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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19:17-30 (2016.03.24. 아침묵상)

category 묵상/요한복음 2016. 3. 24. 09:00

<말씀>

요한복음 19장

17    그들이 예수를 맡으매 예수께서 자기의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히브리 말로 골고다)이라 하는 곳에 나가시니 

18    그들이 거기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을새 다른 두 사람도 그와 함께 좌우편에 못 박으니 예수는 가운데 있더라 

19    빌라도가 패를 써서 십자가 위에 붙이니 나사렛 예수 유대인의 왕이라 기록되었더라 

20    예수께서 못 박히신 곳이 성에서 가까운 고로 많은 유대인이 이 패를 읽는데 히브리와 로마와 헬라 말로 기록되었더라 

21    유대인의 대제사장들이 빌라도에게 이르되 유대인의 왕이라 쓰지 말고 자칭 유대인의 왕이라 쓰라 하니 

22    빌라도가 대답하되 내가 쓸 것을 썼다 하니라

23    군인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고 그의 옷을 취하여 네 깃에 나눠 각각 한 깃씩 얻고 속옷도 취하니 이 속옷은 호지 아니하고 위에서부터 통으로 짠 것이라 

24    군인들이 서로 말하되 이것을 찢지 말고 누가 얻나 제비 뽑자 하니 이는 성경에 그들이 내 옷을 나누고 내 옷을 제비 뽑나이다 한 것을 응하게 하려 함이러라 군인들은 이런 일을 하고 

25    예수의 십자가 곁에는 그 어머니와 이모와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가 섰는지라 

26    예수께서 자기의 어머니와 사랑하시는 제자가 곁에 서 있는 것을 보시고 자기 어머니께 말씀하시되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하시고 

27    또 그 제자에게 이르시되 보라 네 어머니라 하신대 그 때부터 그 제자가 자기 집에 모시니라

28    그 후에 예수께서 모든 일이 이미 이루어진 줄 아시고 성경을 응하게 하려 하사 이르시되 내가 목마르다 하시니 

29    거기 신 포도주가 가득히 담긴 그릇이 있는지라 사람들이 신 포도주를 적신 해면을 우슬초에 매어 예수의 입에 대니 

30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에 이르시되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니 영혼이 떠나가시니라


<나눔>

1. 오늘 말씀은 예수님의 죽으심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오늘 말씀은 예수님의 시선으로 예수님과 함께 그 십자가의 길을 담담히 바라보았으면 좋겠습니다.


2. 예수님께서는 정말 간단한 재판 끝에 가장 지독한 형벌인 십자가형을 받기 위해 해골(곧 죽음과 부패, 저주와 멸망)이라 불리는 산으로 자기가 죽을 형틀을 들고 올라갔습니다. 엄청난 죄가 너무나 쉽게 저질러지는 것과 예수님의 묵묵한 수용이 겹쳐져 느껴집니다.


3. 가장 비참하게 죽을 자신의 형틀 위에 아이러니하게 ‘왕’이라는 팻말이 붙어있습니다. 십자가형은 노예가 반란을 일으켰을 때 ‘넌 사람도 아니다.’, ‘넌 저주받았다.’, ‘넌 완전히 실패했다.’는 것을 온 세상에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처형방법이었습니다. 가장 비참한 존재가 가장 고귀한 존재에게 붙이는 칭호를 얻고 죽은 것이었습니다. 그 큰 간극과 역설은 십자가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4. 유대인들은 몸을 죽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명예를 짓밟고자 끝까지 이 팻말에 시비를 걸었습니다. 


5. 로마 군인에게 십자가 처형은 그저 일상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누가 죽는 지, 왜 죽는 지에 대해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저 처형당한 사람의 옷가지 따위가 그들의 관심사였습니다. 그들은 그것을 갖기 위해 제비나 뽑고 있었습니다. 


6. 그리고 그 옆에는 가장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이 예수님의 죽음 곁에 있었습니다. 그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그의 어머니가 곁에 있었습니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예수님 대신 그 십자가에 매달리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모와 여인들이 있었습니다. 사랑하던 제자 요한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절망과 안타까움, 분노와 슬픔을 동시에 느끼며 예수님을 지켜봤습니다.


7. 하나님께서 예수님과 함께 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지만, 하나님께서는 침묵으로 예수님과 함께하셨습니다. 다할 수 없는 고통으로, 다할 수 없는 사랑으로, 다할 수 없는 책임감으로, 다할 수 없는 용서로 예수님과 함께 하셨습니다.


8. 예수님께서는 세 번 말씀하셨습니다. 첫째는 어머니를 맡기셨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두고 떠나는 아픔이 담겨있는 고백이었습니다. 이는 이별을 경험해야만 하는 모든 이들의 아픔을 함께 느끼는 고백이었습니다. 둘째는 내가 목마르다 고백하셨습니다. 육체적 한계를 느끼며 아파하는 고백이었습니다. 이는 모든 이들의 영육간의 갈증을 함께 느끼는 고백이었습니다. 셋째는 다 이루었다 고백하셨습니다. 온전히 순종하고 자신의 길을 끝까지 이루어냈음을 선언하는 고백이었습니다. 모든 이들이 비로소 죽음에서 해방되었음을 선언하는 고백이었습니다.


9. 그렇게 예수님은 돌아가셨습니다. 이 죽음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 깊이 묵상하길 소망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6z3Cn5Yj10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