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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주님의 것 (2020.01.31.금요기도회 설교)

에베소서 1장
8   이는 그가 모든 지혜와 총명을 우리에게 넘치게 하사
9   그 뜻의 비밀을 우리에게 알리신 것이요 그의 기뻐하심을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때가 찬 경륜을 위하여 예정하신 것이니
10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 하심이라
11   모든 일을 그의 뜻의 결정대로 일하시는 이의 계획을 따라 우리가 예정을 입어 그 안에서 기업이 되었으니
12   이는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전부터 바라던 그의 영광의 찬송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13   그 안에서 너희도 진리의 말씀 곧 너희의 구원의 복음을 듣고 그 안에서 또한 믿어 약속의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았으니
14   이는 우리 기업의 보증이 되사 그 얻으신 것을 속량하시고 그의 영광을 찬송하게 하려 하심이라

오늘 말씀은 모든 지혜와 총명을 우리에게 넘치게 하셨다는 선포로 시작합니다.

세상에는 각종 지혜가 있습니다. 그 지혜의 대부분은 우리의 삶을 좀 더 풍요롭게 하는 것, 명예롭게 하는 것, 편안하게 하는 것, 관계를 잘 맺는 것,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 등등 이러한 것들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더 잘 살사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입니다.

제가 예전에 사서 읽었던 책 중에 최정호 교수님이 쓴 석학 인문 강좌, 복에 관한 담론이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우리 나라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복’이라고 여겼던 것을 몇가지로 추려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 ‘부유하게 사는 것’, ‘자손을 많이 낳는 것’, ‘입신양명해서 높은 지위에 올라 귀한 사람이 되는 것’ 결국 이러한 것들을 복이요, 그 복을 얻는 길이 지혜라고 여겼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예수님은 참 복도 없는 분이시다. 이러한 것들을 보면 지혜도 참 없으신 분이시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께서는 장수하시기는커녕 30대 초반의 나이로 비명횡사 하셨습니다. 부유하게 사시기는커녕 머리 둘곳도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을 많이 낳기는커녕 결혼도 못하셨습니다. 높은 지위에 올라 귀한 사람이 되기는커녕 유대인들이 가장 수치스럽게 여기는 형벌, 하나님으로부터 저주를 받았다 선포되어졌던 형벌인 십자가 형에 쳐해져 죽으셨습니다. 예수님은 복으로 나아가는 방법인 지혜와는 정말 거리가 먼 분이시구나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놀랍게 이야기합니다. 먼저 이사야 11장입니다.

1   이새의 줄기에서 한 싹이 나며 그 뿌리에서 한 가지가 나서 결실할 것이요
2   그의 위에 여호와의 영 곧 지혜와 총명의 영이요 모략과 재능의 영이요 지식과 여호와를 경외하는 영이 강림하시리니

이사야 11장은 전통적으로 예수님을 예언하는 말씀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예수님 위에 지혜와 총명, 모략과 재능, 지식과 여호와를 경외하는 영이 강림했다 선포합니다. 예수님이 곧 지혜요, 예수님이 곧 총명이셨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지혜라고 고백할 때에 이제껏 우리는 우리의 기준으로 생각해왔던 지혜의 기준을 버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상의 지혜와 예수님의 지혜는 정반대입니다. 예수님 안에서 진정한 지혜가 있음을 깨닫는 것, 그것이 바로 ‘비밀’을 아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11장 25절 말씀입니다.

마태복음 11장
25   그 때에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천지의 주재이신 아버지여 이것을 지혜롭고 슬기 있는 자들에게는 숨기시고 어린 아이들에게는 나타내심을 감사하나이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의 비밀이 지혜롭고 슬기로운 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리석고 연약한 어린아이들에게 있음을 감사하다고 기도하셨습니다. 세상의 가치관과 세상의 기준으로 마음속에 가득차 있는 사람은 오히려 하나님의 지혜를 받아들일 수 없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겸손히 귀를 귀울이는 사람만이 이 지혜를 받아들일 수 있음을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말씀은 고린도전서 1장 18절에서 24절 말씀에서도 드러납니다.

