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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19:1-16 (2016.03.23. 아침묵상)

category 묵상/요한복음 2016. 3. 23. 08:30

<말씀>

요한복음 19장

1    이에 빌라도가 예수를 데려다가 채찍질하더라 

2    군인들이 가시나무로 관을 엮어 그의 머리에 씌우고 자색 옷을 입히고 

3    앞에 가서 이르되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지어다 하며 손으로 때리더라 

4    빌라도가 다시 밖에 나가 말하되 보라 이 사람을 데리고 너희에게 나오나니 이는 내가 그에게서 아무 죄도 찾지 못한 것을 너희로 알게 하려 함이로라 하더라 

5    이에 예수께서 가시관을 쓰고 자색 옷을 입고 나오시니 빌라도가 그들에게 말하되 보라 이 사람이로다 하매 

6    대제사장들과 아랫사람들이 예수를 보고 소리 질러 이르되 십자가에 못 박으소서 십자가에 못 박으소서 하는지라 빌라도가 이르되 너희가 친히 데려다가 십자가에 못 박으라 나는 그에게서 죄를 찾지 못하였노라 

7    유대인들이 대답하되 우리에게 법이 있으니 그 법대로 하면 그가 당연히 죽을 것은 그가 자기를 하나님의 아들이라 함이니이다 

8    빌라도가 이 말을 듣고 더욱 두려워하여 

9    다시 관정에 들어가서 예수께 말하되 너는 어디로부터냐 하되 예수께서 대답하여 주지 아니하시는지라 

10    빌라도가 이르되 내게 말하지 아니하느냐 내가 너를 놓을 권한도 있고 십자가에 못 박을 권한도 있는 줄 알지 못하느냐 

11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위에서 주지 아니하셨더라면 나를 해할 권한이 없었으리니 그러므로 나를 네게 넘겨 준 자의 죄는 더 크다 하시니라 

12    이러하므로 빌라도가 예수를 놓으려고 힘썼으나 유대인들이 소리 질러 이르되 이 사람을 놓으면 가이사의 충신이 아니니이다 무릇 자기를 왕이라 하는 자는 가이사를 반역하는 것이니이다 

13    빌라도가 이 말을 듣고 예수를 끌고 나가서 돌을 깐 뜰(히브리 말로 가바다)에 있는 재판석에 앉아 있더라 

14    이 날은 유월절의 준비일이요 때는 제육시라 빌라도가 유대인들에게 이르되 보라 너희 왕이로다 

15    그들이 소리 지르되 없이 하소서 없이 하소서 그를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빌라도가 이르되 내가 너희 왕을 십자가에 못 박으랴 대제사장들이 대답하되 가이사 외에는 우리에게 왕이 없나이다 하니 

16    이에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도록 그들에게 넘겨 주니라


<나눔>

1. 오늘 말씀은 빌라도를 중심으로 전개 됩니다.


2. 어찌보면 빌라도는 일종의 ‘피해자’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그는 예수님의 처형에 의구심을 가졌고, 거의 떠밀리다시피 손에 피를 묻히게 되었습니다. 몇 번이나 살리려 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라도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신앙고백에 예수 처형의 주범으로 고백되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3. 빌라도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요? 왜 교회는 사도신경에서 유대인들이나 대제사장이 아닌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아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 고백하는 것일까요?


4. 예수님의 죽음을 둘러싼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배반한 가룟 유다, 예수님을 부인한 베드로, 예수님을 죽이려한 대제사장과 서기관들, 예수님을 죽이는 선동에 가담한 유대인들, 예수님의 처형을 최종 승인한 빌라도, 예수님의 처형을 실행해 옮긴 로마 군인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말씀은 그 중 빌라도의 책임을 엄중하게 묻고 있습니다. 


5. 오늘 말씀은 빌라도가 단순히 마음속에 갈등을 하다가 어쩔 수 없이 예수님을 죽인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에 속한 권력이 한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는 가를 폭로하고 있습니다. 그는 ‘세상에 속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세상 권력에 순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6. 세상 권력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자신을 신념을 내려놓게 하고,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양심을 포기하게 하고,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 옳지 않은 일을 하도록 하고, 심지어 생존을 위해 다른 이들을 죽이는 일을 어쩔 수 없이 하도록 우리에게 요구합니다. 


7. 이러한 방식으로 로마는 제국을 만들고, 제국을 이 힘을 우상으로 숭배했습니다. 그리고 그 우상의 힘이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을 죽인 것입니다. 그는 힘 앞에 무기력하게 무너진 사람이었습니다. 단지 이 세상에 속해서 살아갔기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예수님 살인의 원흉이 된 것입니다. 빌라도는 그 세상 권력의 대리자로서, 사탄의 대리자로서 예수를 처형한 것입니다.  


8. 오늘 빌라도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고민하게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나를 지배하고 있는 가치관, 내가 추구하는 것들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언제든 빌라도가 될 수 있음을 자각해야합니다. (나치 시대의 독일 교회도, 일제 시대의 일본 교회도 이러한 길을 걸어가고 말았습니다.)


9. 우리는 그 세상의 길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길,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나를 비우고, 내가 가진 우상을 내려놓고, 나를 지배하던 주인으로부터 떠나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온전한 주로 믿고, 참된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10. 예수님께서는 그 분의 죽음으로 우리를 그 자리로 초대하셨습니다. 고난 주간 그 초대에 진지하게 응하길 소망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6q0qVELLx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