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예수 내 친구 (2020.12.08. 대림절 아침묵상 (5))

누가복음 7장
34   인자는 와서 먹고 마시매 너희 말이 보라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이요 세리와 죄인의 친구로다 하니

요한복음 15장
13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14   너희는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
15   이제부터는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하리니 종은 주인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라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라

1. 예수님에겐 아주 유명한 별명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별명은 오늘 말씀 7장 34절에서 선포된 세리와 죄인의 친구입니다. 사람들, 특별히 당대 종교 지도자들의 조롱이 담겨 있었던 이 별명을 예수님께서는 전혀 개의치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스스로 죄인들의 친구가 되기 위해 이 땅에 오셨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입니다.  

2. 마가복음 2장 16절, 17절에 보면 이러한 상황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말씀을 봉독하겠습니다. 바리새인의 서기관들이 예수께서 죄인 및 세리들과 함께 잡수시는 것을 보고 그의 제자들에게 이르되 어찌하여 세리 및 죄인들과 함께 먹는가 예수께서 들으시고 그들에게 이르시되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 하시니라.

3. 예수님은 당신이 필요한 곳이면 그곳이 어디든 스스럼없이 가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필요한 사람이면 누구든지 가리지 않고 만나셨습니다. 몹쓸 병에 걸려 부정하다고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만져주시고 치료하여 주셨습니다. 세상사람 모두가 부도덕하고 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시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셨습니다. 깊은 슬픔과 절망에 빠져 애통해하는 사람들과 함께 우시고, 그들을 위로하여 주셨습니다. 우리 예수님은 모든 이의 친구가 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것입니다. 오직 스스로 의롭다, 거룩하다,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교만한 사람들, 끝까지 예수님을 거절하고 배척하고 비난했던 이들만 예수님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4. 이러한 예수님의 모습은 오늘 우리에게 깊은 위로가 됩니다. 이렇게 모든 연약한 사람, 죄 많은 사람, 부정한 사람들을 찾아가신 그 예수님께서 지금도 살아계셔서 우리를 찾아오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어떠한 모습이든지, 주님은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고 우리에게 찾아오시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성령 안에서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시고 우리의 좋은 친구가 되어 주십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이 친구 되시는 예수님을 깊이 만나고, 경험하고, 위로받고, 치유받고, 새 힘을 얻고, 소명과 사명을 이루어가는 것입니다. 아주 좋은 벗이 곁에서 한평생 그를 지탱하듯이, 인도하듯이, 우리 예수님은 그렇게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5. 제가 아주 좋아하는 찬송이 있습니다. 88장인데, 내 진정 사모하는 이라는 찬송가입니다. 이 가사를 보면 우리의 친구 되신 예수님에 대한 고백이 절절히 나와 있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사모하는 나의 친구, 나의 구주이신 예수님은 참 아름답습니다. 주님은 제 맘이 아플 때에 큰 위로가 되시고, 제가 외로울 때에 좋은 친구가 되어 주십니다. 주님은 제 모든 인생의 고락을 함께 하시며, 제 마음 속에 있는 모든 염려를 알아주시는 분이십니다. 제가 인생 속에서 시험을 당할 때에 모든 악한 권세로부터 저를 보호하시고 지켜주시는 분이십니다. 저는 온 세상이 나를 버린다 하더라도, 우리 예수님은 저를 절대로 버리지 않으심을 알고 있습니다. 주님은 끝까지 저를 돌보아 주시는 분이십니다. 이제, 저는 주님을 마음을 다하여 따르겠습니다. 주님은 길이길이 영원히 저를 사랑해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세상 속에서 나를 덮치려하는 물과 불이 두렵지 않고, 나를 찌르려하는 창과 칼이 무섭지 않습니다. 주님이 나의 높은 성이 되어 주시고, 나의 든든한 방패가 되어주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저 산 밑에 핀 백합꽃처럼, 빛나는 저 샛별처럼 그 무엇도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6. 이 찬송은 주님을 이미 깊이 경험하신 분들에게는 신앙의 고백으로 불리어왔고, 아직 주님을 알아가는 분들에게는 주님이 어떠한 분이신지를 가르쳐주는 참으로 귀한 찬송입니다. 우리 주님은 우리의 친구가 되어주셔서, 우리의 모든 마음을 만져주시고, 우리의 모든 인생길을 인도하여 주시고, 온전한 사랑으로 감싸 주십니다.

7. 말씀 속에는 예수님이 우리의 친구가 되어주신다고 선포하신, 그 굳은 약속이 한 구절 더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눈 요한복음 15장 13~15절 말씀입니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너희는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 이제부터는 너희를 종이라 하지 아니하리니 종은 주인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라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음이라. 우리 예수님께서는 오늘 말씀을 통하여 우리를 친구라 선포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냥 친구가 아니라 자기 목숨을 내어준 친구, 가장 큰 사랑을 주는 친구라 선포하였습니다.

8. 우리가 예수님의 그 십자가 죽음을 바라볼 때, 우리는 우리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어떤 친구가 되어 주셨는지를 깊이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로하는 친구, 용기와 새 힘을 주는 친구, 우리의 인생을 인도해주는 친구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를 죽기까지 사랑한 친구, 모든 것을 다 내어준 친구, 영원한 구원을 선물로 준 친구인 것입니다. 

9. 사랑하는 성도여러분, 어떤 경전은 이렇게 말합니다. 인생은 결국 혼자다. 그리하여 친구 두기를 원하지 말라. 친구의 사랑과 그리움은 괴로움을 낳을 뿐이다. 그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또 어떤 시인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될 것이다. 고독과 홀로섬을 깊이 통찰한 이야기들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알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예수님입니다. 우리 예수님은 우리의 영원하고도 진실된 친구가 되어주셨습니다. 그리고 태초에 우리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그 하나님의 형상대로 우리를 사랑하도록 불러주셨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친구되신 예수님을 기쁨으로 맞이해야 할 것입니다.

10. 오늘 기도문은 시 하나로 대체할 까 합니다. 도종환의 벗 하나 있었으면 이라는 시입니다. 이 시를 읽으며, 우리 예수님을 묵상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예수님과 친밀한 교제를 누리기를 간구하며 오늘 하루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울적할 때 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 그리메처럼 어두워 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