고린도전서 1장
18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19   기록된 바 내가 지혜 있는 자들의 지혜를 멸하고 총명한 자들의 총명을 폐하리라 하였으니
20   지혜 있는 자가 어디 있느냐 선비가 어디 있느냐 이 세대에 변론가가 어디 있느냐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지혜를 미련하게 하신 것이 아니냐
21   하나님의 지혜에 있어서는 이 세상이 자기 지혜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므로 하나님께서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셨도다
22   유대인은 표적을 구하고 헬라인은 지혜를 찾으나
23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로되
24   오직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니라

그리스도 안에 감추어진 하나님의 능력과 지혜는 오직 주님께서 주시는 참된 지혜와 총명 안에서만 드러납니다. 세상의 방식 안에서 ‘복’을 추구하고자 애쓰는 데 마음이 집중된 사람은 하나님의 지혜와 총명을 깨달을 길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길과 하나님의 길은 다르다. 하나님의 길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났다는 것을 믿음으로 먼저 받아들일 때 우리는 그 놀라운 하나님의 뜻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 지혜는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줄까요? 말씀은 계속해서 이 비밀의 신비에 대해서 우리에게 선포합니다. 8~10절 말씀을 꼼꼼히 읽어보겠습니다.

8   이는 그가 모든 지혜와 총명을 우리에게 넘치게 하사
9   그 뜻의 비밀을 우리에게 알리신 것이요 그의 기뻐하심을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때가 찬 경륜을 위하여 예정하신 것이니
10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 하심이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모든 지혜와 총명을 넘치게 해주셨다고 말씀합니다. 이 지혜와 총명을 통해, 하나님의 비밀을 우리에게 알리셨다고 합니다. 그 비밀은 예수님의 십자가가 우리를 구원하신 일,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더욱 나아가 더 큰 비전을 우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미리 세우신 계획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마음으로 세우신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우리 한사람, 한사람을 하나님의 자녀로 세우시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온 세계를 하나님의 것으로 회복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말씀은 이렇게 선포합니다. 

하나님의 기쁜 뜻에 따라, 그리스도 안에서, 미리 세우시고 예정하신 뜻(설계도)이 때가 차면 온전히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것은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나 모두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는 것입니다.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이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하나가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주기도문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하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거대 프로젝트입니다. 모든 피조세계를 예수님의 다스림 안에서 온전한 질서를 회복하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무질서와 혼란, 고난과 괴로움, 죄악과 불의가 넘치는 세상 속에 예수님을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선포하셨습니다. 진정한 지혜가 선포된 것입니다. 

지혜와 총명을 통해 비밀을 알게 된다는 것은 이 놀라운 주님의 계획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상 가운데 주님이 일으시킨 새로운 나라의 주역이 되었음을 깨닫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단지 세상 속에서, 세상의 것들을 잘 누리기 위해 사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그것을 드러내는 삶으로 초대받은 사람들임을 기억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로 우리를 용서하시고, 의롭다 하시고, 하나님의 자녀 삼아주시고, 우리의 삶에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주셨다면,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통해 온 세계를 예수님의 것으로 바꾸어가시기로 결단하신 것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은 계속해서 말씀 속에 나타납니다. 11절, 12절 말씀입니다.

11   모든 일을 그의 뜻의 결정대로 일하시는 이의 계획을 따라 우리가 예정을 입어 그 안에서 기업이 되었으니
12   이는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전부터 바라던 그의 영광의 찬송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

