사자 굴에 던져졌고, 가장 강한 힘을 가진 동물, 권세의 상징인 사자에게 먹히는 운명에 처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다니엘과 함께 하셨습니다. 천사를 보내시어 사자의 입을 막았고, 그를 살려주셨습니다. 오히려 힘과 권력을 위해, 자신들의 우상을 지키기 위해, 거짓 안정과 거짓 평화를 위해 생명을 죽이기를 서슴지 않았던 페르시아의 관리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폭력의 덫에 스스로 빠져 죽고 말았습니다. 말씀은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뼈까지 부서졌다 말하고 있습니다. 생명을 건 다니엘의 믿음은 황제의 고백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참된 생명이 하나님께 있고, 참된 길이 하나님으로 가는 길임을 절대 체제의 수장의 입을 통해 고백하게 한 것입니다. 이 모습은 십자가에 생명을 던져 인류를 구원한 예수님과 로마 백부장의 고백과 매우 닮아 있습니다. 우리 모두 이 길을 가야할 것입니다. 욕망과 안정만을 추구하는 길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뜻을 따라 자신의 삶을 내어드리는 그 길이 오늘 우리에게 다니엘을 통해 보여주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