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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는 니느웨의 타락을 보다 못해 요나를 부르셨습니다. 니느웨는 당대 막강한 군사력과 잔인함을 보여주었던 앗수르(아시리아)의 수도였습니다. 요나는 여로보암 2세 때의 선지자로서 아직 이스라엘 백성들이 앗수르로부터 직접적인 고통을 당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앗수르는 점점 더 강성해지고 있었고, 그들의 악독함은 하나님께 상달될만큼 점점 커지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앗수르의 성장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훗날 북이스라엘은 앗수르에 의해 멸망당하였습니다.) 
  
요나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 가운데에 하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북이스라엘 사람이었던 요나는 앗수르가 성장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지금 그들의 죄악으로 인해 하나님께 심판을 받고 멸망한다면, 훗날의 화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훗날의 역사를 볼 때 이러한 요나의 판단은 정치적으로 정확한 판단이었습니다. 요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을 내켜하지 않았고, 어쩔 수 없이 그 길을 가게 되면서도 내내 마음 속에 불편함과 분노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심지어 하나님께서 니느웨를 구원한 이후에도 하나님께 빈정거리며, 싫어하고 성내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요나는 자신의 정확한 판단을 믿었고, 하나님의 방법과 방식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요나를 니느웨로 보내신 것은 비단 니느웨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요나, 나아가 모든 이스라엘 백성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요나를 보내시며 요나와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시고자 하였습니다. 요나가 하나님께 화를 낸 것은 비단 정치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요나가 하나님께 화를 낸 것은 궁극적으로는 신앙적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요나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이 오직 이스라엘의 하나님이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자신들만을 지켜주고, 자신들만을 번영시켜주며, 자신들의 뜻만을 보호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동시에 이방인들과 이방의 나라들은 하나님의 저주를 받은 곳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자신들의 생각과 판단 안에, 율법과 교리 안에, 자신들의 손아귀 안에 두고 싶어 했습니다. 하나님을 소유하고 그 안정감을 누리고 싶어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욕망과 탐욕, 죄악과 부조리를 저질렀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과의 만남이 없었고, 사랑이 없었으며, 하나님의 뜻을 들을 마음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깨우치기 위한 하나님의 방법은 그들의 우상을 부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우상이 되어버린 성전과 나라, 왕들과 율법들을 무너뜨렸습니다. 또한 자신의 생각과 욕망에 갖혀버린 이스라엘 백성들을 깨우치기 위해 그들이 철썩같이 믿고 있던 것들을 무너뜨린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바벨론의 포로가 되게 하신 것, 의인의 고난과 악인의 형통을 바라보게 하신 것, 그리고 이방 민족을 사랑하시고 구원하게 하신 것 모두가 그러한 하나님의 사랑을 바라보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요나에게 행하신 일 역시 이러한 사랑의 표현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요나를 부르시고, 요나에게 하나님의 일을 맡기심으로 오히려 요나의 우상을 무너뜨리고 요나를 회개케 하셨습니다. 이제껏 요나가 가진 생각의 한계를 깨뜨림으로서 요나에게 하나님의 사랑의 무한함을 가르치시고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알게 하셨습니다. 
 
요나를 통한 하나님의 일하심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온전히 드러났습니다. 예수님은 모든 인간의 생각과 한계를 넘으셨습니다. 율법과 제도의 노예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놀라운 사랑으로 해방시켰습니다. 십자가로 인간의 모든 우상들을 무너뜨리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요나의 기적 외에는 보일 기적이 없다고 말씀하시며, 요나가 죽음을 경험하고 하나님의 뜻을 깨달아갔던 것처럼, 십자가의 죽음으로 하나님의 생명을 드러내셨습니다. 우리 또한 신앙의 이름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우상들을 만들어가곤 합니다.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그 십자가위에서 우리의 생각과 우상을 내려놓고, 매순간 하나님께서 은총으로 주시는 사랑을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