‘모든 일을 그의 뜻의 결정대로 일하시는 이’의 ‘계획’을 따라 이 거대한 프로젝트에 우리는 하나님의 ‘예정’대로 ‘기업’이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기업이라는 단어는 ‘클레룬’이라는 헬라어 단어입니다. 원뜻은 제비로 결정하다는 뜻인데, 예전에 이스라엘 12지파가 땅을 나눌 때 썼던 단어라고 합니다. 그래서 기업은 특별히 선정해서 자기의 것으로 삼았다는 뜻입니다. ‘하나님 자신에 의하여 그 자신의 몫으로 할당되었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온 세상을 예수님께서 머리가 되어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어가시기로 결정하셨습니다. 그 나라는 반드시 이루어질 나라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 나라를 만들어 가시는 통로로 바로 우리를 선택하셨습니다. 하나님의 태초부터 그렇게 예정하셨습니다. 한사람 한사람이 주인공이자 특사인 것입니다. 우리를 통해 하나님께서 일하시기로 결심하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것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지를 깨닫는 사람들입니다. 먼저 그리스도를 머리로 두고, 그 나라를 이 땅 가운데에서 드러내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가정에, 회사에, 교회에 하나님께서 당신의 나라를 이루는 특사로 우리를 보내신 것입니다. (대안은 없다) 우리는 땅만 바라보며 살아가는 이 세상 가운데 하나님을 먼저 바라보는 사람으로서, 하나님이 비추시는 빛을 이 땅 가운데 드러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어주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고 허무를 피하려하는 세상 가운데 생명이 무엇인지를 선포해야할 사명이 있습니다. 우리는 불의와 부조리, 죄악과 탐욕이 지배하는 세상 속에, 복이라고는 오래살고 자식 많이 낳고 높은 지위에 올라가고 돈 많이 버는 것 밖에 모르는 세상 속에 진정한 빛을 드러내야할 사명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위해서 산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할 사명이 있는 것입니다. 혼란 속에서 질서를 만드는 것, 곧 창조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삶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두렵습니다. 상황이 두렵고 자신이 가진 한계가 걱정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우리를 아시고 계속 말씀하셨습니다. 13절, 14절 말씀입니다.

13   그 안에서 너희도 진리의 말씀 곧 너희의 구원의 복음을 듣고 그 안에서 또한 믿어 약속의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았으니
14   이는 우리 기업의 보증이 되사 그 얻으신 것을 속량하시고 그의 영광을 찬송하게 하려 하심이라

우리를 도우시는 분, 우리를 세우시는 분, 우리의 증인이 되어주시고, 확증을 시켜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곧 ‘성령님’입니다. 성령님께서는 우리가 진리의 말씀-구원의 복음을 듣고 믿게 하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믿음 위에 마치 서류에 도장을 찍듯이 성령님께서 우리의 구원에 도장을 찍어주셨습니다. 또한 성령님께서 우리가 주님의 것이 되었다는 보증(계약금)을 서주시고, 우리를 완전히 하나님의 것으로 삼으시게 하셨습니다. 성령님께서 확실히 너는 하나님의 것이다. 너는 하나님의 놀라운 일에 사자로 부름받았다. 마치 암행어사가 마패를 받아 지방에 내려가듯이 너는 하나님의 도장을 받고 세상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선포하라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붙잡고 계시는 하나님을 신뢰해야 하는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장 26~31절 말씀입니다.

고린도전서 1장
26   형제들아 너희를 부르심을 보라 육체를 따라 지혜로운 자가 많지 아니하며 능한 자가 많지 아니하며 문벌 좋은 자가 많지 아니하도다
27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28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29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30   너희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고 예수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와서 우리에게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원함이 되셨으니
31   기록된 바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하라 함과 같게 하려 함이라

하나님의 일은 세상의 일과 다릅니다.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의 비밀을 아는 사람을 통해 전해집니다. 그리고 그 비밀은 주님의 부르심, 주님의 은혜, 주님의 사랑으로 깨닫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부르심으로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프로젝트에 주인공으로 불러주셨습니다. 그리고 성령님께서 우리를 끝까지 도우시겠다 말씀하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삶의 길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고민일 때가 있으십니까? 삶에서 여러 가지 고민들이 많아서 흔들리고 있으실 때가 있으십니까? 나의 믿음과 신앙이 무너지는 것처럼 느끼십니까? 우리는 내가 누구인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답은 ‘주님이 나를 무엇이라 부르시는 가’, ‘주님이 나를 어떤 길로 부르시는가’를 다시금 확인할 때 찾을 수 있습니다. 이시간 기도할 때 이 놀라운 주님의 부르심에 다시 반응하고 우리의 마음을 돌이키길 소망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그 영광스러운 자리를 다시 붙잡게 하시고, 그 주님의 은혜에 반응하여 살아가는 우리 모두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함께 기도하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