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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헌신, 교회의 헌신, 어린이의 헌신 (2014.10.12.아동부 헌신예배 설교)


로마서 5장


8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지난 수요일은 하늘에 특별한 달이 뜨는 날이었습니다. 다들 저녁에 달 보셨습니까? 바로 붉은 달이 뜨는 날이었습니다. 이 달은 우리가 잘 아는 월식현상 때문에 생기는 달이었습니다. 달이 밝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 알다시피 달이 스스로 빛을 밝히기 때문이 아닙니다. 달은 가까이에서 보면 돌로만 되어있는 별입니다. 그런데도 달이 밝은 이유는 바로 강렬한 햇빛이 달에 반사되어 비추기 때문입니다. 동그란 달에 햇빛을 모두 받아 비추면 보름달, 반절만 비추면 반달, 조금만 비이면 초승달, 그믐달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지난 주 수요일에는 햋빛을 지구가 막아버렸습니다. 지구의 그림자 속에 달이 쏙 들어가 버렸습니다. 우리가 손으로 해를 가리면 얼굴이 어두워지는 것처럼 달도 어두어져 버렸습니다. 빛이 조금밖에 없기 때문에 붉은 모습의 달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이 달을 보면서 한 가지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아 우리 아동부 어린이 한사람 한사람이 이와 같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어린이는 우리의 거울입니다.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보고 배우기 때문입니다. 달이 햇빛의 양에 따라 그 모양이 변하고, 심지어 붉게 변해버리기도 하듯이, 우리 아이들도 우리가 어떤 빛을 비추냐에 따라 그 빛깔이 정해져 버리는 것입니다. 아이들 앞에서는 모든 행동, 말투 하나하나를 조심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정말 빨리 잘 배우기 때문입니다. 말투도 생각도 표정도 모두 그대로 복사해 버립니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오히려 우리가 어떤 어른인가 되돌아 보게 되고, 아이들 앞에서의 삶을 엄중하게 되돌아보게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사실 우리 모두는 어른으로서 우리가 아이들에게 바른 빛을 비추고 있는지, 혹 비켜 비추고 있지는 않은지, 오히려 빛을 가리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매년 아동부는 일 년에 한 차례씩 아동부 헌신예배를 드려왔습니다. 그리고 헌신예배를 스스로 헌신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져왔습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사회도 보고, 기도도 하고, 찬양과 율동도 함으로서 우리가 교회 앞에서 헌신하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제 스스로 헌신할 수 있음을 고백하는 시간을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문득 그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헌신 역시 곧 우리가 드리는 헌신의 모습의 거울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달과 같이 우리의 행동 뿐 아니라 우리의 생각, 우리의 감정, 우리의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그대로 배우고 따라합니다. 헌신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이 하는 헌신은 곧 우리가 섬기는 모습, 우리의 헌신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헌신의 모습을 갖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헌신을 해야 합니다. 우리의 헌신이 없다면 아무리 많은 아동부 헌신예배를 하더라도 아동부 아이들에게 참된 헌신을 가르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모습은 여전히 부족한 모습입니다. 다른 사람을 보기에 앞서 제 자신은 하나님께 온전히 헌신하고 있는가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헌신을 가르치기에 저의 헌신은 턱없이 부족하였습니다. 나아가 내 스스로 열심히 노력한다면 온전한 헌신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 하는 질문을 던졌을 때 내가 온전히 헌신할 수 없는 부족한 사람이구나 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미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육체는 연약하고 나약해서 헌신을 온전히 할 수 없습니다. 우리 안에는 사랑이 부족하고 믿음이 부족하여 설사 최선을 다해 섬기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 마음이 온전하지 못할 때가 너무도 많습니다. 몸과 마음 어느것 하나 온전한 헌신을 드리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우리 또한 아이들과 조금도 다를 바 없이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는 달과 같은 존재입니다. 이 때 주님께서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을 다같이 봉독하겠습니다. 


8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우리가 달과 같은 존재라면, 우리를 빛나게 하시는 이는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우리가 아무런 빛을 내지 못하는 돌맹이와 같은 존재일 때, 곧 죄인 되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빛이 되어주셨습니다. 이러한 우리를 위해 스스로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확증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빛, 그 놀라운 광선이 우리를 온전히 비추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우리에게 놀랍게 비추이게 된 것입니다. 회색빛깔 돌들이 햇빛으로 찬란한 은빛보석과 같이 빛나게 된 달처럼 우리도 그렇게 변화된 존재가 된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일 아이들이 우리의 거울이기만 하다면 아이들이 온전히 성장하는 소망을 갖기가 참 어렵습니다. 저희와 같이 부족한 전도사, 교사, 부모님을 통해 우리 아이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기가 참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빛이 되어주신 것처럼, 우리 아이들에게도 빛이 되어주실 것입니다. 아이들은 우리의 거울인 동시에, 곧 예수 그리스도의 거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희망이 있습니다. 아직은 연약해보이고, 부족해보이고, 어리석어 보일지 몰라도 우리 아이들 한 존재 한 존재는 하나님의 영광 가운데에서 자라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헌신은 참 부족하여 아이들에게 온전한 헌신을 가르쳐줄 수 없지만, 아이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헌신을 보며 스스로 헌신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되었을 때에 예수님께서 죽으심으로 사랑을 확증하셨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에게도 사랑을 확증하셨습니다. 우리는 이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아동부 헌신예배는 그래서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헌신을 경험하는 예배여야 합니다. 그 하나님의 헌신이 우리에게 희망이 되었다 선포하는 예배이어야 합니다. 그 하나님의 헌신이 교회를 살리고, 아동부를 살리고, 각 가정을 살리고, 그 모든 살림 가운데에 우리 아이들을 살려내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그래서 아이들에게 우리의 헌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헌신을 헌신적으로 보여주는 곳입니다. 예수님의 헌신이 우리 아이들의 마음 가운데 비추일 수 있도록 묵묵히 그림자가 되고, 통로가 되고, 거름이 되는 곳입니다. 저와 우리 교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온전히 예수님의 헌신이 드러나도록 우리의 헌신을 헌신적으로 내려놓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 임한 그 기쁨과 감격이 바로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임을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아동부 아이들이 하나님의 헌신을 온전히 경험할 때 비로소 우리 아이들이 기꺼이 헌신의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


오늘 예배 시작전 부른 찬양은 아동부에서 가장 많이 부르는 찬양입니다. 그 사랑이라는 찬양입니다. 이 찬양에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 놀라운 헌신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변함이 없으십니다. 거짓이 없으십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약한자를 무시하지 않고 귀하게 쓰시는 사랑입니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고,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않으십니다. 우리 가장 작은 어린 아이들부터 백발의 노년에 이르기까지 모두 품으시는 사랑입니다. 성실하신 사랑입니다. 그 사랑은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를 위해 죽으신 사랑입니다. 기꺼히 자기 몸을 내어 십자가에 달리신 사랑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또한 살리시기 위해 다시 부활하신 사랑입니다. 이 사랑은 죽음도, 생명도, 천사도, 어떤 권세도, 현재일도, 장래 일도, 어떤 능력도, 높음도, 깊음도, 어떤 피조물도 끊을 수 없는 사랑입니다. 이 사랑이 우리 아이들의 마음 속에 알알히 박힐 때 우리 아이들이 예수 따라 갈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제 이 하나님의 헌신을 비추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 자신을 위해 하나님의 헌신을 비추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다른이들에게 헌신을 강요하기에 앞서 내가 먼저 헌신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 끊임없이 하나님의 헌신을 바라보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말씀을 통해서, 기도를 통해서, 찬양을 통해서, 우리의 삶을 통해서 끊임없이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깨닫고, 그 사랑으로 오늘 나를 어떻게 구원하셨는지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 기쁨 가운데 살아갈 때 우리는 비로소 기쁨의 헌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오늘날 교회에는 월식에 들어간 달과 같은 사람이 참 많습니다. 빛을 비추기는 하되 밝은 빛이 아닌 붉고 힘이 없는 빛만 비추고 있습니다. 빛을 비추기는 하되 그 빛에 힘이 하나도 없습니다. 빛을 비추기는 하되 이웃에게 해를 끼치는 빛을 비출때도 있습니다. 오늘 우리 아이들과 함께, 아동부와 함께 하나님의 참된 빛을 바라보고 참 기쁨의 빛을 비추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